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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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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5-03-10 17:20


그는 착했다. 아니 여자라서 억울했다. 어릴 때 남동생과 다투면 욕은 항상 그가 먹었다. 남동생이 잘못했어도 누나가 그만한 것도 이해를 못하냐며 부모는 남동생 역성만을 들었다. 그로서는 무척 억울하고 서운했다. 하지만 동생이니까, 자기가 누나고 맏이니까, 하고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러나 단지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예를 들면 이런 경우였다. 남동생이 아프기라도 하면 부모는 이마를 짚어본다, 약을 먹인다 하며 큰 병이라도 되는 것처럼 걱정했다. 하지만 딸인 그가 아플 때에는 달랐다. 자식에 대한 부모마음은 똑같지만 그에게는 그것이 남동생보다는 덜하게 느껴졌다. 어디 갔다 늦게 귀가할 때도 마찬가지, 아들인가, 딸인가에 따라 어머니 태도는 갈렸다. 남동생에게는 우리 아들 배고프지 하며 얼른 밥상을 차려주지만 딸인 그에게는 네가 챙겨먹을 수 있지, 라고 하기 일쑤였다.

그 뿐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딸과 단둘이 있을 때는 반찬도 그리 신경 쓰지 않았다. 그냥 있는 걸로, 원래 그릇에 담겨진 채로 대충 때우기 일쑤였다. 하지만 아버지나 남동생이 있을 때에는 달랐다. 반찬 하나라도 더 만들려 했고 있던 반찬이라도 깨끗한 그릇에 다시 담아 올렸다. 그 때마다 그는 여자들은 스스로 자기를 천대한다고 부당하게 생각했다. 하지만 원래부터 그런 건데, 하며 어쩔 수 없는 것으로 치부했다.

그가 커서 결혼을 했다. 한 남자의 아내가 된 그는 본 가집 어머니가 하던 그대로 똑 같이 따라했다. 남편을, 아들을 하늘처럼 떠받들며 살았다. 쌀이 모자라도, 집안이 어질러져도 여자 탓, 자기가 살림을 깐지게 못하기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90년대 고난의 행군이 닥쳐왔다. 그 역시 다른 여자들처럼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장사에 나섰다. 하루 종일 지친 몸으로 집에 들어가면 또 저녁끼니를 준비해야 했다. 설거지, 빨래하는 것도 그의 일, 남편은 고지식한데다 그 잘난 체면 때문에 선뜻 장사에 못 나섰다. 집안일도 남자라는 자존심에 애써 피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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