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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화 여름휴가

대한민국 기업가 열전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4-08-04 17:21

 


휴가철이다. 사람들 모두 휴가철 한 때 기분에 들떠있다. 휴가를 다녀온 사람, 아직 준비하고 있는 사람, 한창 피서지에서 즐기는 사람, 가족끼리, 또 친구들끼리 누구라 할 것 없이 여름한때 추억을 만들어가느라 분주하다.


나도 오랜만에 친구들과 함께 새벽 5시에 일어나 강원도의 어느 산골짝 계곡으로 출발했다. 시원한 새벽공기를 맞으며 계곡의 맑은 물에서 즐기고 맛있는 것도 먹는 상상을 하니 신이 났다. 그런데 그 행복한 상상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깨져갔다.


차들이 전부 다 우리가 가는 곳으로 가는지, 외곽으로 빠지는 골목에 차들이 꽉 막혔다. 몇 m도 못가서 서고, 또 가다가 서고, 좀처럼 차들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사람이 걸어가는 속도보다도 더 더디고 굼떴다. 꼭 명절 때 시골 내려가는 풍경 같았다. 그 때는 티비를 보면서 ‘차안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지칠까’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직접 겪어보니 우와! 이건 지치는 정도가 아니라 막 미쳐버릴 지경이었다.


벌써 9시가 넘었지만 로정의 절반거리도 못 왔다. 점점 해가 떠오르고 12시 정오가 되기 시작되면서부터 아예 바깥은 뜨거운 열기로 푹푹 쪘다. 길가의 초목들은 더위에 모두 축축 늘어졌다. 다행히 차안에 에어컨이 설치돼 있어서 바깥공기와는 상관없이 시원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렇게 몇 시간을 더 달려 오후 1시가 돼서야 목적지까지 도착할 수 있었다. 3시간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장장 8시간이나 걸린 것이다.


모두들 차안에서 지쳐 짜증을 냈지만 일단 내리니 그래도 서로 분위기를 살리느라 수다를 떨며 애를 썼다. 계곡에는 사람들 천지였다. 그 중에 애들이 대 부분이었다. 구명튜브에 딸을 앉히고 수영하는 딸바보 아빠도 있고, 작은 배처럼 생긴 튜브에 애들 셋을 앉히고 빙글빙글 돌아가는 엄마도 있었다.


청년들 대여섯이 모여 수구를 즐기며 웃고 떠드는 모습도 보였다. 우리도 계곡으로 들어가 시원한 물에 발을 잠그었다. 애들이 좋아라 뛰어놀고, 사람들의 웃음소리 넘치는 곳에 있으니 차가 막혀 짜증났던 일은 어느새 온데 간데 사라져 버렸다.


또 출출하던 배도 삼겹살구이로 채워주니, 정말 힘들게 온 보람이 있구나 싶었다. 공기좋고 물좋고, 산천좋은 곳에서, 일상의 힘들었던 일도 다 털어지는 것 같았다.


한국 사람들의 여름 휴가철 한때는 정말 평범한 일상이다. 처음에는 휴가철에 너무 유난을 떠는 한국 사람들이 별스럽게 보였지만 이게 바로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니겠는가,


시원한 산골짝 계곡에서, 바다에서, 물놀이장에서, 입술이 새파랗게 질릴 때까지 뛰어놀아도 성차 안하는 자식들의 천진난만한 웃음 속에서 행복을 느끼는 부모들의 모습이 뭐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닐 터,


내 고향 아이들도 언젠가는 피곤한 먼 로정에 지치더라도 부모님 따라 여름 한때 휴가 가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날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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