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지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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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연이광백

증언36 - 핵실험 직접피해자 풍계리 인근주민 (2)

라지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7-12-25 11:12


<시즌2> 라지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눈물의 기록, 정의의 기록'
증언 36 - 핵실험 직접피해자 풍계리 인근주민 (2)

북한 당국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서 지금까지 총 6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했습니다. 거듭된 핵실험으로 인근 지역이 방사능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풍계리 인근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증상은 있지만, 원인은 알 수 없어 ‘귀신병’이라는 말이 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길주군 길주읍에서 살다가 백혈구 수치 감소로 고통을 겪고 있는 김소연씨 모시고 방사능 피해에 관해 이야기 들어봅니다. 

1. 지난주에 이어서 김소연 씨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세요. 지난주에 소개해주셨는데 2013년 말에 북한을 떠나서 2014년에 한국에 들어왔고 함경북도 길주군 길주읍에서 사셨습니다. 그리고 핵실험이 있었던 풍계리와는 20km 정도 떨어져 있는 지역입니다. 지난주에 세 차례의 핵실험을 북한에 있었을 때 경험을 하셨다고 했고 1차, 3차 때는 대대적으로 방송을 했기 때문에 모두가 알 수 있었다고 하셨죠. 그런데 북한에 계셨을 때 몸이 많이 아프셨다고요. 어디가 아프셨나요?

저는 북한에 있을 때부터 기운이 없고, 지금도 그래요. 불면증 때문에 얼마나 고생하는지 몰라요. 두통은 한국에 와서 MRI를 찍었는데도 그 원인을 몰라요. 온 몸에 힘이 없고 먹어도 살이 빠지고 지금도 속이 계속 메슥거려요. 일어나면 앞이 새까맣게 빈혈이 와요. 몰랐는데 한국에 와서 종합검진을 받을 때 백혈구 수치가 낮게 나온 것을 알았어요. 백혈구 수치가 낮고 빈혈이 있어서 철분제를 처방 받았어요. 

_ 언젠가부터는 냄새라든가 맛도 잘 못 느낀다고 하셨어요.

그럴 때가 많아요. 저는 남들이 맡는 냄새도 못 느낄 때가 많아요. 그런데 이 증상이 저 혼자만 그러면 모르겠는데, 저는 딸 세 명과 같이 한국에 왔는데 딸들도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어요. 그런데 한국에 온 길주 사람들 열 명한테 물어보면 열 명이다 두통이 있다고 해요. 그리고 다들 팔다리가 저리다고 해요. 저도 다 큰 딸들이 다리에 올라가서 밟아야 할 정도에요. 그 정도로 다리가 저려요. 

2. 혹시 언제부터 이런 증상을 느끼셨나요?

좀 심해진 건 6, 7년 된 것 같아요.  

3. 선생님만 힘이 없는 무기력증, 살 빠지는 것, 두통, 메슥거림이 있는게 아니고 딸들도 앓고 있고 동네 사람들도 그렇다는 거죠? 동네 주민 중 몇 분이나 이런 증상을 가지고 계신가요?

10명 중 8명은 그런 것 같아요. 

_ 그러면 그냥 단순한 개인적인 질병이 아니었군요.

그리고 백혈병 있잖아요. 저도 소식을 들었어요. 우리 옆동네에 6살 난 애가 2011년쯤 백혈병으로 죽었어요. 북한에서는 백혈구감소증이라고 얘기했어요. 또 임업전문학교가 있었는데 거기서 청년 비서 하던 청년이 백혈병으로 죽었다고 들었어요.

_ 백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간간히 있었다는 거군요?

네, 있었어요. 

4. 아까 얘기했던 것처럼 선생님이 사셨던 동네에서 많은 분들이 그런 증상을 겪었다면, 병원에 가보신 분들은 없나요?

병원에 가는데 진단을 못 내리니까 귀신병이라고 했어요. 병원에 가도 원인이 없으니까 미신을 믿는 사람을 찾아갔어요. 점 보는 사람을 찾아가면 조상 묘를 잘못 썼다든지 그런 얘기해주는 것뿐이에요. 그런데 거기도 병의 원인을 모르니까 그러는거에요. 결핵이 후진국 병이라고 하지만 길주군에선 20대 청년들이 결핵으로 죽는 경우가 많아요.

_ 간부 혹은 돈이 있는 사람들은 평양에 있는 병원으로 가지는 않았나요?

큰 병원에 가는 경우는 없어요. 두통인데 원인을 모르는 거니까요.

5. 보통 핵실험 하면 공기도 문제고 물도 문제일 것 같아요. 살던 곳에선 물을 어떻게 드셨나요?

