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기업가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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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화 찜통더위속에서

대한민국 기업가 열전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4-07-15 15:15

 


요 며칠 사이 부쩍 무더워졌다. 어찌나 더운지 몇 분 걷지도 않은 것 같은데 잔등에서 땀이 주르르 흘러내린다. 푹푹 찌는 날씨에 사람들 모두 헉헉 거린다.  


"니 콰이 라이바" "쩐 르어디~ 아야~"


익숙한 말소리에 주변을 돌아보니 몇몇 중국 사람들이 무리 지어 어느 한 식당에서 나오고 있었다. 최근 들어 길거리에 중국 사람들이 흔하게 보인다. 거의나 관광객들이다. 커다란 대형버스를 타고 다니며 관광지들을 둘러보고 한국의 문화도 배우며, 여름 한 때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은 아마 점심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모양이다.


예쁘장한 얼굴에 맵시 고운 처녀도 있고, 더위에 얼굴이 벌거딩딩해진 뚱뚱한 아줌마도 있었다. 그 뒤로는 아저씨 둘도 따라나왔다. 한 아저씨는 풍채가 좋았다. 찌는 더위에 한껏 짜증이 났는지 아저씨는 잔뜩 찌푸린 얼굴을 하고 연신 부채를 흔들었다. 생수병의 물을 벌컥벌컥 들이키던 아저씨가 급기야 웃통을 훌러덩 벗어 버린다.


순간 눈을 감았다. ‘저 아저씨 어쩌자구~ 아저씨! 여긴 한국이에요, 중국이 아니란 말이에요~’ 라고 막 소리치고 싶었다. 어쩌면 일행들도 그 아저씨를 말리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지.... 지나가던 모든 사람들이 힐끔힐끔 쳐다봐도 그러거나 말거나 아저씨는 횡단보도 기둥에 걸터앉아 축 늘어진 배를 자랑이라도 하듯 연신 부채를 흔들며 더위를 식혔다.


그때, 함께 점심을 먹으러 가던 회사 여직원들이 수군거렸다.


“아유 저거 뭐야? 정말 못 보겠네~ ”


중국 사람이니 망정이지 그 아저씨가 말을 알아들었더라면 다툼이 벌어질 일이었다.


문화적 차이라는 게 참, 작고 소소한 것 같지만 소홀하게 여기거나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큰 차이를 만드는 것 같다.


북한에서도 한 여름에 아저씨들이 웃통 벗고 있는 건 그리 신기한 일도 아니다. 특히 정오 시간 제일 더울 때는 길을 가다가 더위를 식히기 위해 근처 강가에 들어가는 건 아저씨고 아줌마고, 어른이고 아이고 가림 없다. 모두들 웃통을 훌렁 벗고 몸을 씻는 건 보통 일이니까, 아이들의 경우엔 홀랑 다 벗기고 씻긴다.


집에 들어가도 변변한 샤워 시설도 없는 북한에선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남한에서처럼 수도 시설이 잘 돼 있고, 조금만 걸어가면 버스나 지하철을 탈 수 있고, 그 속의 시원한 랭풍기에 어렵지 않게 더위를 식힐 수 있다면 그럴 이유가 전혀 없을 것이다. 더욱이 한 끼 벌이 위해 온 종일 다녀야 하는 고향 사람들에겐 웃통 벗고 몸 씻는 일은 오히려 한 순간의 쾌락이고 즐거움이다.


훗날 북한 사람들의 이런 거침없는 행동에 남한 사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오늘 그 여자들처럼 눈살을 찌푸릴까? 남한 사람들도 경제가 발전하고 공중도덕에 대한 의식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행동을 부끄러워하게 됐다고 한다. 국민들의 의식과 행동은 국가의 격을 높이기도 하고 낮추기도 한다. 남한 사람들이 이런 의식을 갖기까지 오랜 시간과 노력이 있었는데, 고향 사람들이 그렇게 될 때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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