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사건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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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의 최고사령관직 찬탈, 그리고 이어진 군부 내의 피바람 2

추적 사건과 진실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19 21:04




1970년대부터 김일성에게 서서히 권력을 인계하던 김일성이 마지막 순간까지 내놓지 않고 있었던 것이 인민군에 대한 지휘권, 즉 ‘최고사령관 직위’였다. 그러나 김일성은 1991년 겨울, 급작스럽게 김정일을 최고사령관으로 추대한다고 발표했다. 한 해가 다 끝나가는 12월말에 김일성은 급작스럽게 이런 중대발표를 했던 것일까? <추적, 사건과 진실>, <김정일의 최고사령관직 찬탈, 그리고 이어진 군부 내의 피바람>



청취자 여러분, 지난 시간에 우리는 김일성이 최고사령관직만은 김정일에게 넘겨주지 않을 생각이였다고 했습니다. 김일성 자신이 후계자로 지목한 김정일은 무서운 속도로 권력을 장악해 들어가 김일성을 허수아비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김일성은 자신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버팀목이자 권력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최고사령관직만은 김정일에게 넘겨주지 않을 생각이였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김일성은 김정일에 대한 견제를 목적으로, 간부들 앞에서 자신의 둘째 아들인 김평일에 대한 인간적, 사업적 평가를 자주 함으로써, 권력층 내부에서 김평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려고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때 간부들 사이에서 김평일이 다시 등장할 것이라는 억측이 쏟아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 김평일에 대한 감시는 더 심해졌고, 김일성 자신도 그 어느 때보다 더 고립되였다는 것을 의식했습니다.



이러한 일화도 있습니다. 1985년 쏘련 군사대표단이 북조선을 방문했을 때 김일성은 김정일에게 전화를 걸어 대표단의 활동사항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사소한 문제를 물어보았습니다. 김일성의 질문에 대충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은 김정일은 즉시 조직부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김정일 : 조직부 너희들 뭐하는 놈들이야!



제1부부장 :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 무슨 말씀이신지.....



김정일 : 나한테 올라왔던 일보 내용을 어떻게 금수산 의사당에서 알고 있는가? 조직부 사업을 이따위로 할거야! 보고 내용이 어디에서 샜는지 당장 확인하라!



조직부가 추적해보니 텔레비죤을 통해 쏘련 군사대표단 방북일정을 파악하던 김일성이 하도 궁금해 금수산의사당 군사무관 대장인 김두남에게 관련 내용을 좀 알아보라고 지시했던 것입니다. 김두남은 인민무력부 대외사업국 국장 김학산에게 전화로 문의한 내용을 김일성에게 보고했습니다. 김두남은 현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남의 동생으로 오랫동안 김일성을 보좌한 군사고문입니다.



김정일은 조직부의 보고를 받자 조직부 검열4과를 발동해 김두남의 당 생활을 검열하게 하고 6개월 동안 사업권한을 박탈했습니다. 이렇듯 김정일의 독단정치는 횡포에 가까웠고, 김일성은 중요 사안마저 결과보고서를 받아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하는 처지였습니다.



그러면 김일성이 직접 나서서 김정일의 최고사령관 추대를 발표하지 않으면 안 되게끔 만든 동기는 무엇이였을까요? 1991년 중반, 김정일은 직접 보고서를 하나 들고 금수산의사당을 찾았습니다.



김정일 : 수령님, 말씀드렸던 보고서입니다.



김일성 : 그래 무슨 보고서인데 조직부장이 직접 가져왔나?



문건을 받아본 김일성은 순간 아연실색했습니다. 보고서에는 최근 인민군 무력부 내에서 쿠데타를 목적으로 치밀하게 조직화하고 있는 반정부 동향이 담겨 있었습니다. 김일성을 더욱 놀라게 한 것은 이 반정부 쿠데타의 조직구성원이 미국이나 한국이 아니라 친 쏘련계 인사들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보고서는 조작된 내용이 아니라 사실이였습니다. 북조선이 처음으로 이들의 움직임을 알게 된 것은 1980년대 말입니다. 당시 붕괴 직전에 처한 사회주의 쏘련에서는 개혁·개방 속도가 빨라지자 쏘련 국가안전위원회 즉 KGB 요원들도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하게 되였습니다. 그들은 다양한 정보와 예리한 판단력으로 사회주의 해체가 시간문제라는 것을 누구보다 빨리 직감했던 것입니다. 하여 KGB 내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와 밀거래를 하는 요원이 많아졌으며 정보장사를 하는 사람들도 속출했습니다. 사실상 쏘련의 붕괴는 이 거대한 국가를 거머쥐고 있던 국가안전위원회의 해체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공산주의 진영 확장을 위해 전 세계를 상대로 활동해왔던 KGB의 정보력은 대단했습니다. 북조선이 비록 사회주의 국가였다고는 하지만 쏘련에는 인접국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북조선에 대해 KGB는 이미 1970년대 말부터 공작을 본격 진행한 상태였습니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독재국가 북조선과 얼마든지 흥정할 만한 흥정거리가 되였습니다. 이 때문에 KGB 동아시아 담당요원은 1000만딸라를 조건으로 북조선에 친 쏘련계 반정부조직 명단을 넘겨주겠다고 은밀히 제안했습니다.



1000만딸라라는 금액에 놀란 북조선 관계자들은 즉시 김정일에게 이를 보고했습니다. 그러지 않아도 사회주의 초강대국인 쏘련의 해체 속도가 빨라지는 걸 보며 불안했던 김정일은 “국운이 걸린 문제인데 돈이 아깝겠느냐”며 당장 추진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후 자료를 받아본 김정일은 물론 인민 무력부 보위국 간부들도 KGB의 수완에 경악했습니다. 최고사령관직을 놓고 김정일이 김일성과 흥정을 할 수 있도록 한 KGB의 문건에는 도대체 어떤 내용이 담겨 있었던 것일까요?



추적, 사건과 진실 <김정일의 최고사령관직 찬탈, 그리고 이어진 군부 내의 피바람>, 두 번째 이야기를 마칩니다.





*참고 및 인용 자료: 전 북한 핵심 관료 육필수기 3탄 ‘프룬제 아카데미아 사건’과 ‘6군단 사건’(신동아. 2006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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