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회고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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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부 주체사상의 싹. 두 번째
황장엽 회고록 2
작성날짜
2013-05-01 18:42
나는 1959년부터 서기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2년이 지나서도 글쓰는 재주가 늘지 않고 여전했다. 또 대부분 경제와 관련된 글이어서 경제전문가들이 많이 맡았고, 나는 연회연설이나 군중대회용을 준비하는 데 그쳤다. 서기들은 자기에게 떨어진 일감은 양보하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더 불리했다.
그럴수록 나는 철학이론을 심화시키는 방향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그러자 나의 사고와 현실주의적인 김일성의 사고방식 간에 점점 간격이 벌어지는 걸 느끼게 되었다. 제4차 당대회 보고에서 나는 당의 건설문제를 책임지고 집필했는데, 그 후부터 자연히 당의 건설문제는 내가 전담하게 되었다. 나는 창조적인 사상을 갖고 있었으나 글을 다듬는 수준에서는 다른 서기들을 못 따라갔다. 특히 실장은 경제전문가답게 글을 논리적으로 짜임새 있게 다듬는 데 나보다 월등했다.
그러나 그들은 마르크스주의를 발전시키는 문제에 대해서는 무지했으며, 문투도 내가 싫어하는 스탈린식 문투를 좋아했다. 나는 그때까지『자본론』은 1권만 읽었지 2, 3권은 못 읽어봤는데, 그들이『자본론』에 대해 하도 떠들어대는 바람에 억지로 2, 3권을 읽었다. 그러나 지적인 소득은 별로 없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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