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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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KTX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07 01:24




효과 : (시끌벅적) “선생님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네 하나원을 잊지 말고 가서 잘 살아요~”, “영숙아 잘 가~”, “꼭 전화해라~”, “안녕히 잘 들 가세요”, “또 만납시다~” “잘 가”



드디어 석달이란 하나원 기간을 마치고 모두들 제 각기 떠나간다. 혜영이는 서울로, 명천 아줌마는 대구로, 순희 언니는 광주로, 새별에서 온 금순 언니는 제주도로 간다.



남조선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탈북자들의 얼굴엔 웃음이 떠날줄 모른다.



부산에 집을 받은 나와 영옥언니도 데리러 온 경찰아저씨를 따라 버스에 몸을 실었다.



하루 빨리 나가고 싶었던 하나원이였지만 정작 떠나려고 하니 왠지 마음이 서운하다. 서서히 움직이는 버스에 앉아 점점 멀어져가는 하나원을 바라보느라니 더더욱 마음이 아련해진다. 그동안 정든 교실과 숙소, 우리를 따뜻이 대해주며 가르쳐주던 선생님들... 정말 모든 근심 다 털어놓고 웃고 떠들며 생활하던 곳이다, 남조선에서의 첫 걸음마를 뗀 곳, 탈북자들의 고향집이나 다름없는 하나원을 오래도록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아쉬움을 안은 채, 또 한켠으로는 새 생활에 대한 들뜬 마음안고 달리는 버스 차창에 기대여 내 삶의 영혼이 뿌려질 남조선의 거리와 마을, 산과 들을 바라보았다. 그러는 사이에 어느덧 버스가 천안역에 도착했다.



경찰 : “자, 이제부터는 KTX를 타고 갑시다.”

정임 : “케-테스요? 그게 뭔데요?”

경찰 : “아, ‘케이, 티, 엑스’ 라는 기차인데, 그걸 타고 팔만 벌리고 있어도 부산까지 쓩~날아가지, 하하하~”

정임 : “그럼 몇 시간이면 부산까지 갈수 있습니까?”

경찰 : “음~ 여기서 한 세 시간이면 도착하지,”



정말 믿어지지 않는다. 청진에서 평양가기만한 먼 거리를 세시간이면 갈수 있다니...



얼마 기다리지 않았는데 기차가 들어왔다. 들어오는 기차를 보니 마치 고등어 같이 생겼다.



기차에 올라 차칸에 들어서니 정말 눈이 뒤집힐 정도로 멋있고 으리으리했다. 정말 이런 멋진 기차를 우리 같은 일반 백성들이 탈수 있는 것인지 의심이 들 정도이다. 승객들도 두 눈 감고 잠을 청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조용히 앉아 책을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우리도 표에 씌여져 있는 좌석번호를 찾아가 자리에 앉았다. 그리고 경찰아저씨가 안전띠를 매자 우리도 따라 맸다.



렬차가 출발한다. 서서히 움직이는가 싶더니 순식간에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효과 ; 렬차소리



창밖을 내다보니 스쳐지나가는 들판이 장난이 아니다. 정말 빨랐다.



정임 ; 아저씨, 이 기차 정말 빠른데요?! 이 차 속도가 시속 몇키로죠?



경찰 ; 아, KTX의 속도가 원래는 약 한 330Km가 최고 속도인데 운행제한속도가 있어서 305Km로 달리지.



정임 ; 와, 그럼 남조선에서는 언제부터 이런 기차가 생겼나요?



경찰 ; 아마 2004년도부터일걸?! 세계에서도 이런 고속철이 있는 나라는 몇 안돼, 일본, 독일, 스페인 뭐 다섯손가락안에 꼽히지...



정말 환상세계에 온 기분이다. 조선에 있을 때 온성에서 평양까지 근 20일이라는 시일이 걸리던 생각이 난다. 연착은 있어도 정시는 없는 북조선 렬차, 그런 교통의 불편 때문에 갈 사람이 가지 못하고 올 사람이 오지 못해 역구내엔 밤이고 낮이고 항상 사람천지이다. 어쩌다 렬차가 들어오면 떼지어 몰려가 사람우에 사람이 올라타서 누가 하나 깔려 죽어도 거들떠 볼 인정마저 메말라버린 북조선,



그 뿐이랴, 인적도 없는 산골을 지나다가 전기가 끊겨 기차가 멈추면 오도 가도 못하고 허기진 배 그러안고 쓰러져 죽어가던 사람들,



아, 인젠 그런 고생은 가슴아린 추억으로만 남았으리, 평양에 시집간 언니네 집도 맘대로 갈수 없었던 그 지긋지긋한 조선 땅에서 완전 해방이다! 서울구경 제주도구경 그 어디든 맘놓고 갈 수 있으니 남조선이야 말로 진정 천국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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