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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님께 드리는 속죄의 편지

노래실은 편지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03-11 18:16

선희 이모, 저 은경이에요. 그 죄 많은 안주 조카 은경입니다. 이모님 집에서 온갖 몹쓸 짓을 저지르며 돌아다니던 그 못난 은경입니다. 오래 만에 이모님을 불러보노라니 눈물부터 앞섭니다. 꽃제비 치며 방황하던 나와 동생 은희를 불쌍히 여겨, 먹여주고 재워주신 이모님께 왜 그런 못난 짓을 했는지, 그것도 두 번씩이나 도둑질을 했으니, 그때 일을 생각하면 너무나 부끄럽고, 그때 내가 어떻게 그런 엄청난 일을 저지를 수 있었는지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입니다.


지금도 생생합니다. 마지막으로 이모 집 장롱의 옷가지를 훔쳐 가지고 가다가 주초 역에서 덜미를 잡혀 혼쭐이 나던 일이, 그 때 은희와 난 무사히 빠져나왔다고 안도의 숨을 쉬며 옷가지들과 바꾼 엿가락을 정신없이 입에 뜯어 넣고 있었죠. 그 때 바로 등 뒤에서 부르는 이모님 목소리에 난 심장이 다 멎는 줄 알았습니다. 엿가락과 몽땅 바꿔버린 빈 옷 보따리를 보시고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통곡하시던 이모님, 내 팔을 부여잡고 “어쩌면 너희들이 이럴 수 있냐”며 땅을 치시던 그 모습을 어찌 눈에 흙이 들어간들 잊을 수 있겠습니까,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 동생을 데리고 평양 고모와 혜산 큰아버지, 해주의 영주외삼촌 집을 비롯해 친척이란 친척은 다 찾아 헤맸지만, 이모님 가족만큼 우릴 불쌍히 여겨 재워주고 먹여준 곳은 없었습니다. 그런 이모님께 은혜를 갚지 못 할망정 도둑질까지 했으니 얼마나 억이 막히고 기가 막혔을지, 너무도 못났던 저 자신이 죽도록 혐오스럽습니다.


하지만 이모님, 한때는 그렇게 몹쓸 짓까지 하며 살았어도 중국을 거쳐 한국에 와서 살기까지 그 10여년 세월 난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모님한테는 변명처럼 들리실 런지 모르겠지만 이모님 집까지 털어 먹고 살 수밖에 없었던 리유, 한창 엄마 품에서 재롱부려야 할 나이에 길가에서 꽃제비를 치며 빌어먹어야 했던 리유, 15살도 채 안 된 동생 은희 마저 중국 산동의 40살 난 한족한테 팔려야 했던 그 근본 리유를 똑똑히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아버지라 자처하는 김정일은 아버지는 고사하고 죽은 할애비만도 못했습니다. 자기 아버지 시신을 치장하느라 백성들이 굶어 죽어도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숱한 돈을 몽땅 죽은 시신에 처넣더군요. 그것도 3년 동안 백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엄청난 돈을, 백성의 목숨은 죽은 시체 하나만도 못했습니다. 그 시체 하나를 위해 300만이나 되는 목숨들이 죽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 덕에 내가 지금 남조선에 와 있으니 어찌 보면 참 고마운 분이십니다. 어차피 죽을 목숨 가다가 죽어도 죽겠다고 나선 길이 지옥에서 천국으로 빠져 나오는 길이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 지나가는 개도 먹을 것을 가려먹는 이 풍요로운 땅에 던져 버려주었으니 그 개만도 못했던 나에게 이 보다 더 큰 행운이 또 어디 있단 말입니까.


하루하루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요즘 더더욱 이모님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합니다. 그렇게도 이모님 속을 태우며 못난 짓을 하던 그 시간은 내 인생의 가장 큰 죄악의 순간이었고, 10여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이모님께 매일 매일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모님, 어두운 밤이 지나면 새날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말이 있듯이 조선에도 꼭 좋은 날이 오겠지요?! 그토록 천년만년 살 것 같던 김정일도 죽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그 썩어빠진 세상이 뒤집어지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았을 겁니다. 좋은 날 기다려 고향에 가게 되면 제일 먼저 이모님을 찾아뵙고 지은 죄 값을 열배, 백배로 보상을 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때 가서 제발 저를 내치지 마시고 지은 죄 씻을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다시 한 번 이모님께 용서를 구하면서, 부디 귀하신 몸 건강하시길 바라고 또 바랍니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이모님, 안녕히 계십시오.


CM1 최성수_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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