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민이 살 길은 개혁개방뿐이다

사회 : 이번 순서는 ‘조선인민이 살 길은 개혁개방 뿐이다’ 시간입니다. 김정일 독재를 반대하는 량심적인 간부들, 그리고 조선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년학생들과 함께 개혁개방의 구체적인 방도를 살펴봅니다. 오늘 이 시간부터는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의 여러 가지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개혁개방이 중국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자세한 도움 말씀을 위해 오늘도 윤성호 방송원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윤 : 네, 안녕하십니까?



사회 : 어디서부터 어떤 이야기를 꺼내야 좋을지 모를 정도로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에는 수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어떤 이야기부터 시작하는 것이 중국 사회의 변화를 리해하는 데 좋겠습니까?



명절이나 기념일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겠습니다. 해당 사회의 기념일에는 그 시대의 특성이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의 기념일에 나타난 변화를 살펴보면 중국 사회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보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1950년대 중국이 사회주의 나라가 되면서 중국의 명절문화에 대대적인 변화가 있었습니다. 구시대 전통명절이 퇴조하고 새로운 사회주의 명절들이 그 자리를 대체했던 것이죠.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서구문화가 들어오면서 중국의 명절문화에 또 다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사회 : 그렇다면 중국의 대표적인 기념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조선에도 5.1절, 로동절이나 당 창건기념일, 공화국창건일을 비롯해 여러 명절이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기념일에는 어떤 것이 있습니까?



중국의 사회주의 명절은 대개 매달 1일에 배치된 것이 많습니다. 로동절이 5월 1일이고, 당창건 기념일은 7월 1일입니다. 건군절은 8월 1일, 국경절은 10월 1일입니다. 로동절은 국제적인 기념일이니 모두 아실 것입니다. 건당절은 1921년 중국공산당이 탄생한 것을 기념하는 날이고, 건군절은 중국인민해방군의 기원으로 삼는 1927년 남창봉기를 기념하는 날입니다. 이 중 전통명절인 춘절에 버금가는 최고의 국가명절은 건국기념일인 국경절입니다.



5월 1일 로동절과 10월 1일 국경절은 현재 중국의 대표적인 기념일입니다. 이 날에는 3일 간의 휴무가 주어지고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경축행사가 열립니다. 최근 중국에서는 이 사흘간의 휴일과 앞뒤에 배치된 공휴일을 합쳐 약 일주일 정도의 연휴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봄과 가을 두 차례 대대적인 려행바람이 일고 있습니다.



전 중국인이 쉬는 기념일과 명절은 새해 첫 날인 1월 1일 원단(元旦)과 음력 1월 1일 춘절, 그리고 국경절과 로동절 이렇게 네 가지 뿐입니다.



그밖에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지정한 기념일로는 3월 8일 부녀절, 5월 4일 청년절, 6월 1일 아동절 등이 있습니다. 이들 기념일에는 해당자들만 하루를 쉬고 있습니다. 청년절은 1919년 청년학생들의 주도로 일본제국주의에 항거해 일어난 5.4운동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사회 : 그렇다면 개혁개방 이후 가장 많이 달라진 기념일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개혁개방 이후 가장 많이 달라진 기념일은 부녀절입니다. 부녀절은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날입니다. 과거에는 국가나 기업소가 마련한 정치적 기념행사에 참가하는 것이 고작이었습니다만, 개혁개방 이후에는 대표적인 가정의 날이 되고 있습니다. 우선 이날은 모든 집안일을 남성들이 하게 됩니다. 가족들은 여성에게 꽃을 선물하거나 여성들이 원하는 음식을 잘하는 유명한 식당에서 외식을 하기도 합니다. 백화점이나 식당, 극장 등에서는 이날 여성들에게 가격을 깎아 준다거나 하는 특별우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직장과 기업소에서는 대개 반일 근무를 하고, 여성 직원들에게 기념품이나 축하금을 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정치적인 기념일 성격이 짙었지만, 지금은 말 그대로 모든 것에서 여성이 중심에 되는 진정한 여성의 날로 바뀌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회 : 중국의 대표적인 전통명절은 역시 춘절, 즉 음력설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최근 중국의 춘절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중국 춘절하면 떠오르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정도일 겁니다. 하나는 고향에 가기 위해 몰려든 사람들로 가득 찬 기차역과 버스 터미널입니다. 또 하나는 악귀와 불운을 쫓기 위해 터뜨리는 폭죽소리입니다. 폭줄 놀이는 화재나 화상 위험이 커서 그 동안 도시지역에서는 금지되어 왔지만, 2005년부터 제한적으로 다시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민들이 폭죽을 터뜨리지 않으면 명절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며 당국에 항의하는 바람에 결국 당국도 폭죽녹이를 허용한 것입니다.



