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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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고백, 마흔 여섯 번째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02-21 18:14


 


나는 근본적으로 민주주의 체제에 납득이 가지 않아 수사관의 설명이 이해되지 않았다. 그때까지도 난 설명과 상관없이 명령과 지시에 따라 획일적인 정치를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생각뿐이었다.



“아까 사람들이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율이 저조하다고 하던데 그게 무슨 말인지 알고 싶습니다.”



내 질문에 수사관들은 조금도 귀찮아하지 않고 자세히 설명을 해준다. 그들은 나를 회유할 일도 이제 없는데 자백하기 전과 하나도 다를 바 없이, 아니 오히려 더 친절하게 나를 대했다.



‘저 모습들이 언제 돌변할지도 모르는 일이야.’



나는 간혹 그들의 인간적인 대접에 감명을 받으면 내 나름대로 그들에게 기울어지는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나를 경계했다.



“30프로 대통령이란 투표 결과 나타난 지지율을 두고 하는 이야기야. 선거 때도 들었겠지만 우리는 몇 사람의 후보 중에서 자기가 선택한 사람에게 표를 찍어. 그 지지율이 이번 대통령은 30프로 정도라는 이야기야.”



최고 지도자를 뽑는 일 하나도 일심단결이 되지 않는다니 한심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기 의사대로 자유자재로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부럽고 존경스러웠다.



“또 궁금한게 있는데요....”



“서슴지 말고 물어 봐. 이 나라를 이해하려면 의문점이 있어서는 안돼. 뭐든 아는 데까지는 대답해 줄 테니까.”



“아까 공사장을 보니까 이상한 점이 있어서요.”



“어떤 점이?”



“공사장에는 사람도 별로 없고 공사도 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밤에만 작업을 하는가요?”


수사관들은 서로 얼굴을 쳐다보며 어처구니없는 표정을 지었다.



“북에서는 어떻게 공사를 하는데?” 여 수사관이 오히려 반문했다.



“거기서는 건물을 지으려면 인민반도 동원하고 금요노동 때 각 직장 사람들도 동원합니다. 또 군대도 동원하고 학생들도 동원이 되지요. 공사장 가보면 개미떼처럼 많은 사람들이 동원되어 흙을 파고 시멘트를 비비고 벽돌을 나르고 일사불란하게 일을 합니다.”



나는 새 건물 한 채가 세워질 때마다 공사장에 바글거리던 사람들을 생각하고 뭉클 가슴이 저려 왔다. 그 사람들이 새삼 친군하게 생각되었고 그 사람 모두가 그리웠다. 땀을 흘리고 끙끙거리며 일하던 내 고향 사람들, 얼마나 고생들을 했는지....



“여기는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동원될 필요가 없어. 모든 것을 기계가 다 해주거든. 시멘트와 모래를 섞어 반죽하는 일도 기계가 하고, 흙을 파는 일도 전부 기계가 하니까. 사람들은 그 기계를 부리는 일과 일 진행을 시키는 일만 맡으면 돼. 그래서 사람이 안 보이는거지.”



나는 내가 가진 상식으로는 감히 이 나라의 수준을 평가할 수 없음을 알았다. 궁금증을 참다못해 한마디 물으면 그 질문이 얼마나 무식한 질문이었는지 곧 깨닫곤 했었다. 나는 그런대로 북에서도 수준급의 가정환경과 최고 교육까지 받았기 때문에 앞서가는 존재라고 자부해 왔다. 더구나 공작원으로 뽑힌 후 외국 영화를 볼 기회도 자주 있었고 실습으로 해외여행까지 해본 경험이 있질 않은가. 또 어린 시절을 공산권 국가이기는 하지만 쿠바에서 외국 생활도 해보았다. 나는 북의 평범한 인민 어느 누구보다도 바깥 정세에 대해 밝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런데 실지로 남조선에 와서 부딪치는 것마다 생소하고 보는 것마다 새로운 사실뿐이니 내가 얼마나 우물 안 개구리처럼 살았는지 알 수 있었다.



나레이션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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