풍자극, 정은이와 룡해

룡해 : 장군님~ 장군님~

정은 : 어 그래 최비서, 어서 오시게~

룡해 : 에헤헤헤 장군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요.

정은 : 아니 내가 지팡이까지 짚고 꼭 이 지랄을 해야 돼?

룡해 : 그래도 어쩌겠습니까요. 소문은 일단 잠재워야 하지 않겠습니까요?

정은 : 내가 최비서 말 듣고 가긴 했는데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 안 그래도 힘들어 죽겠는데 웃는 사진 찍느라고 개고생 했단 말야.

룡해 : 네네네네 압니다요. 그걸 제가 그걸 왜 모르겠습니까요? 그래도 아 장군님이 운명하셨다 뭐 이런 악질적인 소문들이 막 나돌고 있는데 어쩌겠습니까요.

정은 : 아니 도대체 어떤 놈들이 그런 헛소문을 퍼뜨리고 지랄이래?

룡해 : 지금 보위부를 총동원해서 소문을 유포한 놈들 모조리 잡아들이라고 했습니다요. 근데 아무래도 바깥소식을 듣고 그런 게 아닌가 싶습니다요.

정은 : 바깥소식? 뭐 라지오나 삐라 같은 거 말하는 거야?

룡해 : 네. 그렇습니다요.

정은 : 아니 내가 그런 거 다 모조리, 철저하게 막으라고 했는데 그거 하나 못해?

룡해 : 그게 저 쉽지가 않습니다요?

정은 : 쉽지가 않다니?

룡해 : 아 라지오는 전파로 하는 거래서 다 막는 게 불가능합니다요.

정은 : 방해전파는 뭐하고?

룡해 : 그게 저 지금 우리한테 방송하는 놈들이 한둘이 아니라서 그걸 다 막으렴 막대한 전기가 들어가야 합니다요.

정은 : 근데 그게 왜?

룡해 : 전기가 문제입니다요. 전기가. 전기사정이 신통치 않아서 돌아가면서 조금씩 차단하고 있습니다요.

정은 : 삐라는?

룡해 : 삐라도 마찬가집니다요. 워낙 순식간에 하늘 높이 올라가는 통에 어디서 보내는지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요.

정은 : 며칠 전엔 몇 대 갈겼다면서?

룡해 : 아 그거야 운이 아주 좋았습니다요. 삐라 담은 풍선이 바람이 빠져 높이 안 올라가는 통에 아주 운 좋게 발견이 된 겁니다요.

정은 : 남조선 놈들은 뭐래? 총탄이 민간인 사는 데까지 떨어졌다고 뭐라고 지랄을 안 해?

룡해 : 다행히 다친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더 이상은 뭐라고 안 그럽니다요. 그래도 그 정도니까 망정이지 사람이라도 죽었음 고위급 대화도 무산될 뻔 했습니다요.

정은 : 삐라는? 그래도 계속 날리겠데?

룡해 : 그게 남조선 당국이 보내는 게 아니고 민간단체에서 보내는 거라 막기가 쉽지 않습니다요.

정은 : 민간이고 당국이고 뭐 우리가 그런 거 가릴 필요가 뭐가 있데? 또 삐라 날리면 무조건 타격할테니까 알아서 하라고 단단히 엄포를 놓으란 말야.

룡해 : 안 그래도 남조선 놈들한데 그렇게 엄포를 해놨습니다요.

정은 : 대신 남조선 놈들이 다치진 않게 조심해야 돼. 괜히 보복 당할 짓은 하지 말고.

룡해 : 네네네. 그래서 하늘로만 쏘라고 단단히 주의를 줬습니다요. 근데 저 우리가 보내는 삐라는 어떻게 합니까요?

정은 : 우리도 삐라를 보내고 있어?

룡해 : 군대에서 보내고 있습니다요.

정은 : 근데 남조선 놈들은 왜 삐라 보내지 말라고 뭐라 안 그런데?

룡해 ; 그거야 우리가 보내는 삐라를 봐봤자 믿는 놈이 한 놈도 없어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요?

정은 : 믿는 놈도 없는데 그럼 뭐하러 삐라를 보낸데?

룡해 : 그래도 아예 안 보낼 순 없습니다요. 나중에 전쟁이 나면 심리전 차원에서라도 대응해야 하는데 그럴러면 계속 삐라 보내는 장비도 유지하고 훈련도 해야 합니다요.

정은 : 그래? 그럼 뭐 계속 보내야지 뭐. 건 그렇고 삐라 보단 아무래도 라지오가 더 문제일 거 같은데. 어떻게 방해전파를 더 쏴서 라지오를 막는 방법이 없을까?

룡해 : 유일한 방법은 공장에 들어가는 전기를 돌려야 합니다요. 근데 안 그래도 전기가 안 들어온다고 인민들 불만이 장난이 아닙니다요.

정은 : 건 됐고, 아니 지금 내가 인민들 불편한 거 따지게 생겼어? 무조건 전기를 돌려서 라지오로 바깥소식 들어오는 거 막으란 말야. 알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