풍계리 골짜기에서 넘어오는 물을 식수로 사용했어요. 북한에서는 크게 소독이라는 것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그 물에서 죽은 물고기가 나올 정도로 정수도 잘 안 됐어요. 

_ 물이 풍계리 골짜기에서 나온 거면 핵실험 전후로 해서 특이한 현상 같은 건 없었나요?

그런 건 못 느꼈어요. 느끼지 못하는데 길주군에 암이 엄청 많아요. 한 인민반 내에서도 암으로 죽는 사람이 많았어요.

_ 인민반이 40~50가구 정도 되나요?

40~50가구 까진 안 되고 한 20가구 이상이에요. 

_ 암으로 죽는 집은 얼마나 되나요?

암으로 죽는 경우가 네 집에 한집 꼴이에요. 

_ 물을 마실 때는 잘 못 느꼈다고 그랬는데 저수지나 정수장에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었나요?

그런 건 들어본 적이 없어요.

_ 다른 분의 증언은 물고기가 죽어서 내려오는 경우가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물고기가 몇 번씩 죽어서 떠내려온 적이 있어요. 사람들은 죽은 물고기를 건져 먹고 그랬어요. 이런 적은 몇 번 됐어요. 

_ 언제 그랬는지는 혹시 기억나시나요?

1차 핵실험 한 이후에 그랬어요. 그 전 80년대 전까지는 길주군 풍계리 골짜기 물이 차고 맑았거든요. 거기 산천어를 나무 상자에다가 생으로 잡아다 (평양으로) 올렸어요. 그렇게 올려 보냈는데 어느 때부턴가 산천어를 안 올려 보내더라고요. 그리고 가끔은 떼죽음을 당하는 물고기들이 내려오고요.

_ 그런데 주민들은 그 물고기를 잡아서 먹나요?

잡는 게 아니라 건져서 먹는 거죠. 

6. 그 때 흘러나오는 물을 드셨다고 했는데, 물과 공기로 방사능 피해가 오염될 것 같아요. 그런데 그 물이 흘러서 가면 바로 바닷가까지 흘러간다면서요?

육지에서 바다까지, 길주군 통과해서 하대군 경유해서 그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요. 50km가 안 되는 가까운 거리에 바다가 있거든요. 길주군 통과해서 어느 리를 통과해서 동해로 흘러 들어가요. 이 물이 계속 흘러들어가는데 물은 증발해도 핵물질은 사라지지 않는 거죠.

_ 그러면 단순히 길주 군민의 식수 문제가 아니라, 동해 쪽으로도 오염 가능성이 있는 거군요?

그 물이 내려가면 다 논밭이고 남새밭이고 다 그 물로 간수하고 끝에는 바다로 들어가는 거예요. 다 그 물이 적시면서 농사하고 그래요. 그러면 단순히 길주군 주민의 문제가 아니고 동해까지 문제인 거죠. 

_ 남북 동해안 쪽에 있는 사람들이 문제가 될 수 있는 거군요.

네, 그 물이 절대 청정지역이 아닌 거죠.

_ 중국, 러시아, 일본 같은 주변 국가들도 문제가 될 상황일 수 있겠군요?

다 그렇죠. 핵실험 1차 때 단번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우리는 절대 그렇게 생각 안하거든요. 그 전에 조그마한 실험은 계속 있었을 거예요. 

7. 이건 단순히 북한 길주군 군민의 문제가 아니라, 남북한 그리고 국제문제 차원에서도 심각한 문제겠네요. 그렇다면 피해를 입은 주민들의 상황을 보면서 ‘이게 혹시 저 핵실험장이 풍계리에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그때는 없었나요?

없었어요. 전혀 생각조차 안하거든요. 그 당시에는 당국에서도 핵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해설 해주지 않으니까요. 관심을 그 쪽으로는 안 가지거든요.

8. 원인 모를 병, ‘귀신병’이라고만 부르고 걱정만 하신 거군요. 풍계리에서 같이 살던 분들 중에 남한에 오신 분들을 지금 가끔 만나시나요? 

네, 만나고 있어요. 

_ 몇 분이나 오셨나요?

길주 사람들 거의 백 명 정도 돼요. 

_ 다른 분들도 그런 비슷한 얘기를 하시나요?

우리가 고향 모임으로 두루두루 만나기도 해요. 저 열명 중에 아홉명은 다 이렇게 앓아요. 똑같은 증상으로요. 

_ 그렇다면 지금 오신 분들이 북한에 있는 가족들에게 핵실험장으로 인해 생기는 걱정으로 연락을 한 적이 있으신가요?

