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 회고록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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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부. 모스크바종합대학 철학연구원. 첫 번째

황장엽 회고록 2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02-19 18:21


6개월이 지나자 강의를 마음대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나는 듣고 싶은 강의를 찾아다니며 듣고 또 열심히 책을 읽었다. 천문학 강의와 이론물리학 강의도 듣고 철학사 강의, 문학 강의도 들었다. 러시아문학과 철학사, 로마사도 읽었다. 그렇게 열심히 1 동안 5천여 페이지를 읽었는데, 그때부터 어떤 책이든 사전 없이 있게 되었고, 러시아어로 사고(思考) 있게 되었다.


 


모스크바의 조선 유학생들은 매일 저녁 연구원이나 공부를 잘 한다고 소문난 학생 방에 모여 조선혁명과 관련된 토론회를 열었다. 유학생들은 토론회에서 서로 팽팽히 경쟁하며 두각을 나타내려고 애썼다. 그것은 토론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유학생 사회에 소문이 금세 퍼져 유명해지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 토론회에 차례 참석했다. 그러나 토론회가 너무 정치적이라고 판단하고는 다시는 참석하지 않았다. 내가 소련에 유학을 간 목적은 소련의 발전된 이론을 배우려는 것이지 조선의 정치를 배우려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의 이런 행동에 대해 뒷말이 많았다. 내가 토론에 참가할만한 실력이 없기 때문에 토론회를 기피한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소문이 맞았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나의 준비 정도로는 토론회에서 빛나는 의견을 내놓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나는 빠른 시간 내에 러시아 학생들을 따라잡기 위해 공부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다.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성실하고 실속 있는 공부를 하느라 토론회 따위는 무시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공부하는 대학에도 존경하는 사람의 정신이 아니라 외모를 흉내내려는 사람이 간혹 눈에 띄었다. 철학부 학생은 자기가 마르크스와 같은 천재라고 떠벌리면서 수염도 깍지 않고 담배를 많이 피웠다. 마르크스가 담배를 많이 피웠다는 것은 나도 알고 있었지만 친구처럼 많이 피웠는지는 의문이었다.


 


(중략)


 


해설: 황장엽의 회고록, 나는 력사의 진리를 보았다, 지금까지 해설의 윤옥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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