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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화 애매한 표현

대한민국 기업가 열전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4-08-11 16:33

 


회의가 시작됐다. 먼저 각 팀장들이 돌아가며 상반기 동안 이룩한 성과와 나서는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마지막 팀장님의 발언이 끝나자 사장님이 나섰다.


“상반기동안 모두들 수고 많았습니다. ... 하지만 각 팀에서 이번에 능히 더 나올 수 있는 성과들이 못나온 것 같아서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중요하게는 팀원들 간의 소통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하반기에는 이런 점들을 극복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장님의 말씀이 끝나자,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꼭지를 뗐다. “성원들이 맡은 임무에는 충실했지만 서로 합심하여 일하려는 열정이 부족하지 않았냐는 생각입니다.”
 
앵무새 같이 사장님의 말을 그대로 따라했다. 아니, 인젠 ‘그렇지 않을까’, ‘그런 듯싶습니다’, 라는 말이 이젠 나에게도 퍽이나 익숙 된 것 같다.


처음엔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이런 애매한 표현들 때문에 혼란스러울 때가 많았는데, 지금은 나도 모른 사이에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이다.


중간도 아니고 좋다 아니면 싫다로 딱 갈라내야 하는 북한사람들에게 이런 애매모호한 표현들은 어찌 보면 남한 사회 문화에 적응하는데 있어서 어려운 것 중에 하나일 것이다.


영화를 보면서도 “조선”과 “미국”란 표현으로 통하는게 북한 사람들인데,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지 않을까요?”라는 알쏭달쏭한 말은 참, 도대체 뭘 어떻게 하라는 건지 한동안 멍하게 만들어놓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남한사람들과 탈북자들이 충돌하는 상황도 종종 발생한다.


생각해보면 이런 경우 남한이 옳다거나 북한이 옳다라고 꼬집어 말할 수는 없는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의 표현이 애매모호하게 된 건 상대를 배려하게 된 데서부터 나온 문화이다. 그렇다고 북한의 흑백논리가 나쁘다라고 단정할 수 있을까? 좋고 나쁨, 옳고 그름 등 분명한 의사표현이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그러면 앞으로 통일이 되면 어떻게 될까? 그 때가면 남북한의 문화도 어차피 통일되어지기 마련이지 않는가, 이런 경우 어떻게 변화될까?


이런 생각이 든다. 딱딱하고 단호한 표현으로 상대에게 무안을 주는 흑백논리보다는 상대를 배려하는 한국의 표현이 더 오래 가지 않을까, 북한 사람들도 처음엔 좀 혼란스럽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남을 배려하는 것에 더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반응하리라 믿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몇 년을 살아본 내가 저도 모른 사이에 그렇게 바뀐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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