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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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전지

북한 동포들의 이야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5-05-14 16:50


장사꾼: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제가 아주 기가 맥힌 손전지를 팔아드리겠습니다. 가정에서 언제 어디서나 아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손전지입니다. 하나에 2000원씩, 이천원 씩만 받습니다...

지하철의자에 앉아 눈감고 종일 피곤한 마음 달래고 있는데, 우렁우렁하고 재치 있는 목소리가 분위기를 깼다.

비스듬히 눈 뜨고 소리 나는 쪽을 보니 손전지 여러 개를 허리에 대롱대롱 매단 장사군 아저씨였다. 딱 봐도 한 주먹에 들어가는 작고 깜찍한 손전지였다.

순간 나도 모르게 사고 싶은 충동이 불쑥 생겼지만 이내 마음이 가라앉았다. 생각해보니 쓸데가 별로 없었다. 둘러봐도 누구 하나 사는 사람은 없었다. 아저씨도 몇 번 설명하다가 그냥 다른 칸으로 이동했다.

“저거 북한에선 정말 요긴하게 잘 쓸텐데...” 아저씨 모습이 없어질 때까지 난 손전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쓸데가 없어 사진 않았지만 왠지 자꾸 미련이 남아있어 눈 감아도 손전지가 눈에 아른 거렸다.

북한에선 전지가 정말 귀한 물건이다. 장마당에서 늦게 퇴근해 올 때 저거하나만 있으면 그저 그만이다. 불빛 한 점 없는 캄캄한 밤 골목길에서 앞길을 환히 밝혀주는 구세주 같은 귀한 물건이다.

언젠가 인터넷에서 본 남북한의 밤야경을 찍은 사진이 떠올랐다. 남반구는 온통 불천지를 이룬 천국이었고 북반구는 온통 새까만 가운데 평양에만 불이 환하게 있었다. 불 때문에 고생하던 생각을 하니 그래도 한 개 사서 둘 걸 하는 아쉬움까지 남았다.

까막나라 북한 생각을 하노라니 불이 없어 생긴 재미나는 일이 떠올랐다.

북한은 돈 있고 잘 사는 집들은 바떼리로 자체 전기를 생산하거나, 초를 사서 쓰지만 보통 가정들에서는 식용유이나, 디젤유를 사용해서 불을 밝힌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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