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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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건강검진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01-12 19:45


병원 출입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아침 첫 시간인데도 사람들이 많기도 했다.



안내원 ; 어서 오십시오,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안내원들 서너 명이 입구에 서서 손님들을 친절하게 맞이했다. 첨엔 온 몸에 닭살이 돋을 정도로 간사해서 듣기 거북하던 안내원들의 말투가 이젠 익숙이 됐는지 편하게 느껴진다.



정임 ; 저 건강검진 받으러 왔는데요~



나도 그들의 말투를 비숫하게 흉내내며 대답했다. 제법 흉내를 잘 냈는지 아무 군말없이 종이 몇 장을 내주었다. 예전엔 내가 말 한마디 하면 신기한 듯 쳐다보았는데 말이다.



정임 ; 큭!~ 이젠 티가 안나나 보네~ 나도 남조선 사람이 다 됐나? ~ ㅋㅋ



그러거나 말거나 안내원은 책상이 있는 곳으로 나를 안내해주고는 돌아갔다.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멍하니 서있는데 앞에 이름표를 목에 걸고 손에는 원주필을 든 한 남자가 다가오더니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가만보니 여기서도 따로 안내원이 있었다.



그는 내가 든 종이에 기재된 사항들을 하나하나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거기에는 검진에 필요한 사항들이 쭉 나열돼 있었다. 술은 얼마나 먹으며, 담배는 피우는가, 운동은 하고 있는가, 치아검사는 언제 받았는가 하는 등의 내용이였다.



석장이나 되는 문서를 다 작성하자 안내원은 나를 데리고 가더니 자그마한 기계에서 뭔 쪼그만 종이를 빼주더니 저기 의자에 앉아 순번을 기다리라고 했다.



보니 커다랗게 81번이라고 써 있었고 대기수 10명이라고 씌여져 있는 번호표였다.



검진전 상담하는 곳인 것 같았다. 한 10분 정도 지나니 앞의 10명이나 되는 사람들이 모두 상담을 끝냈다.



효과 ; 띵동~ 81번 손님



정임 ; 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의사는 내 이름과 주소가 맞는지를 확인하더니 검진 진행과정을 간단히 설명해주고는 6층으로 가라고 했다.



승강기를 타고 6층으로 올라가니 여기도 안내원이 있다. 그가 시키는 대로 번호표를 뽑아들고 순서를 기다렸다가 피검사를 위해 피를 뽑았다.



그리고 4층으로 내려가니 여기선 키와 체중, 혈압을 쟀고, 또 2층으로 내려가서는 치아검진이랑 기타 검진을 받았다.



오늘 따라 사람들이 많기도 하다. 어림짐작해도 한 이 삼백 명은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참 신기한건 서로 부딪치거나 혼선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각자 정해진 코스를 따라 착착 검진을 받고 바로 바로 안내를 받으니 혼잡이 일어날 일도 없을 것 같다.



특히 오는 순번대로 일을 보는 것이 정말 좋은 것 같다. 먼저 하겠다고 힘센 사람들이 새치기 하면 약한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밀려나는 일이 없으니 얼마나 공평한가.



지하1층에 내려가 흉부촬영을 마치니 검진 끝이라며 집에 가서 검진결과를 기다리라고 한다.



그러구보니 6층에서부터 지하 1층까지 쭉 내려오는 검진 과정이였다.



병원을 나서는데 참 마음이 묘하다. 처음 이런 종합검진이라는 걸 받아보는 심정도 이루 말할 수 없지만 어쩌면 저렇게 기계 맞물리듯이 체계가 잘 돼있는지 정말 놀라울 정도다.



집으로 가는 내내 친절한 안내원들과 의사들의 모습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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