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조선총련의 죄와 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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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부, 자기비판과 호상비판(1)

우리 조선총련의 죄와 벌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05-07 17:17


중앙학원에 들어가자마자 다음날부터 본격적인 수업이 시작되었다. 조선로동당 력사와 맑스-레닌주의 등 사회주의 기초리론에 대한 것이었다. 그외 교과서로 전 24권으로 된 “항일빨찌산투쟁 참가자들의 회상기"도 활용됐는데 이것은 김일성장군이 얼마나 용감무쌍하게 일본제국주의와 싸워 이겼는지를 하나하나 기록한 무용담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의 90%이상은 허구였다.



교과서로는 또 김일성 수상이 얼마나 자애롭고 위대한 지도자인지를 기록한 전 15권인가 20권으로 된 “인민들 속에서”라는 책이 활용되었다. 이 역시 거의가 창작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알게 된 것은 그때로부터 몇 십 년 지나서였다. 교관은 우리에게 그 책들을 반복해서, 최소한 100번은 읽어보라고 하였다. 오후에는 총련의 력사를 학습하는 것 외에 좁은 운동장에 나가 배구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하기도 했다.



중악학원에서의 3개월 교육기간 우리는 거의 외부로 나갈 수 없었다. 그야말로 격리교육이었던 것이다. 물론 일주일에 한번 일요일은 휴식을 했지만 도쿄 시내에 나가본다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도쿄에 친척이 있는 경우에는 외출을 허락해주었으나 그 외엔 절대로 나가서는 안 되었다. 때문에 휴식일이라 해도 그냥 호실에서 뒹굴기나 하는 것이 전부였다.



“이게 무슨 휴식이야,”



숨 막힐 듯한 좁은 호실에서 우리는 저마다 불평불만을 쏟아냈다. 단 하나 례외가 있었는데 그것은 목욕탕으로 갈 때였다. 중앙학원에는 목욕시설이 없어서 목욕할 때만은 외부시설을 리용하였다. 하지만 그 조차 일주일에 2-3번 정도로, 목욕 가는 날은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딱 1시간으로 엄격히 정해져있었다. 우리는 같은 호실에서 생활하는 8명 모두 목욕 수건과 비누가 든 작은 욕통을 가지고 함께 가곤 하였다. 물론 그 곳에서도 단체로 움직였지만 그나마 교관의 엄한 통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교육기간 중 음주는 철저히 금지돼있었다. 하지만 술을 무지 좋아하던 시즈오카에서 온 교육생은 목욕하고 돌아오는 길에 항상 주점에 들려 술 한 고뿌 들이키는 것을 더 없는 락으로 삼았다. 당시에 주점은 매점 앞에서 술을 고뿌로 팔기도 하였다. 시즈오카의 그 교육생은 언제 그 곳 사장을 친해놨는지, 주점 앞을 지날 적마다 “사장님! 그거 주세요.” 라고 소리치곤 하였다. 그러면 사장도 제꺽 “자, 물이요!” 하며 고뿌에 따른 투명한 액체를 그에게 건네주는 것이었다. 그것을 물마시듯 쭉 들이키며 시즈오카 교육생은 아닌 보살하였다. 하지만 우리도 그것이 술이라는 것쯤은 잘 알고 있었다.



교육생1: (웃음기) "저 녀석, 또 술이군"

교육생2: "그렇게 말이야. 어쩔 수 없다니까, ㅋㅋㅋ"



그런데 이것이 나중에 크게 문제될 줄이야…….



교육기간 2개월째 들어선 무렵이었다. 호실 방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있는데 갑자기 담당교관이 들어오더니 모두 자리에 앉으라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우리더러 눈을 감으라고 했다. 처음 있는 일이어서 우리는 모두가 긴장해서 시키는 대로 했다. 담당교관이 우리를 꾸짖기 시작했다.



교관: “요즘 너무 무질서한 거 아닌가? 아침 식사 시간에 늦는 교육생이 있는가하면, 일요일에는 외출해서 제 시간에 돌아오지 않은 교육생도 있었다. 또 당의 위대한 력사를 배우는 귀중한 시간에, 한심하게 조는 교육생도 있고, (책상치면서, 버럭) 이렇게 해이된 정신 상태로 어떻게 영광스러운 조선로동당원이 될 수 있겠는가? (정적) 눈을 떠라, 그 동안 한 달간 제군들의 생활이 어떠했는지, 과연 총련활동가로서 부끄럼이 없었는지, 한 사람 한 사람씩 철저히 자기비판을 하라! 누가 먼저 하겠는가? 너부터 시작해!”



교관이 이바라키에서 온 교육생부터 지명했다. 그 교육생은 처음엔 좀 당황해하더니 이내 마음을 다 잡고 자기비판을 하기 시작했다.



이바라키 ; “교관동지는 ‘항일빨찌산 참가자들의 회상기’를 100번 반복해서 읽어보라 했는데, 저는 아직 한 권도 끝까지 못 읽었습니다.”

교 관 : “심각한 문제다. 하루에 한권씩 24일이면 다 읽을 수 있는데 왜 안 읽었는가? 리유를 말하라”

이바라키: “한자 한 자 내용을 음미해가며 읽다보니 아무래도 하루에 한권 다 읽기가 힘들었습니다. 가끔가다 책에서 김일성장군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는데, 보통 생각하기에 이것은 이런 의미가 되겠지만 실은 그 보다 더 심오한 의미가......

교 관: (OL) “무슨 변명이 그리도 많은가, 교관동지가 100번 읽어보라고 했으니 우선 100번 읽어보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100번 반복해서 읽다보면 의미는 자연히 알게 되는 것이다. 교관동지는 바로 그걸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너는 교관동지의 지도에 복종하지 않고 천박한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고 있다. 교관동지는 중앙학원이 창립된 이래 이곳에서 김일성장군님의 교시를 가르쳐온 유능한 분이시다. 이 대선배의 지도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뭐 하는 것인가? 너는 자존심이 너무 강하다. 그 대단한 자존심을 철저히 자기비판하라!”



이렇게 우리는 모두 돌아가면서 매일매일 자기비판을 하게 되었다.



라지오 랑독 수기, “우리 조선 총련의 죄와 벌” 원작: 한광희, 각색: 서미경, 연출: 정민재, 랑독의 리광명 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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