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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워크샵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01-28 17:34

 


오늘은 워크샵 하는 날이다. 워크샵이란 맡은 바 임무 수행의 더 높은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 회의를 하고 더불어 동료들의 친목도모를 위한 시간도 갖는 회사차원의 행사이다.


일찍 일을 끝내고 워크샵 장소인 파주 헤이리마을에 한 시간만에 도착했다. 넑직한 회의실에는 회의용 컴퓨터랑 책상이며 의자까지 신식으로 갖추어져 신선하고 우아한 느낌마저 주었다. 또 바깥정경이 한눈에 바라보이는 커다란 유리창 벽 너머 고향하늘이 바로 지척이다.


우리는 우선 윗층 침실에 짐을 풀고 조금 숨을 돌린 뒤 바로 회의를 시작했다. 사장님이 먼저 지난 해 성과를 언급하고 나타난 부족점과 미진한 점에 대해 지적하셨다. 이어 올해 새로운 목표와, 이를 성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방법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사장님의 발언이 끝나자 다윤언니가 사장님이 말씀하신 올해 목표부분 중 비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팀장인 현준씨도 올해 목표를 위한 방법에서의 이러저러한 문제가 있다고 의견을 내놓았다.


늘 느끼는 점이지만 남한 사람들은 대체로 말을 잘하는 것 같다. 어떤 장소에서든지 자신의 의사를 비교적 정확하고 자연스럽게 잘 전달한다. 항상 그런 모습이 부럽다. 이는 북한에 있을 때부터 느껴온 것이다. 그래서 북한 사람들은 임수경이나 성용승, 이성희 같은 남한 대학생들이 보통 사람이 아닌 수재들일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 와서 보니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잘하는 것 같다.


왜 남한 사람들은 말을 잘 할까, 생각해보면 이것도 훈련의 결과라고 생각된다. 가끔 학교풍경을 그린 티비에서 자유자재로 선생님께 물음을 던지고 소통하는 학생들을 볼 때면 스스로도 놀랄 때가 많다.


물론 북한에선 학생들이 선생한테 말도 건네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비율적으로 볼 때 남한이 100이라면 북한은 20정도나 될까?! 기껏 응변같은 것이라고 해봐야 항일유격대식 문답식경연 같은 것을 조직하여 김일성의 혁명역사나 신년사를 달달 외우는 것이 전부였으니, 일상 생활의 현실적이고 생동한 표현력이 생겨날리 만무하다.


문득 공작원 김현희가 생각난다. 이번 mbc티비에선 그래도 괜찮았지만 작년 6tv조선에 출연했을 때 그가 말 할줄 몰라서, 했던 말만 곱씹던 모습이 떠오른다. 조리있고 론리적인 말보다는 온 몸에 격한 감정밖에 없어 보는 이의 마음만 답답하게 만들었던 그는, 순간 순간 김정일의 혁명전사라는 말만 외쳐온 갈데없는 북한 여자였다.


자기 의사를 보다 적절한 표현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것, 이는 천재가 아닌 이상 생활화되고 훈련되지 않으면 결코 거저 이룰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려 3시간에 걸치는 회의를 알차게 끝마치고 우리는 저녁식사와 더불어 두 팀으로 나눠 놀이도 진행했다. 밤새도록 맥주도 마시며 신나게 놀다가 날이 푸름푸름 밝아오는 새벽 그제서야 모두들 곯아 떨어졌다.


나도 한껏 졸린 눈으로 새벽노을이 붉게 핀 북녘하늘을 바라보는데, 새 한 마리가 날아오고 있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 고향에서 날아오는 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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