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으로 본 세계력사

안녕하십니까? 과거로부터 현재를 리해하고 그 현재를 통해 미래를 배우는 ‘사건으로 본 세계력사’ 시간의 송현정입니다. 오늘은 스물여덟 번째 시간으로 ‘칭기스한, 세계제국을 세우다’ 편을 보내드리겠습니다.



유럽에서 십자군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동안 동양의 한 모퉁이에서는 세계제패를 꿈꾸는 거대한 물결이 일고 있었는데요, 그 물결의 주인공은 바로 칭기스한이었습니다. 칭기스란 몽골 말로 ‘절대적인 힘’이란 뜻이고 한은 ‘군주’를 뜻합니다.



12세기 중엽, 몽골고원의 오논 강변에 살고 있는 몽골족의 한 부락에서 테무진이라는 사내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아버지 에스게이는 부족장이며, 어머니 호에룬은 에스게이가 다른 부족에게서 략탈해 온 녀자였습니다. 그런데 테무진이 아홉 살 되던 해에 그의 아버지는 타타르 인에게 독살당했습니다. 테무진은 네 명의 동생들과 함께 어머니 손에서 자랐는데요, 몽골족은 보잘 것 없는 작은 부족인데다가 특히 테무진의 가족은 아버지의 명성 때문에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겨야 했습니다.



테무진은 17세가 되어 불테라는 녀인과 결혼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몽골족에게 원한을 품고 있던 메르키트 부족이 공격을 해왔습니다. 테무진은 재빨리 어머니를 피신시키고 자신도 아우들과 함께 도망을 쳤습니다. 적들이 사라진 후 돌아와 보니 모두 무사했지만 안해인 볼테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포로로 잡혀가고 만 것이죠. 그런데 이것은 20년 전 테무진의 아버지 에스게이가 메르키트 부족장의 친척한테서 신혼의 안해를 빼앗아 자기 안해로 삼은 데 대한 복수였습니다. 그 녀인이 바로 테무진의 어머니 호에룬입니다.



테무진은 아버지 친구인 케레이트 부족장과 동맹을 맺고 메르키트 족을 기습했습니다. 이 싸움으로 테무진의 용맹은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얼마 후, 테무진은 알따이 산맥 일대를 장악하고 있던 나이만이라는 부족과 일대 결전을 벌려 부족장을 사로잡고, 고비사막 주변의 대초원을 수중에 넣었습니다. 보잘것없는 작은 부족에 불과했던 몽골족의 이름은 이제 이 일대를 통칭하는 이름이 되었고, 테무진은 서로 싸우던 여러 부족들을 하나로 통일하여 한, 즉 군주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제3대 칭기스한이 되었는데요, 이때가 1206년의 일입니다.



몽골을 통일한 칭기스한은 날랜 기마병을 중심으로 군대를 재정비한 다음 원정의 길을 떠났습니다. 그의 목표는 만주일대와 중국 북부를 지배하고 있던 금나라였습니다. 녀진족이 세운 금나라는 번번이 몽골로 쳐들어와 닥치는 대로 사람을 죽이고, 두 명의 ‘한’을 무참히 죽인 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칭기스한은 금나라에 복수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 것이죠. 1211년 봄, 칭기스한이 거느린 군대는 말발굽 소리를 울리며 출정했습니다. 초원과 사막을 건너고 만리장성을 넘어 황하 이북을 수중에 넣고, 1213년에 금나라의 수도 북경에 이르렀습니다. 2년 뒤인 1215년 5월 마침내 북경이 함락되었습니다.



금나라를 정벌한 칭기스한은 멈추지 않고 중앙아세아로 뻗어나가 이 일대를 몽골 기마병의 말발굽아래 두었고, 페르샤를 비롯해 코카서스 산맥 너머의 남로씨야, 크림반도와 볼가 강 류역까지 진출하여 몽골을 통일한 지 20년 만에 유럽의 동부지역까지 손에 넣었습니다. 이리하여 유럽과 아세아 대륙에 걸친 대 제국이 건설되었습니다. 그가 건설한 제국은 그 어느 전쟁영웅도 이룩하지 못한 최대판도의 세계제국이었습니다.



칭기스한은 1227년 66세를 일기로 사망했습니다. 그가 죽은 후, ‘한’ 자리를 두고 한동안 친족간의 암투가 벌어졌으나, 손자 꾸빌라이가 ‘한’이 되면서 안정을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꾸빌라이는 1271년 수도를 중앙아세아의 카라코럼에서 북경으로 옮기고 나라이름을 ‘원’이라 고쳤습니다.



사건으로 본 세계력사, 제28화 ‘칭기스한, 세계제국을 세우다’를 마치겠습니다. 다음시간에는 제29화 ‘유럽을 휩쓴 흑사병’을 보내드립니다. 안녕히 계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