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으로 본 세계력사

안녕하십니까? 과거로부터 현재를 리해하고 그 현재를 통해 미래를 배우는 ‘사건으로 본 세계력사’ 시간의 송현정입니다. 오늘은 서른 번째 시간으로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백년전쟁’은 왕위계승권을 둘러싼 영국과 프랑스 간의 주도권싸움이었습니다. 1339년에 시작되어 1453년까지 무려 백여 년간이나 지속되었기 때문에 백년전쟁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전투가 있었던 기간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영국은 1066년 이후 프랑스 내부에 령토를 소유하였기 때문에 두 나라 사이에는 오래동안 분쟁이 계속되었는데요, 특히 프랑스 북동부 플랑드르 지방의 지배권을 둘러싸고 전쟁이 자주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전쟁은 시종 영국이 우세했습니다. 영국군은 커다란 활을 지닌 보병부대와 대포를 동원하여 중무장한 프랑스 기사들을 쓰러뜨렸습니다.



전쟁기간 중 영국과 프랑스는 량 쪽 다 왕권이 불안정하여 몇 번이나 왕이 바뀌었습니다. 1422년 프랑스의 샤를 6세가 죽자, 영국은 대군을 이끌고 오를레앙 시를 포위했습니다. 이곳만 점령하면 프랑스 전역을 수중에 넣을 수가 있었죠. 프랑스의 운명은 풍전등화와 같았습니다. 바로 이때 기적처럼 등장한 인물이 잔 다르크였습니다.



1412년 영국과 프랑스가 전쟁을 시작한 지 73년이 되는 해, 프랑스 동부 동레미라는 마을에 잔 다르크라는 녀자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는 몹시 쾌활하고 명랑한 소녀로 자랐습니다. 13세가 되던 해 여름, 그는 천사들의 합창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어 천사장이 나타나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프랑스를 지켜라, 잔. 오를레앙을 구하거라.” 그러나 태어나서 한 번도 마을 밖으로 나가본 적이 없는 시골소녀 잔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답니다. 천사의 소리는 그 후로도 몇 차례 더 들려왔습니다. “잔, 왜 망설이느냐? 그것이 너의 사명이다.”



잔은 드디어 결심을 하고 샤를르 왕자의 충실한 부하로 알려져 있는 기사 보르리를 찾아갔습니다. 잔을 만난 보르리는 기가 막힌다는 표정을 지으며 끌어 낼 것을 명령했지만 잔은 단념하지 않고 매달렸습니다. “저는 프랑스를 구하라는 신의 계시를 받았어요. 제발 왕자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잔의 간청에 마침내 보르리는 그를 왕자에게로 보냈습니다. 1429년 봄, 잔의 나이는 17세였습니다.



어렵게 샤를르 왕자를 만난 잔 다르크는 군대를 내어 줄 것을 간청하였고, 오를레앙에서 승리하여 신의 계시를 받았다는 증표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한편 영국군에게 포위된 오를레앙은 시시각각 조여 오는 포위망 속에서 어렵게 버티며 원군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굶주림과 피로로 사람들이 쓰러져 가고 있을 때, 신기한 소문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습니다. “신의 계시를 받은 소녀가 군대를 거느리고 오를레앙을 구원하러 온다.”



사람들은 의심하면서도 기대에 부풀어 기다렸습니다. 드디어 잔 다르크가 백마 우에 높이 앉아 한 손에 신의 깃발을 들고 오를레앙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사람들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이 높아졌습니다. 잔 다르크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영국군을 공격해 들어갔습니다. 마침내 승리는 프랑스 군에 돌아가고, 오를레앙은 포위된 지 209일 만에 자유롭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잔 다르크는 다른 전투에서 달아나는 적을 쫓다가 그만 사로잡혀 포로가 되고 말았습니다. 영국군은 그를 종교재판에 회부했고, 7번의 재판 끝에 잔 다르크는 마녀로 지목되어 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하지만 잔 다르크의 활약과 죽음은 프랑스 사람들의 애국심을 드높여주었고, 1453년 백여 년에 걸친 기나긴 싸움은 프랑스의 승리로 끝이 났습니다.



이 백년전쟁은 봉건시대의 막을 내리는 전쟁이었습니다. 중세시대 기사계급은 대거 몰락했고, 오랜 전쟁을 겪으면서 사람들은 어렴풋이나마 국민감정과 민족의식, 즉 애국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잔 다르크는 바로 그 애국심의 상징이었습니다.



사건으로 본 세계력사, 제30화 ‘프랑스와 영국의 백년전쟁’을 마치겠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제31화 ‘의적 로빈 훗’을 보내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