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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화 개성을 살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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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4-09-01 17:13

 


오랫만에 아는 언니네 집에 놀러왔다. 하나원에서 만난 언니네 집은 우리 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버스로 한 15분정도 가면 충분히 갈수 있는 거리다. 이렇게 가까이 있어도 평상시엔 잘 다니게 되질 않는다.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가끔 문자 한번 씩 날리다가 오늘에야 비로소 언니네 집에 나들이 왔다.


오늘 휴일이라 언니네 식구 모두 집에 있었다. 언닌 중국에서 살던 신랑을 데려와 같이 살고 있다. 여기 와서 낳은 딸은 벌써 4살, 인제 재잘재잘 못하는 말이 없다. 애교스런 딸의 윙크 한방에 온 넋을 다 잃는 신랑은 그야말로 딸 바보였다.


한참동안 딸의 재롱을 보며 웃고 떠들고 있는데, 딩동 딩동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누가 온 모양이었다. 언니가 나가 출입문을 열자, 웬 처녀애 둘이 들어왔다. 언니는 반색을 하며 반갑게 그들을 맞이했다.


보아하니 나이는 20살도 채 안돼 보이는 앳된 처녀애들이었다. 그리고 옷차림새나 머리 스타일이나 여기 온지 얼마 안 된 친구들 같았다. 화장한 모습도 어딘가 어색했다.


아니나 다를가, 엊그제 하나원을 갖 나와 언니네 아파트에 집을 배정 받은 친구들이었다. 어제 언니가 퇴근길에 승강기안에서 만나 통성명하고 오늘 휴일이니 놀러오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그 친구들은 처음이라 서먹서먹해 하면서도 성격들은 활달해보였다. 서로 어디서 왔는지부터 물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 친구는 함남도 함흥에서 왔고, 다른 친구는 평남 순천에서 왔단다.


근데 이야길 하면서 아까부터 내 시선은 그 친구들 머리에 자꾸 갔다. 둘 다 꼭 같은 핀을 꽂았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넙죽하고 커다랗고 색깔도 빨간 게 중국제같아 보였다. 초면에 친구들이 무안해할까 대뜸 말이 안 나갔다. 근데, 포도를 씻어 가지고 들어오던 언니가 툭 내뱉었다.


“야, 아니, 니들은 무슨 핀을 똑 같은거 꼽았냐? 하하, 아이구야, 당장 뺴라야! 촌스럽게”


후~ 언니가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을 속 시원하게 해줬다. 근데, 두 친구들의 반응은 얼떨떨했다. 머리핀이 같은 게 뭐가 문제냐는 표정들이었다. 그래서 나도 여기선 개성을 살려야 한다고 한마디 거들었다.


두 친구들은 서로 머릴 갸우뚱 하기도 하면서 일단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긴, 처음부터 어찌 척척 이해 될 수 있겠는가, 누군가 예쁜 옷, 예쁜 머리 핀을 꽂았다 하면 그거 어디서 구할 수 있냐, 어떻게 하면 되느냐, 그걸 따라하기 위해 신경쓰는데 익숙이 됐겠으니 말이다.


그 친구들한테는 개성이란 말도 어려울 수 있다. 맨날 듣는 말은 일심단결, 일심동체, 또 자유주의, 수정주의 날라리 근절이였겠으니 말이다.


난 친구들과 작별하면서 말했다. “나란 존재는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다. 하나밖에 없는 자신을 드러내라. 그것이 곧 개성이다.”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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