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일남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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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부 김정일의 란잡한 비밀연회, 첫 번째

리일남 수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07 01:23




김정일이 측근자들을 불러서 여는 술잔치를 ‘연회’라고 한다. 연회에 참석하는 측근들은 대개 부부장들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다. 중앙당의 측근 부부장들은 주로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그리고 련락부와 국제부의 심복들이다.



해설 : 41화에서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김정일의 측근자 연회는 단순히 먹고 노는 자리가 아니다. 연회를 통해 측근들을 많이 만들었고, 적절하게 관리했다. 연회가 시작된 1970년대 초기에는 참석자들 중에 부부장급이 많았다. 김정일은 당 내 주요 자리에 있는 부부장들과 자주 술잔치를 벌리며 후계체제의 기반을 다졌으며, 위력을 과시했다.



참석자들의 면면은 세월이 흐름에 따라 바뀌게 마련이다. 측근자 연회를 시작할 때는 당시 인민무력부 총정치국장 리용무, 호위사령부 2국장 김성윤을 위시해서 측근 부부장들 20명 미만이 참석했다.



그런데 77년 리용무 총정치국장이 자기 세력을 형성하려 한다고 해서 목이 달아났다. 인민무력부에서는 오진우가 리용무 대신 참석하기 시작했는데, 오진우가 측근이 된 것이다. 김성윤 2국장이 김일성의 둘째아들 김평일의 편의를 봐줬다가 날아갔다는 것은 이미 이야기했다.



77년부터는 측근자 연회에 참석하는 사람의 수가 40명 정도로 늘어났다. 연형묵 당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중공업비서도 참석하기 시작했고, 김영남 당시 중앙당 국제부장과 허담 외교부장의 얼굴도 보였다. 김영남 부장은 거의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로처녀인 정경희 중앙당 련락부장도 참석했는데, 김정일을 기쁘게 하려고 술도 많이 마시고, 우스갯소리를 많이 했다고 한다.



측근자 연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사람이 김용순 당시 중앙당 국제부 부부장이었다. 김용순 부부장은 키도 크고 잘 생겼다. 김용순 부부장 등 몇몇 부부장들은 측근자 연회에서 ‘지도자 동지에게 기쁨을 드리기 위해’ 디스코 등 서양춤을 많이 연습했다고 한다.



해설 : 김정일의 총애를 받았던 김용순은 잘 놀아서 신임을 얻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김정일의 동생 김경희와도 사이가 좋아서 그 덕을 많이 보기도 했다. 김용순은 당시 상관이였던 국제비서 김영남보다 측근자 연회에 먼저 참석했고, 결국 1983년 김영남을 제치고 국제비서로 승진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인 84년 국제부 직원 부인들과 춤판을 벌렸다가 적발돼, 탄광에서 혁명화교육을 받았다. 전 로동당 비서 황장엽은 회고록에서 김용순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황장엽 : 김용순은 김일성대학 법학부 국제관계과를 다닐 때부터 문예서클 책임자를 맡았었는데, 노래는 거의 전문가 수준이고 춤도 잘 추었으며 노는 재간이 뛰어났다. 그는 김정일의 술 연회에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당시 김정일이 총애했던 부부장들 중 기억에 남아있는 사람들로는 김용순 부부장을 비롯해서, 선전선동부의 만수대예술단 담당 리명재 부부장과 영화담당 최익규 부부장, 조직지도부의 최영철 부부장과 최철용 부부장, 리재강 부부장 등이다.



최준덕 부부장도 평양에 나오면 연회에 참석했다. 독일담당 권형록 부부장이나 스위스의 리철(리수용) 부부장도 평양에 오면 초청을 받았다. 이들이 측근자 연회에 대해 나에게 이야기해준 사람들이기도 하다.



연회는 집무실 옆에 있는 연회장에서 열리는데,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저녁 8시쯤에서 시작된다. 이 연회장을 ‘물고기집’이라고 부른다. 1층 현관에 들어서면 높이 3m, 길이 8m 정도의 대형 수족관이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수족관에는 굉장히 큰 바다생선들이 헤엄치고 있는데 이 생선들은 조선인민보다 살기가 좋다. 한겨울에도 얼면 안되기에 따뜻하게 해주고 수족관 옆에 먹이어항에서 미꾸라지 같은 조그만 생선들을 뜰채로 건져서 집어 넣어준다.



술연회 련락은 본관 1층 서기실의 김효신 과장이 한다. 김정일이 오늘 누구누구를 부르라고 명단을 내려보내면 련락을 하는데, 명단에 빠진 사람은 상당히 불안해한다고 한다. 김정일이 자신을 더 이상 총애하지 않는 것이 아닌가, 나에 대해 뭔가 섭섭해있는 게 있나보다, 생각하고 고민을 한다는 것이다.



해설 : 김정일은 연회에 참석하는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받아들여지도록 만들어 사람들을 관리했다. 일종의 사람을 다루는 기술이다. 또 김정일은 연회에서 자신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반말을 하도록 분위기를 몰아갔는데, 자기 외에 누구의 권위도 인정하지 않으려는 치졸한 수법이다. 술에 취한 김용순이 나이 많은 오진우에게 “네가 뭘 안다고 그래”라며 면박을 준 일까지 있었다고 하니, 김정일의 술연회가 얼마나 란장판이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계속해서 리일남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연회장 지하에는 수영장이 있다. 수영장이 굉장히 길다. 그리고 1층에는 각종 전자놀이기구들이 있다. 마작방도 있고, 도박게임기 룰렛이 설치돼 있는 방도 있다. 놀이방 건너편에는 식당이 있다. 20평 정도 되는 방인데, 원형책상이 놓여 있다. 김정일이 외부 손님이나 당 간부 등을 불러서 식사하는 곳이다. 식당 벽에는 각 나라의 술이 붙박이장에 진열되어 있다. 나도 정남이와 함께 그 방에서 김정일과 중국음식으로 점심을 먹은 적이 있다.



2층이 측근자들과 술잔치하는 연회장이다. 150평 정도 되는 것 같은데, 한쪽에는 주방이 설치돼 있다. 연회장 한쪽에 무대가 있고, 원형책상이 여러 개 놓여있다. 무대에서 제일 가까운 한복판에 있는 식탁이 김정일이 앉는 주석단이고, 그 주석단을 중심으로 책상들이 배치돼 있다. 80~90명이 앉을 수 있는데, 한 책상에는 보통 남자 5명씩 앉고 남자들 사이사이에 공연조 무용수들이 앉는다.



주석단에는 김정일과 오진우 인민무력부장, 김영남 당 국제부장, 연형묵 당비서, 정경희 련락부장 정도가 함께 앉는다. 누가 참석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바뀌기도 하지만, 주석단은 크게 바뀌지 않는다고 한다. 다른 부부장들은 대개 서열순으로 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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