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회고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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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 주체사상의 싹. 첫번째

황장엽 회고록 2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04-30 14:40

흐루시초프는 점잖게 행동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기가 노동자 출신이라는 걸 자랑하면서 농담과 거친 쌍소리를 해대며 사람들을 웃기거나 놀라게 했다.


중소 논쟁 기간 중에 있었던 일이다. 11월 7일, 10월 혁명기념일에 군중시위를 보기 위해 각국 대표단이 레닌 묘를 향해 걸어가고 있었는데, 덩샤오핑이 지팡이를 짚은 채 다리를 절며 뒤처졌다. 그러자 앞서 가던 흐루시초프가 덩샤오핑을 돌아다 보면서 먼저 가라고 권했는데, 덩샤오핑은 내가 어떻게 감히 당신앞을 걸어갈 수 있겠느냐면서 거절했다. 흐루시초프가 다시 권하면서 말했다.


“괜찮으니 앞서 가시오. 나는 당신을 뒤에 두고서는 안심이 안 되어 도저히 가지 못하겠소. 회의에서 나를 몰아붙였는데 오늘은 뒤에 오다가 그 지팡이로 후려칠 것 같아서요.” 이에 같이 가던 사람들이 모두 박장대소를 했다.


중소 간에 화의가 성립되고 공동성명이 발표되었다. 하지만 겉과는 달리 두 나라는 여전히 소리 없는 논쟁을 계속하고 있었다. 나는 중소 간의 논쟁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공산주의자들은 물질적 욕망이나 권력욕이 없고 오직 공산주의 이념만을 위하여 싸우는 참다운 혁명가들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중국과 소련이 서로 편싸움을 하는 것을 보고는 공산주의자들이야말로 권력욕이 강하며 권력을 위해서는 사상이나 이론의 정당성에 관계 없이 그것을 저들의 이익에 맞게 왜곡하여 해설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게다가 정치지도자들이라는 자들도 이론수준은 그리 높지 않으면서 오로지 권모술수에만 능하다는 것 또한 알았다. 나는 그러면서 마르크스주의 자체에는 명백한 과학적 기준이 없기 때문에 절대로 마르크스나 레닌의 학설을 교조주의적으로 대해서는 안 되며, 사회주의의 미래를 위하여 이론을 창조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


해설: 황장엽의 회고록, 나는 력사의 진리를 보았다, 지금까지 해설의 윤옥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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