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화 부대찌개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09-27 17:40


오늘 점심은 부대찌개 먹으러 간다. 언제부터 길거리에 드문드문 걸린 부대찌개 간판을 보고 어떤 음식인지 참 궁금했었는데, 드디어 오늘 먹어보게 되었다. 직원들 모두 식당으로 향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식당에 도착하니 사람들이 꽤 많았다.



식당에서는 부대찌개뿐만 아니라 흥부놀부보쌈도 있었다. 흥부놀부에 대한 이야기는 북이나 남이나 똑 같은 것 같다. 놀부네 집에 간 흥부가 밥을 푸고 있는 형수한테 주걱으로 맞았지만 그 볼에 붙은 밥알을 뜯어먹었다는 이야기도 생소하질 않았다.



그래서인지 흥부와 놀부 보쌈이라면 어지간히 음식에 대한 리해가 될 듯도 했지만 부대찌개라면 도무지 상상이 되질 않았다. 부대라는게 특별한 나물 이름인지, 아니면 서양음식 재료중 하나인지, 오직 연상되는 말은 군부대의 부대밖에 떠오르질 않았다.



주문한 흥부보쌈과 부대찌개가 나왔다. 보쌈은 돼지고기를 김치에 싸서 먹는 음식이였고, 부대찌개는 넓은 쟁반에 갖가지 재료를 넣고 부글부글 끓여먹는 음식이였다. 그 안에는 소시지랑 떡국대, 햄, 두부, 콩알도 들어있었다. 그리고 쑥갓, 파, 콩, 김치, 호박을 비롯해 갖가지 채소도 들어 있다. 특별히 색다른 나물은 암만 찾아봐야 없었다.



정임; (음~ 이런 오가잡탕을 넣어 끓인 찌개를 부대찌개라고 하는 모양이구나~ )



혼자 나름대로 해석하며 더 신경을 쓰지 않고 국물 한 숟가락 떠서 입에 넣는 순간, 와~ 국물 맛이 정말 끝내주었다. 원래 오가잡탕으로 만든 음식은 고향에 있을 때도 끝내주던 맛이 아니던가, 고난의 행군이 막 시작되던 때에 잡탕으로 만든 음식을 해먹던 기억이 난다. 비록 명절 뒤 끝 한 때만 먹어보는 음식이였지만, 한두 날 지나 쉰내나는 음식들을 모두 한데 탕쳐서 소다 조금 넣고 기름 판에 구워서 먹으면 얼마나 고소하고 맛이 있던지, 기름을 아끼느라 기름 묻힌 천쪼박으로 여러번 불판을 닦아내며 구워서 좀 뻣뻣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땐 그 맛이 최고였다.



지금은 국물우에 동동떠다니는 작고 발그스레한 기름방울을 숟가락으로 밀어내며 떠먹어도 매콤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제법이기만 하다. 그 국물에 익힌 라면사리 한 오리 집어 먹어보니 아, 정말 이 맛도 기가 막혔다.



정신없이 맛있게 먹고 있는데 사장님이 불쑥 나에게 한마디 건네셨다.



“정임씨, 왜 부대찌개라고 하는지 알아요?” 갑작스런 질문에, 그리고 꽤나 궁금했던 질문이라 눈 동그랗게 뜨고 사장님만 말똥말똥 쳐다보았다.



그러자 사장님이 하시는 말씀, 글쎄 부대찌개란 '군대의 찌개'란 뜻이란다. 설마했던 부대가 그 부대라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두 미군부대란다. 지난 6·25전쟁 직후 먹을 것이 부족한 사람들이, 미군부대에서 쓰고 남은 소시지며 햄 등 여러 음식재료들을 가져다가 만들어 먹던 음식이라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미국 대통령 존슨의 성을 따서 '존슨탕' 이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미군 륙군 부대가 많은 서울 북쪽에 위치한 의정부가 부대찌개로 유명하다고 했다.



의정부에 가보지 않아 거기에 부대찌개 식당이 많은 진 모르겠지만 전국 어딜가나 부대찌개 식당 간판은 쉽게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



미군 부대찌개, 전쟁난리에 시달리고 지친 우리 아버지 어머니들의 고픈 배를 채워주었다니 참 의미있는 음식인 것 같다. 이 한 가지 사실만 알아도 고향사람들이 당국의 어용나팔에 맞춰 어찌 “철천지 원쑤 미국놈”이라고 함부로 내뱉을 수 있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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