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 생활기

  • 방송정보 | 기획 특집
  • 출연정수련

공식 SNS

제85화 담배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12-13 18:08

 


뉴스; 오늘부터 150㎡ 이상의 음식점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게 됩니다. 위반 업주는 최고 500만 원, 흡연자는 10만 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합니다.


아침부터 기분 좋은 뉴스다. 그 놈의 담배 연기때문에 어떤 식당에 들어가면 눈살을 찌푸리고 투덜거리면서도 어찌할 수 없었는데, 이젠 걱정 없겠다. 법을 어기면 돈을 물게 생겼으니, 얼마나 철저한 단속을 할까,


별일이다. 어렸을 땐 담배연기가 구수해서 좋아하기까지 했는데, 지금은 왜 그리도 싫은지, 우선 연기를 맡으면 기분부터 나빠지면서 기침이 나고 점점 숨쉬기조차 힘들어진다.


더욱이 그때마다 어렸을 적 어머니가 담배연기 때문에 졸도하시던 기억이 떠오른다.


내가 12살 나던 어느 해 봄이였던 것 같다. 그 날 집에는 아버지랑 친구분들이 방안에서 줄담배를 피우고 계셨다. 어찌나 담배를 피워댔는지 방안은 뽀얀 담배연기 때문에 사람 얼굴마저 희미하게 보일 정도였다.


그때 멀리 외출하셨던 어머니가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다가 순간 그 자리에서 졸도 하셨다. 담배연기가 호흡곤란을 일으켰던 것이다.


바빠맞은 아빠랑 친구분들이 그 자리에서 손을 써서 그나마 다행히 별 탈은 없었다. 그 날 이후로 아버진 집안에서 담배 피우는 것을 조심하셨지만 그렇다고 어머니한테 다가가는 모든 담배연기를 막아줄 수는 없었다.


그 어디를 가도 남자들만 있다하면 담배연기 때문에 어머니는 고통스러워 하셨고 그 고역을 홀로 견디셔야 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마음이 아팠지만 그냥 어쩔 수 없는 일로 여겨왔다.


처음 남조선에 왔을 때 누군가에게서 ‘남한에서 살려면 담배부터 끊어야 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을 들으면서 난 속으로 웃긴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가 좋아서 자기 돈 내고 피우는 걸 누군들 막을수 있을까, 이 세상에 있는 담배공장을 모조리 없애지 않는 한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근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그런 인식이 나도 모르게 바뀌고 있는 것을 느끼고 있다. 사무실에서 봐도, 담배를 피우는 직원은 매일이다시피 구박을 받는다.


아무리 바깥에서 피우고 들어와도 몸에 배인 담배냄새 때문에 전 직원들의 항의를 받는다. 물론 같은 사무실에서 지내는 사람들끼리 롱담조로 한마디씩 던지긴 해도 흡연자로썬 은근히 담배 피우는 것에 대해 조심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이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건강도 해치는 백해무익한 흡연, 이젠 법적으로 흡연자들을 외통길로 몰고 있으니, 그들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고향 생각이 난다. 녀성과 아이들에 대한 배려는 고사하고, 자신의 건강도 생각할 여유조차 없는 우리의 아버지들, 식구 먹여살릴 걱정에 늘어나는 건 한숨과 담배연기뿐일 그 모습을 상상하면 그저 가슴이 답답해오기만 한다.

전체 0

국민통일방송 후원하기

U-friends (Unification-Friends) 가 되어 주세요.

정기후원
일시후원
페이팔후원

후원계좌 : 국민은행 762301-04-185408 예금주 (사)통일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