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경의 살며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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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어머니

서미경의 살며 생각하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07-16 18:47


며칠 전에 비가 많이도 왔다. 전날 저녁 일기예보를 들으며 래일은 잊지 말고 우산을 챙겨야지 마음먹었는데 정작 아침에는 잊고 나오고 말았다. 아침에 비가 오지 않은데다 그날따라 출근시간에 쫓겼기 때문이다. 이런 나를 조롱이라도 하듯 회사 도착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한 비가 종일 그치지 않았다.



저녁 퇴근 때 우산이 없으니 조금은 난감했다. 하지만 잠깐 일뿐 주저 없이 빗속으로 들어섰다. 사실 가까운 가게에 가면 우산 파는 것도 있고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 그냥 오랜만에 빗속을 걸어볼 겸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서 달아오른 머리도 시원하게 식히고 싶었다. 젖은 옷이라 지하철에서 눈치가 좀 보이긴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한데 집 가까운 역에 도착하니 어머니가 나와 계시는 것이었다. 아침에 분명 우산을 잊고 간 것 같아 퇴근 시간 맞춰 나오셨다는 것이다. 우산이 없으면 어때요? 내가 다 알아서 오는데, 하며 어머니를 나무랐지만 속으로는 기분이 좋았다. 어머니는 알아서 온다는 게 이 꼴이냐? 하며 비 맞은 나를 많이 야단치셨다. 순간 가슴이 뭉클해졌다.



어머니는 항상 그 모습이었다. 인민학교 때도 그렇고 대학 때도 비오는 날엔 꼭 비옷이나 우산을 들고 정문 앞에 와계시곤 했다. 어쩌다 딸이 많이 늦는 날이면 걱정이 돼 먼발치까지 마중 나와 계셨다. 전화라도 있으면 모를까? 내가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데 이제나 저제나 목을 빼들고 기다리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대학 시절 내가 야간경비를 설 때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자 두꺼운 옷을 가지고 찾아오셨던 적도 있었다. 어머니 마음을 모르는바 아니었지만 고생을 사서 하시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했었다.



어머니는 물고기 반찬을 드실 때면 항상 머리 부분이나 뼈 같은 것을 빨아 드시곤 했다. 그래서 어릴 때 어머니에게 이렇게 물어봤던 적이 있다. 살코기가 더 맛있는데 왜 맨 날 그런 것만 먹어? 그랬더니 어머니는 이것도 먹을 만해, 얼마나 맛있는데, 이러며 웃으시는 것이었다. 어머니 입은 참 이상해, 하면서 그때는 리해를 못했는데, 크면서, 결혼해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잘 알 수 있었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그 심정을,



비단 우리 어머니뿐이 아니다. 세상 모든 어머니들이 다 그런 마음이다. 자식을 위해 헌신하는 어머니의 사랑을 그 무엇에 비길 수가 있으랴. 그래서 시인들도 남녀 간의 애정과 더불어 어머니의 사랑을 가장 많이 노래하지 않는가? 이런 어머니의 사랑은 자식이 위험에 빠지거나 불행해질 때 더욱 숭고해진다. 그 어떤 충동에 의해서가 아닌 본능적인 것, 그래서 어머니의 사랑을 모성애라고도 한다.



이 모성애가 지금 북조선당국에 의해 모독당하고 있다. 지난 2006년 북조선을 탈출해 남조선에 정착한 박정숙 녀성이 6년 만에 북조선으로 되돌아갔다. 더는 살아가기 힘들어 목숨 걸고 탈출한 그 숨 막히는 땅으로 그 녀성이 다시 들어간 것은 단 한 가지 리유, 바로 하나밖에 없는 아들 때문이었다. 북조선의 국가 보위부는 그 아들을 붙잡아놓고 전화로 남조선에 정착한 그 녀성을 협박했다. 돌아오지 않으면 아들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어머니로서 얼마나 앞이 캄캄하고 힘들었을까? 결국 그 녀성은 북조선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런 그에게 북조선당국은 기자회견을 시키고 강연회에도 내보내고 있다. 그로써 남조선에 대한 북 주민들의 동경심을 가로 막고 남조선에 간 탈북자들을 압박하고 있다. 북조선당국의 그 비렬한 행태는 그들의 비인간성과 반인민성이나 더욱 확인시켜줄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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