중국인들은 섣달그믐 밤 열두시, 한 해가 바뀌는 때에 전국 곳곳에서 일제히 폭죽을 터뜨립니다. 이때 춘절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게 됩니다. 중국인들은 춘절이 되면 사람들에게 소원을 성취하고 돈을 많이 벌라는 인사를 서로 나누는데요. 이런 모습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개혁개방 이후 달라진 풍경이 하나 있는 데요. 과거에는 집집마다 일일이 방문해서 어르신들에게 세배를 했었는데요. 요즘에는 손전화를 통해 문자를 보내는 것으로 새해 인사를 대신하는 문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사회 : 직접 찾아뵙지 않고 손전화로 새해 인사를 대신한다니 한편으로는 편리하겠다는 생각도 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삭막해져간다는 생각도 듭니다.



그런 면이 없지 않습니다. 그러나 중국인들도 일가친척이나 중요한 사람에 대해서는 여전히 직접 찾아가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다만 과거에는 직접 찾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새해 인사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손전화가 생기면서 지금은 그 사람들에게도 새해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 : 그렇군요. 사회주의 국가들은 원래 종교적 기념일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는 성탄절 즉 크리스마스 같은 종교적 기념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하는 데요. 어떻습니까?



개혁개방 이후 서구문화가 들어오면서 해외생활을 하고 돌아온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들을 중심으로 성탄절 분위기가 해가 바뀔수록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성탄절이 공식 기념일은 아닙니다.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날을 기념해 서로 선물을 주고받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또 거리에는 성탄절을 기념하는 각종 나무장식과 기념품들로 넘쳐나고 있습니다. 성탄절을 기념하는 음악이 거리 곳곳에서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성탄절 기념음악을 영어로는 캐롤이라고 하는 데요. 성탄절이 있기 전후로 약 일주일 동안은 대부분의 대도시에서 캐롤이 울려퍼진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서방국가의 도시들의 성탄절 풍경과 차이를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중국인들이 성탄절에 캐롤을 듣거나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은 기독교를 믿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현상은 아닙니다. 그냥 전 세계적인 기념일을 받아들이고 즐기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사실, 성탄절은 이제 기독교 국가냐 아니냐를 떠나 전 세계인이 함께 즐기는 기념일이 되었습니다. 중국인도 그와 같은 추세를 따르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회 : 성탄절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지정한 기념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성탄절을 즐기는 인민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다는 말씀이신데요. 공식 기념일은 아니지만 인민들 사이에서 인기가 있는 기념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주로 청년들 사이에 그런 기념일이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으로는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와 11월 11일 독신자의 날이 있습니다. 연인들끼리 서로 쵸콜레트 선물을 주고 받는 발렌타인데이는 국제적인 청년들의 축제일인데요.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젊은이들도 이날을 맞리해 사랑하는 연인들끼리 쵸콜레트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사랑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독신자의 날은 1990년대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1월 11일이 되면 결혼을 하지 않았거나 애인이 없는 젊은 독신자들은 아침에 밀가루 반죽을 길게 늘여 튀긴 유조 4개와 만두 1개를 먹습니다. 그런 다음 독신 친구들에게 장미꽃을 보내고, 함께 술잔치를 벌여 독신의 외로움과 자유로움을 마음껏 발산합니다. 이날 결혼중매를 전문으로 서는 기업소들은 독신자들을 위해 각종 짝짓기 행사를 개최하거나 동반 나들이 행사를 마련하기도 합니다.



사회 : 국가의 통제가 심한 조선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모습들입니다. 그런 것을 보면 중국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자유민주주의 사회와 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어떻습니까.



그렇습니다. 정치적으로는 공산당 일당 독재를 하고 있지만, 인민들의 사상과 생활 속에서는 이미 계급혁명과 같은 사회주의적 요소들이 거의 사라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재 중국인들의 주요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벌어 잘 살 것인가? 하는 데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중국 공산당의 관심사도 어떻게 하면 중국을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데 있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이 선택한 방도는 인민들 각자에게 주인으로서 자유와 권리를 준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기념일 풍경 속에 드러나는 인민들의 생활에도 자유민주주의적 요소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회 : 기념일 풍경 속에도 중국사회의 다양한 변화가 녹아 있군요. 또 다른 측면에서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의 변화를 엿볼 수 있는 것은 어떤 겁니까?



