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자, 평성 여자의 결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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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세 번재 이야기-질투

서울 여자, 평성 여자의 결혼 이야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12-26 16:46

 

분희언니에게

언니도 형부한테 그런 질투를 받았어요? 어쩜 그렇게 남자들은 다 똑같죠? 제가 좀 바쁘고 사람들한테 인정받는 거 같으니까 괜히 다른 일로 트집 잡고, 바빠 죽겠는데 집안일은 안도와주고. 어떤 땐 일부러 그런다는 생각까지 들어서 저도 한번 뭐가 그렇게 불만이냐고 따진 적 있었어요. 꼭 언니하고 똑같이.

근데 돌아오는 말이 내가 뭘 어쨌다는 거냐고 도리어 화를 내더라구요? 저도 그렇게 나오는데 뭐 구체적으로 얘기하기는 뭐하고 느낌이 그런거 였으니까 할 말이 딱 막혀버렸어요. 자존심 더 건드렸다가는 완전히 엇나갈까봐 그때도 참았죠.

내가 바빠지니까 자기한테 신경 못 써주고, 도리어 이것저것 일을 떠넘기기까지 하니 화가 날만도 하지만, 형제나 친구 같았으면 그렇지 않았잖아요. 더 잘한다고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가뜩이나 바쁜데 불만 가득한 얼굴로 쳐다보면 제가 얼마나 불편하겠어요?

언니편지 보니까 진짜 격하게 공감되네요.^^

글쎄 며칠 전에 본 신문기사에도 한국 남자들은 자기보다 더 성공한 여자를 안좋아 한 대요. 아직도 여자들이 남자보다 더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는 건지. 그 생각하니까 갑자기 혈압 올라간다. 여자들은 반대로 자기보다 더 잘나가는 남자를 좋아하고요. 그러고 보니 아직 북이나 남이나 남녀평등은 멀었어요. 여자들도 안바뀌고 남자들은 더더욱 안바뀌니까.

언니 저희 신랑이 더 웃긴 건 뭔지 아세요? 밖에 나가선 제 자랑을 그렇게 한 대요. 우리 마누라는 회사에서도 인정받고 애들도 잘 키운다... 뭐든 열심히 하고 어쩌고 저쩌고... 그런 말 백번 밖에서 해봐야 무슨 소용이에요? 당장 저한테는 그렇게 행동 안하면서. 저는 남이 ‘너네 신랑이 너 자랑 많이 하더라’ 해도 그런 소리 하나도 안 반가워요.

밖에서 그러지 말고 저한테 조금만 더 도와주면 좀 좋아요? 그런데 그게 안되나봐요. 

참 남자들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어요.

아, 오늘도 언니한테 편지 쓰다가 우리 신랑 도마에 올려놓고 난도질을 했네요. 말 통하는 언니한테 실컷 털어놓고 나니까 어째 후련한데요? ^^  언니, 이제 기분 좋아졌다.
그리고 언니네 송년회 어쩌면 갈 수 있을 거 같아요. 연말에는 사람들 마음이 좀 더 여유가 생긴다고 하는데 거기다 기대를 걸어봐야죠. 신랑 비위 좀 며칠 맞춰줘 가면서...
다시 연락할께요. 감기 조심하구요.

지우가   

23- 질투

지우에게

사람 사는 건, 다 비슷하다^^ 너희 신랑 질투 말이 나오니까 내 친구 생각난다. 참 영리한 친구였는데 역전 앞에 고급 이발소를 차리고 돈을 벌었거든... 유행이 뭔지 웃기긴 하더라. 국영이발소보다 값이 열배나 비쌌지만 친구가 운영하는 개인이발소에는 항상 만원이더라구.

하루 밤은 누가 우리집 대문을 급하게 두드려 나가보니 그 친구가 얼굴이 망가진 채 서있지 않겠니?  “무슨 일이야... 왜 기래? 강도만났니?...”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눈물만 흘리는 친구를 본 나는 가타부타 아무말도 묻지 않고 집으로 데리고 들어왔어. 놀란 순간은 그 담이야

여름이라 쪼르래기옷을 입고 있었는데 보이는 팔뚝이 얼마나 매를 맞았는지 퍼렇게 멍들고 살이 찢어지지 않았겠니? 난 기가 막혀 뭐라고 묻지도 못하고 멍하고 있었어. 그때 내가 할수 있는 일은 함께 울어주는 일뿐... 남편이 안에서 자고 있어서 들어가지도 못하구 부뚜막에 앉아 한참 둘이서 울었어.

숨 좀 돌리더니 친구가 하는 말이 남편한데 맞은거래... 이유가 뭔지 아니? 내참 어처구니 없어서... 쌍거풀했다구 그랬다는거야...
누구한데 잘보이려고 쌍거풀하였는가?, 누가 쌍거풀해주었는가고, 당장 그 집안 박살내겠다구 말하라구 하는 걸 말하지 않는다구 그렇게 연약한 여자를 몽둥이로 패버렸지. 어휴~

90년대 평양에서 시작된 쌍거풀 수술기술을 지방의사들도 배워서 여성을 대상으로 돈을 벌었거든. 그건 비법도 아니었어. 자기미를 꾸미겠다는데 누가 말려?
하물며 법도 자연통과해 버린걸 자기 아내가 좀 자기를 가꾸겠다고 쌍거풀한게 그렇게 맞을 짓이니? 난 정말 분하더라구... 이건 질투라기 보다는 망나니짓 아니야?

남편이 배급 한톨 들여오지 못하는 걸 이발사아내가 벌어서 이제는 살만 하니까 별걸 다 시비한댄다. 하물며 가슴띠도 못하게 한대...
아이구~지금 생각하면 숨차네.

이틀째 우리집에 함께 있는데 친구 남편이 찾아왔더라구. 자기 아내가 있을만한데 다 가보다가 결국 멍이 든 아내를 찾은거야... 술한잔 들어가자 날보고 이러더라.
자기만큼 아내를 사랑하는 남편도 없고, 왜 그러는지 아내가 하는 행동마다 다 질투가 난대. 그 말하면서 친구 남편도 울더라구... 친구도 늘 나에게 말은 하였거든. 아프면 밤새껏 자기옆에서 떠나지 않고 돌봐준다고...

그러면 이건 무엇이 문제지? 나도 곰곰이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집에 오셨던 친정아버지가 “감정문제보다는 사회악이다.”하시지 않겠니? 마음은 아내를 아끼면서도 손이 먼저 올라가는거지. 역시 아버님은 항상 나의 스승이였어.
그래도 나는 여자 때리는 질투라면 싫다. 그런 질투는 그냥 폭력일뿐이지.
그나저나 그 친구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을까 궁금하다. 오늘은 이만할게.
언니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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