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회고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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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부 김일성의 사망. 첫 번째

황장엽 회고록 2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10-15 17:59

 

지현이가 세 살 때의 일이다. 저녁을 먹으러 집에 들어가는데 여느 날처럼 지현이가 마중을 나왔다. 그런데 아이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아, 나는 지레 짐작으로 지현이 오늘 탁아소 안갔냐고 넘겨짚었다. 그러자 아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안고 있던 애를 내려놓으면서 조금 쌀쌀하게 지현이가 탁아소에 갔다오지 않으면 할아버지가 이제 같이 놀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지현이는 나를 꼬집으며 울음 섞인 목소리로 할아버지 밉다고 항의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지현이는 나를 자꾸 밀치며 움직여 보려고 했지만 나는 일부러 대꾸도 않고 웃지도 않았다. 몇 차례 할애비를 움직여보려고 칭얼거리며 화해를 시도해보던 아이는 그만 시무룩한 표정으로 다른 방으로 가버리는 것이었다. 식사를 하고 사무실로 나오려는데 현관문으로 통하는 복도에서 지현이가 벽을 향해 누워 있는 게 보였다. 이것은 나에 대한 손녀의 항의였다. 나는 아내를 불러 애를 데려가도록 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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