전화를 할 때 북한 당국에서 도청을 너무 심하게 하니까 잘 못해요. 지금 한국 와 있는 친구가 북한에 있는 아들하고 온 게 6차 핵실험 한 후예요. 아들의 친구 7명이 죽었대요. 20대 후반인데 말이죠. 근데 아들도 폐가 다 녹아내려서 살 것 같지 못하다고 하더라고요. 지금 엄마가 돈을 보내주고 있어서 평양 병원으로 가라고 했어요. 근데 평양 병원에서 길주 사람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해요. 

_ 지금 북한 당국이 핵실험을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북한을 떠나오신 후 핵실험의 진동은 더 심해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3차 때 그렇게 심했는데 그 후야 말도 못하겠죠. 지금 형제들이 거기 남아 있는데 핵실험을 했다고 할 때마다 걱정스러워서 검색 해봐요. 

9. 지금 북한 풍계리에 있는 지역 주민들에게 지금 현재 필요한 건 어떤 것일까요? 

필요한 건 거기서 핵실험을 하지 말아야죠. 북한이 모든 게 다 열악하잖아요. 그런데 핵을 제대로 관리한다고 할 수가 없죠. 이론상으로 핵이 운반돼 가야 하고 핵실험 계속하는 데 그 주변에 풍계리에 사람들이 다 살고 있는 지역에서 하니까요. 그런데 거기서 친구가 말하길 핵실험 해도 길주 안에 가족들은 훈련하는 것처럼 해서 알지도 못 한대요. 주민들이 생명에 대해선 전혀 관심이 없잖아요. 

_ 핵실험 인근 주민들은 저희들이 보기에는 상식적으로 즉각 대피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보입니다. 

상식이라도 좀 알려줘야 해요. 전혀 모르고 죽은 물고기들을 다 건져 먹고 그러니까요. 왜 물고기가 다 죽었는지, 교육이 필요한 거예요. 주민들이 지난 10년 사이에 급격하게 앓게 된 여러 질병이 방사능 피해일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죠. 한국에 와서 방사능이 얼마나 위험하다는 것을 아니까, 우리가 이렇게 아픈 이유를 알고 문제의식을 가졌어요. 북에서는 그냥 “왜 그럴까, 왜 그럴까” 이런 생각만 했어요. 단순히 의문만 가졌을 뿐인 거죠. 

지금 풍계리 인근 주민들에 대한 즉각적인 대피와 의료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네요. 다소 안타까운 상황입니다만 지금까지 김소현 씨를 통해서 북한 핵실험장 인근 길주군 길주읍에서의 방사능 피해 가능성에 관한 증언을 들어봤습니다. 오늘 두 번째 시간이었는데요. 나와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 2부 -

김소연씨의 증언을 바탕으로, 이에 관한 전문가의 인권법적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정현 교수 전화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김소연씨의 오늘 증언을 통해 어떤 법적 문제를 이야기해 볼 수 있을까요?

오늘 사안은 정말 심각한 사안인데요, 우선 사회권규약 제12조 건강권의 위반을 기본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즉 정부가 직접 행한 핵실험으로 인해 인근 주민들의 건강이 직접 침해를 받았다는 점에서 명백한 건강권 위반이고요, 사후에 적절한 치료나 지원도 못 받은 것으로 파악되는 점도 건강권의 추가적인 위반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은 핵실험과 관련되는 주민들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서 진행자도 말씀하셨듯이 인근 마을 폐쇄 및 전폭적인 의료지원 등 다양한 차원에서 훨씬 강화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인권 문제는 아니지만 동해를 통해 국제적으로 이런 핵물질이 퍼져 나가는 것을 적절히 막을 국제적 의무도 지적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핵실험 자체를 안 하는 게 더 정답이겠지요.

또한 관련되는 사안으로 물에 대한 권리, 식수에 관한 권리 또한 존재하는데요. 북한도 당사국인 여성차별철폐협약 제14조 2항에 따르면, 시골지역에 사는 여성들에 대해 적절한 물 공급이 당국에 의해 취해져야 한다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 역시 당사국인 아동권리협약 제24조에서도 아동의 건강권 중에서 특히 깨끗한 식수의 제공이 질병과 영양실조 퇴치를 위해 매우 중요하고 따라서 당국은 깨끗한 물을 제공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물에 대한 권리는 보다 일반적으로는 2010년 UN 총회 결의 등에 의해 확인된 바도 있고 북한도 당사국인 사회권규약의 해석을 통해서도 그 중요성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저번과 오늘 증언 중에 나온 대로 길주 지역의 임신한 여성이 기형아를 출산하고 일반인들도 백혈병 등 각종 암과 질병으로 고생하고 계신데요. 방사능에 오염된 식수는 여성과 아동을 포함한 모든 사람들의 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매우 엄중한 건강권 위반 사안이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네,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주민들이 침해받고 있는 건강권 및 식수권에 관한 전문가 의견 들어봤습니다. 조정현 교수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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