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 방송정보 | 종영방송
  • 출연박수현

공식 SNS

남산 지하 조사실, 두 번째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06-29 17:19


사진 촬영이 끝났는지 특무들이 나를 승용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차는 빠른 속도로 달렸다. 그저 기가 막힐 뿐이었다. 내가 눈을 꼭 감고 계속 울기만 하니까 옆에 있는 여자 특무가 보다 못해 타일렀다.



“눈을 뜨고 밖을 좀 내다봐요. 서울이 어떤지 궁금하지도 않아요?”



그녀는 내 팔을 가만가만 흔들었다. 나도 서울이 궁금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눈을 뜨면 서울이 더욱 무서울 것 같아서 눈을 뜨지 않았다.



차 안에 있는 특무들은 계속 달리는 차의 뒤를 돌아보며 “아직 따라오나? ” “이제 따라오지 않는데?” , “됐어. 남산으로 가자” 하고 말들을 했다. 아마 내가 탄 차를 누가 따라왔는가 보다. 혹시 조국에서 나를 구출하려고 사람들을 보내준 것이 아닌가 하는 꿈 같은 생각도 해보았다. 차는 급히 달리다가 몇 번을 멈추고 구불구불한 길을 돌았다. 차가 멈출 때마다 이제 다 왔나 하면 또 달리고 이제 다 왔구나 하면 또 달렸다. 밖에서는 쉴 새 없이 자동차들의 시끄러운 소음이 들렸다.



‘왠 자동차가 이렇게 많은가. 외국 놈들이 얼마나 많이 서울에 와서 살길래 자동차가 이리도 많담.’



나는 외국 놈들에게 모든 권한을 빼앗기고 사는 남조선이 한심스럽기만 하였다. 어떻든 빨리 도착해 빨리 끝장나기만을 바라는 심정에서 조바심을 쳤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는 말대로 어차피 당할 일이면 한시 바삐 치르는 것이 나을 것 같았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같은 신세에서 어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긴 시간이 흐른 끝에 차가 찌익 소리를 내면서 멈추어 섰다.



도착한 곳이 남산 조사실임을 나는 알 수 있었다. 북에서도 누누이 남산 지하 조사실에 대해서 말을 들었고 아까 특무들이 “남산으로 가자” 고 말한 것을 보아서도 틀림없었다.



나는 수사관들이 이끄는 대로 어느 한 방에 들어가 침대에 앉혀졌다. 그때까지 나는 계속 눈을 감은 채 울고만 있었다. 지금 돌이켜 보아도 그 당시 공포에 떨던 처절한 내 심경은 아찔할 정도다.



‘그 악명 높은 남산 지하 고문실에 들어와 있는 것이다. 최악의 사태가 벌어지겠지’



나는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어떤 고문부터 시작하려나. 물고문? 성고문? 어떤 고문이든 상관없다. 벗어날 수도 피할 길도 없으니 당하는 수밖에.’



“이제 다 왔으니 좀 쉬도록 해.”



비행기에 올라와 이놈 저놈 하던 간부가 의외로 그런 지시를 내렸다. 나는 곧 침대에 눕혀져 의사의 진찰을 받았다.



“모든 게 정상입니다만 탈진 생태로군요.”



의사는 진찰 끝에 수사관에게 내 상태를 보고했다.



“그러면 영양주사라도 놓아 주는게 좋지 않을까요?”



수사관이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들은 또 주사바늘을 꽂았다. 침대에 눕힌 채 무슨 주산지도 모를 주사를 맞고 있는 내 처절한 꼴을 생각하니 눈물만 흘렀다.



“울지 말아요. 한숨 푹 자두든지...”



내 머리맡에 의자를 놓고 앉아 있던 여수사관이 눈물을 닦아주며 나를 달랜다. 그렇게 비싼 돈을 소모하면서 비행기로 나를 데려온 처지에 조사할 생각도 없이 주사만 놓고 있으니 그 속을 알 수가 없어 더욱 불안했다. 게다가 한숨 푹 자두라니 도대체 정신 나간 사람들이 아닌가. 언제쯤 조사가 시작되려나 하고 오히려 내 쪽에서 조바심이 났다.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

전체 0

국민통일방송 후원하기

U-friends (Unification-Friends) 가 되어 주세요.

정기후원
일시후원
페이팔후원

후원계좌 : 국민은행 762301-04-185408 예금주 (사)통일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