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의 시장경제 바로알기

사회: 시장경제 바로알기 시간입니다. 오늘도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김정호 교수님과 함께 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사회: 지난 시간에는 농업문제에 대해 살펴봤는데요, 오늘은 기업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으면 합니다. 조선에서는 흔히 자본가라고 말하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자본가라기보다는 기업가라는 표현이 더 맞지 않나 생각되는데요, 우선 기업가가 먼저 어떤 사람들을 말하는 거고 이들의 역할이 뭔지 정리를 해주시겠습니까? 정확하게 말하자면 자본가라는 건 지금 없다고 봐도 되는 것 아닌가요?

사회: 그럼, 조선에서는 이 기업가를 흔히 애국적 자본가와 매판 자본가로 구분을 짓고 있는데요, 국가경제나 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하면 애국적 자본가라고 하고, 외세, 그러니까 미국의 독점자본에 예속된 자본가는 매판 자본가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그런데 실지로 이런 걸 구분 지을 수 있습니까? 제가 볼 땐 기준이 애매한데요.

사회: 자기들 입장에서 봤을 때 저들한테 돈을 갖다 바치면 애국적 자본가, 돈을 안 바치면 매판 자본가라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맑스주의에서도 그렇고 조선에서도 기업가들은 흔히 자기 이익밖에 모르는 탐욕스러운 존재라고 말하는데요, 실지로 그렇습니까?

사회: 기업을 만들어서 더 잘 성장시키는 것 자체가 국가와 사회, 인민들에게 복무하는 것이라는 말씀 같은데요, 최근 한국 사회 내에서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는 사회적 책임, 이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회: 네, 그럼, 이제 조선의 상황을 살펴봤으면 합니다. 물론 껍데기밖에 없긴 하지만 어찌됐던 사회주의를 표방하고 있기 때문에 기업가란 게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고난의 행군 이후 장마당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사업수완이 뛰어난 사람들 중에서 유능한 장사꾼들이 조금씩 형성되고 있는데요, 이들을 기업가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사회: 한국이 지금처럼 짧은 기간에 경제발전을 이룩한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지금의 삼성이나 현대, LG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을 일군 기업가들의 역할도 상당히 중요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그런데 한결같이 북한에서 매판자본가라고 부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삼성의 이병철, 현대의 정주영 이런 분들 말이죠. 어떻습니까.

이병철, 정주영 등 한국의 대표적 기업인들 이야기

사회: 삼성전자가 작년에 매출 200조, 달러로 치면 1800억 달러가 넘는 매출을 기록했는데요, 조선의 작년 국내총생산이 채 300억 달러도 안 되니까 정말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기업이 조선에 하나만 있었어도 지금과 같은 상황은 안 됐을 거라고 보이는데요, 물론 수십만 명이 일을 하곤 있지만 결국 이런 기업도 뛰어난 기업가 한 명에 의해 만들어진 것 아닙니까?

사회: 그렇다면 지금 조선의 상황에서 이병철이나 정주영과 같은 기업가가 나오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사회: 네, 하루빨리 조선 땅에서도 전 세계를 호령하는 기업들이 나올 수 있었으면 합니다. 오늘 시장경제 바로알기 시간에선 기업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지금까지 연세대학교 경제대학원 김정호 교수님이셨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