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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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화 올림픽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08-09 18:12


정임; (잠에서 채 깨여나지 못한 상태) 어~~ 오늘은 또 메달 소식 있나 볼까?!



뉴스; 한국 체조선수 양학선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정임; 와 또 금메달 땄네, 우리 선수들 대단하다. 쪼그만 나라가 왜 이렇게 세?



요즘은 아침마다 새 메달 소식으로 무거운 눈꺼풀을 번쩍 들어올리고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한다.



비록 경기초반에 박태환 선수의 실격심판부터 시작하여 격검의 신아람 선수의 잘못된 판정을 비롯해 련이어 오심이 잇따랐지만 선수들은 기죽지 않고 더욱더 분발했다.



이런 오심 판정을 보고 있자니, 작은 나라가 강대국들을 척척 물리치고 오르자 기를 좀 죽여 보자고 했던 게 틀림없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신아람 선수는 심판이 초시계를 잘못 재는 바람에 경기에서 패배해서 경기장 한복판에 주저앉아 억울한 눈물을 흘려야 했다. 박태환 선수는 실격판정을 받았다가 다시 판정이 번복돼서 400메터 수영에 나갈 수 있었지만 심리적인 타격을 받아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뭣하랴, 오히려 우리 선수들이 더욱 오기가 뻗쳐 악을 쓰고 메달들을 날마다 따내고 있는데, 당신들! 우리 선수들 잘못 건드렸어~!



대회가 시작된지 열흘도 채 안돼서 금메달 10개라는 목표를 달성한 우리 선수들, 장하다! 대단하다! 정말 자랑스럽다.



남조선 선수들 뿐만 아니라 이번에 북조선 선수들도 좋은 성적을 올렸다. 유술과 력기에서 금메달을 4개나 땄다. 력기에서는 세계신기록까지 나왔다.



고향 선수들의 자랑스런 소식이기에 더욱 애정이 간다. 그런데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하는 말들은 어쩜 저렇게 똑같은지,



효과; 림정심 선수,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금메달로써 기쁨을 드렸습니다”, 경애하는 김 정은... 경애하는 김정은...



절로 얼굴이 찡그려지고 도저히 더 들을 수가 없다. 어쩜 저렇게 하나두 변하지 않는지 정말 안타깝다. 자기의 피와 땀의 노력으로 세계 올림픽경기에서 당당히 이긴 선수들이 김정은의 은혜요, 뭐요 하는 따위의 말밖에 하지 못한다는 게 너무 화가 난다.



그와 반면에 남조선 선수들은 얼마나 자연스러운가. 격검의 김지연 선수는 첫마디에 "미쳤구나"라고 외치며 "복권에 당첨된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사격의 김장미 선수는 “예쁜 머리로 시상대에 오르기 위해 머리를 다듬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거의 대부분 선수들이 부모님들과 감독선생들을 떠올리며, 모든 공을 그들에게 바친다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다.



만약 내가 북조선 선수로 메달을 땄다면 어땠을까? 갑자기 그 모습이 상상됐다. 그런데 별 다르지 않다. 오히려 눈물 코물 뚝뚝 떨구며 김정은 장군님께 대를 이어 끝까지 충성 다하겠다며 맹세할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감옥같은 그 땅에선 시상대앞에서 부모님과 정든 사람들을 떠올리는 자체가 용납될 수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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