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회고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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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부 유년시절의 추억, 두 번째
황장엽 회고록 2
작성날짜
2012-12-13 17:39
나는 어머니의 외모에 성격은 아버지를 닮아, 평생 한 우물을 파면서도 지루한 줄을 모르는 철학자형 인간이었다. 적어도 북녘 땅을 떠날 때까지는 아버지가 그랬듯이 나 역시 큰 후회도 부담도 없는 삶을 지향해왔다.
형은 광주학생사건 당시 미림보통학교 6학년이었다. 그런데 이 학교에서 독립만세를 주도한 혐의로 교사들에게 붙들려 곤욕을 치렀다. 그 와중에 일본인 교장에게 곤봉으로 머리를 세게 얻어맞았다고 한다. 형은 그 일이 있은 후 한동안 병석에 누워있었다. 그러고도 후유증으로 몇 년을 더 고생했는데, 심할 때는 며칠씩 누워 움직이지도 못했다. 젊디젊은 나이로 죽기까지 형은 늘 두통에 시달렸는데, 결국은 정신이 혼미해지는 병을 앓다가 내가 도쿄에서 대학을 다닐 때 죽었다.
일본으로 건너간 후로는 형을 보지 못했는데, 그동안 보내준 후원에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하고 혈육의 따스한 정 표시 한번 못했던 터라, 그렇게 죽었다는 소식을 듣자니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어릴 적 우리 두 형제는 자존심이 남달리 강하다는 것 말고는 외모가 다르듯이 성격 또한 확연히 달랐다. 또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의 양도 서로 달랐다. 어머니는 늘 형을 감싸고 돌았고, 아버지는 나를 형과는 상대가 안 된다면서 높이 평가하고 극진히 아꼈다.
( 중략 )
해설: 황장엽의 회고록, 나는 력사의 진리를 보았다, 지금까지 해설의 윤옥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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