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일남 수기

  • 방송정보 | 종영방송
  • 출연진행:

공식 SNS

제44부 김정일의 란잡한 비밀연회, 두 번째

리일남 수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07 01:23




사람들은 대개 7시 반이면 모두 도착한다. 참석자들이 모두 모이면 2층으로 올라간다. 연회장 입구에는 그날의 당번이 서 있다. 오늘은 김용순 부부장, 다음 번은 최익규 부부장 하는 식으로 돌아가면서 당번이 된다. 당번은 먼저 와서 들어오는 사람들에게 양주를 물 컵으로 한 컵씩 준다.



그걸 마셔야 입장할 수 있다. 지도자 앞이라고 주눅들지 말고, 연회하는 순간만큼은 가벼운 실수를 해도 좋다는 의미다. 시작 전에 분위기를 부드럽게 하는 것이다.



참석자들이 먼저 들어가 의자에 앉는다. 김정일은 8시쯤 돼서 다른 문으로 들어온다. 김정일이 주석단에 앉으면 요리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조선식, 일본식, 중국식, 서양식 등 다양한 요리가 나온다.



요리를 들면서 김정일이 건배 제의를 한다. 김정일이 안 할 경우는 오진우나 김영남이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물론 그때부터는 작은 양주잔으로 마신다. 이때부터 백두산 7중주단이 무대에서 은은한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로씨야와 서방의 경음악이나 세계 명곡을 연주한다. 연주와 함께 연회가 시작되는 것이다.



마실 때는 자기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마시는데, 중간에 주석단으로 가서 김정일에게 술을 따라주는 경우도 있다.



남1 : 지도자 동지, 제가 한 잔 따라 올리겠습니다.



김정일 : 그래, 한잔 쭉 따라보라. 너도 한 잔 받으라.



남1 : 감사합니다. 지도자 동지.



김정일 : 주량이 도량이야. 한 번에 쭉 내야 돼. 알았지.



남1 : 네. 지도자 동지!



10시쯤 되면 모두 거나해진다. 연회가 한창 무르익으면 김정일이 노래를 시킨다.



김정일 : 야, 김용순이 노래 하나 하라!



김용순 : 네. 지도자 동지. 무슨 노래를 부를 까요?



김정일 : '쨍하고 해뜰날' 신나게 한번 불러보라.



김용순 : 알겠습니다. 지도자 동지.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참석자들 중에는 ‘가수’들이 많다. 김용순도 그렇고, 장성택도 일류 가수다. 지명을 받으면 알고 있는 남조선 노래를 부른다. 즐겨부르는 노래는 <이별>, <하숙생>, <찔레꽃>, <경상도아가씨>,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 <나는 열일곱 살이에요>,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 등이다. 이미자의 노래가 많고, 패티 김의 노래도 많이 부른다. 혜은이의 <당신은 모르실거야>도 인기가 있었다.



김정일도 노래를 부른다. 18번은 <찔레꽃>, <섬마을 선생님>, <이별> 등이다. 그는 연회에서만큼은 재미없다고 공화국 노래를 안 부른다. 빠른 노래로는 <노란 샤쓰의 사나이>, 제목은 잊었는데 남진의 ‘저 푸른 초원 위에, 구름 같은 집을 짓고…….’ 하는 노래도 부른다.



해설 : 김정일의 비밀연회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던 사람들도 놀라 정도로 충격적이었다. 김정일의 전속 요리사였던 일본 사람 후지모토 겐지와, 랍치되여 김정일의 영화고문으로 일했던 남조선 영화감독 신상옥의 이야기를 잠시 들어보자.



후지모토 : 살며시 연회장의 문을 연 순간 나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무대 우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화려한 공연이 펼쳐지고 있었다. 바닥에서 천장까지 닿을 듯한 거대한 스피카에서 연신 음악소리가 울려퍼지고, 조명장치도 사방에 설치되여 있었다. 마친 딴 세상이라도 온 듯 화려한 광경에 넋을 잃은 채 한동안 나는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신상옥 : 연회 모습을 처음 본 나는 내가 지금 서울의 어느 호화판 무도장에 와 있는게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였다. 음악단의 연주에 맞춰서 남녀가 어울려 한바탕 서양춤을 추고 나면 참석자들이 돌아가며 무대로 나가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렀다. 놀라운 것은 참석자들이 너나할 것없이 남조선 노래를 부르고 김정일도 그 노래들을 흥겹게 따라 부른다는 것이었다.



노래를 부르고 나면 춤도 춘다. 먼저 책상에 앉아서 식사를 도와주던 공연조가 무대로 나가 춤을 춘다. 공연조는 대개 참석자 두 명당 한 사람 정도로 앉는다. 공연하다가 실수하고 웃기는 것도 그날은 허용된다. 공연조도 같이 술을 마시니까 적게 마신다고는 해도 술에 취하게 마련이다. 공연조들은 야한 복장으로 앉아 있기도 하고, 서양춤인 캉캉춤을 무대에서 추기도 한다. 그 다음에 지도자나 간부들이 나와 역시 서양춤인 왈츠나 탱고를 춘다. 무대 위에서도 추고, 무대 밑에도 공간이 넓으니 거기서도 춘다.



연회는 새벽 한두 시, 길어질 때는 3시까지도 간다. 길게 가는 날은 김정일이 많이 취하지 않은 날이다. 그러니까 김정일이 취하는 순간이 연회가 끝나는 시간이다.



해설 : 김정일은 잠을 설쳐가며 인민들을 위해 일한다고 선전하고 있다. 최근에도 ‘제 몸을 돌볼 사이가 없이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애쓰고 있다’며 자신의 '헌신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밤부터 새벽까지 일하는 건 김정일의 생활습관이지 헌신성과 관련이 없다. 또 그가 건강을 해친 것은 오랜 세월동안 벌린 란잡한 술판 때문이며, 인민들과는 반대로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서 병이 든 것이다.



연회에서는 놀이도 한다고 한다. 주패놀이를 해서 남자, 녀자를 가리지않고 옷 벗기기 등은 자주 하는 놀이였다. 최준덕과 리철에게서 들은 얘기인데, 술이 많이 취한 상태에서 털깎기 놀이도 했다고 한다. 놀이에서 남자가 지면 이발기계로 듬성듬성 머리를 깎아버리고, 여자가 지면 음모를 깎았다는 얘기다. 어느 날 갑자기 모자 쓰고 출근하는 부부장들이 있는데, 그것은 머리를 깎인 탓이라는 것이었다. 측근 부부장들은 집에서 지도자 집무실까지 가깝기 때문에 걸어서 출근하는데, 나도 그 쪽을 지나다가 머리를 이상하게 깎은 부부장들을 몇 번 본 적이 있다.

전체 0

국민통일방송 후원하기

U-friends (Unification-Friends) 가 되어 주세요.

정기후원
일시후원
페이팔후원

후원계좌 : 국민은행 762301-04-185408 예금주 (사)통일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