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휴가(2)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08-23 17:47


효과; 자, 오늘은 해수욕장으로!~



제주도 려행 삼일 째다. 눈을 뜨자 바쁘게 명희가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소리쳤다. 드디어 해수욕장으로 간다. 아무것도 모르고 떠난 려행치구는 일이 척척 잘 풀렸다. 첫 날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에 도착했을 땐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한 택시기사 분의 도움으로 큰 어려움 없이 오늘까지 왔다.



첫 날 호텔 잡는 것부터 시작해서 차례 차례 관광하는 것까지 아저씨의 도움이 정말 많았다. 기지개를 켜며 창밖을 내다보니 건물 밑 주차장에 기사 아저씨가 차에서 내리는 모습이 보인다. 오늘도 아침 일찍 우릴 태우러 오신 것이다.



정임; 얘들아, 아저씨 오셨다, 빨리들 일어나~



우리 넷은 부랴 부랴 세수만하고 화장도 제대로 못하고 밖으로 튀여 나왔다. 그 바쁜 와중에도 수영도구를 빼먹는 사람은 없었다. 아저씨와 어줍게 인사를 하고는 차에 올라 바로 중문 해수욕장이라는 수영장으로 향했다.



중문 해수욕장은 제주도에 있는 해수욕장 중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곳이다. 넘실대는 파도에 시원스런 여름 수영복... 생각만해도 환상이였다. 누구라 할 것 없이 우리 넷은 물놀이할 생각에 신이 났다.



해수욕장 입구에 도착하니 주차장에 들어가는 차량들이 늘어져있었다. 천천히 움직이는 차량때문에 마음은 조급했지만 조금 있다 재미나게 물놀이할 생각에 꾹 참았다. 차는 20분이나 지나서야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었다. 차가 서기 바쁘게 우리 넷은 탈의실로 뛰여들어가 각자 수영복을 갈아입었다. 나도 엊그제 산 수영복을 꺼내들었다. 그런데 겉 포장을 뜯고 수영복을 펼치는 순간, 이게 뭐야? 얼마나 큰지, 나 같은 사람 둘이나 들어갈 것 같았다.



수영복을 들고 어쩔 바를 몰라 하고 있는데, 명희가 다가와서 수영복을 뺏어보더니 깔깔깔 웃어대기 시작했다. 남은 속상해 죽겠는데, 친구들 모두 배를 그러쥐고 신이 나서 웃어댄다. 결국 “라지”라는 말이 제일 큰 것을 의미한다는 걸 그제야 알았다. 그러고 보니 학교 때 영어시간에 “제일 큰” 이라는 단어가 “라지”라는 걸 배운 기억이 난다.



정임; 젠장, 수영복 살 때 조금만 더 생각을 굴렸어두 사태는 막을 수 있는 건데, 이휴... 물놀이하긴 다 틀렸다...



맥없이 다시 외출복을 갈아입고 혼자 밖으로 나왔다. 그리곤 파도 속에 좋아라 뛰여 노는 사람들을 구경하기 좋은 구석 쪽에 자리 잡고 앉았다. 그 때 어느새 뒤따라 잽싸게 따라나온 명희가 무작정 내 팔을 잡아당기며 하는 말이 수영복 사러 가자고 한다.



어디에 그런 것이 있냐고 했더니, 무작정 팔을 끌고 갔다. 그냥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았더니 진짜 수영복 파는 매장이 있었다. 서울 매장보단 작고 물건도 많진 않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아니, 괜찮은 정도가 아니라 천만 다행이였다.



제주도에 놀러 와서 물놀이도 못하고 그냥 갈 뻔 했는데, 얼마나 고마운지 눈물이 다 날 지경이였다. 얼른 마음에 드는 빨간 수영복을 골라들었다. 그리고 예전처럼 얼렁뚱땅 눈짐작이 아니라 나한테 딱 맞는 호수(사이즈)를 선별해서 똑똑하게 구매했다. 다시는 이런 실수가 없기를 바라면서,



빨갛고 노랗고, 파란 수영복을 입은 사람들이 넘실대는 파도에서 좋아라 훌쩍 흘쩍 뛰놀고 있는 그 한복판으로 나도 한껏 소리지르며 함께 뛰여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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