중국 사람들의 의식과 생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 가운데 눈에 띠는 것은 려행문화입니다. 사실, 조선과 마찬가지로 중국도 개혁개방 이전에는 려행이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개혁개방 이후 자신이 원하는 곳은 얼마든지 려행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려행은 이제 중국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1990년대 말부터 중국 사회에는 려행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는 중국경제가 발전하고 인민들의 소득이 늘어나면서 자동차를 가진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기 시작한 때입니다. 사회주의 명절인 5월 1일 로동절은 봄이고, 10월 1일 국경절은 가을입니다. 봄과 가을은 려행하기 좋은 계절이기도 한데요. 중국 당국은 로동절과 국경절을 전후해 인민들에게 약 일주일 정도의 휴가를 주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 기간에 평소 자주 만나기 어려운 부모, 친지, 친구들을 방문하거나 함께 원족을 하는 정도였는데요, 최근에는 멀리 려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연휴기간에는 중국 전역이 려행하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 중국인들의 대표적인 려행 방식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조그만 가방을 등에 둘러 메고 전통 건축물과 문화가 보존된 시골마을을 찾아가는 려행입니다. 등에 둘러메는 가방을 보통 배낭이라고 하는 데요. 이 때문에 이런 려행을 배낭려행라고 합니다. 다른 하나는 자동차를 직접 운전하여 관광지나 놀이시설을 찾는 려행입니다. 이 때문에 중국에는 전국의 주요 려행지에 대한 사진과 려행 방법, 교통시설에 대한 려행정보책자나 자가운전려행 안내서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 : 공적인 업무를 위한 목적 이외에는 려행이 사실상 금지되어 있는 우리로써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려행 장소는 어떤 곳들이 있습니까?



배낭려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은 주로 전통적인 분위기가 많이 나는 곳들이라고 합니다. 대표적인 곳은 전통미가 넘치고 경치가 좋은 강소성의 ‘소진’입니다. 아름다운 강과 하천이 많아 물의 고장이라고 불리는 곳입니다.

단체 려행객들이 많이 몰리는 려행지는 운남성의 사천성에 있는 려행지들입니다. 과거부터 경치 좋기로 이름 높았던 황상이나 계림은 최근에는 려행객들이 발길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대신 사천성 북부의 구채구와 황룡일대, 그리고 운남성 서북부의 곤명, 대리, 려강, 마지막으로 호남의 무릉도원이라고 불릴만큼 경치가 아름다운 장가계 같은 곳에 려행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합니다.



사회 : 인민들에게 려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고 인민들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려행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씀해주셨는데요. 그렇다면 해외려행은 어떻습니까? 국내 려행야 마음껏 할 수 있겠는데,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공산당 독재를 유지하고 있는 중국당국의 립장에서는 인민들의 해외려행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 문제라면 해외 려행을 하는 중국인의 수가 얼마나 되는 지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중국 당국이 일반인민들의 해외 려행을 허용한 것은 1990년대 중반이었는데요. 해외 려행을 허용한지 약 10년 정도 지난 2006년 당시 해외려행을 한 중국인은 약 3천5백만명이었습니다.



지난 2000년대 초중반 <3천딸라로 끝낸 세계일주>라는 해외 배낭 려행 안내서가 출판되면서 중국인들의 해외 려행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일반인들의 해외 려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지금 전세계 주요 관광지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려행자들은 중국인들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홍콩과 동남아세아 지역에 집중되었던 중국 려행자들이 지금은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로 가리지 않고 려행하고 있습니다.



사회 : 해외 려행을 하는 중국인이 늘어나는 만큼 중국인 려행자들을 데려가기 위한 각국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2010년에 세계를 누빈 중국인 려행자는 수는 약 5,000만명을 넘어 섰습니다. 그 수도 엄청나지만 그들이 쓰는 돈도 막대한 규모라고 합니다. 중국인들이 지난해 일본에서 쓴 돈은 일본돈 기준으로 2천5백억엔에 이릅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 려행객들 중 가장 많은 돈을 쓴 것입니다. 남조선을 찾는 중국인도 한 해에 200만명에 달합니다. 남조선의 경우 일본 려행객이 1인당 평균 1,073달러를 쓴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중국인 려행객은 이보다 많은 1,558딸라를 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인 려행자들은 세계 관광업계의 ‘핵심 고객’으로 떠올랐습니다. 세계관광기구는 오는 2020년이 되면 중국인 려행객이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전 세계 관광관련 기업소들이 중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시간이 지날수록 세계려행산업에서 중국인 려행자들이 차지하는 지위와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사회 : 지금까지 개혁개방 이후 중국 사회의 기념일 문화와 려행의 자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인민의 자유를 허용하고 경제발전으로 소득이 늘어나면서 단순히 정치적 행사를 위한 기념일이 아니라 인민들의 행복한 생활을 보장하는 기념일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 개혁개방 이후 중국 인민들은 자기 나라는 물론, 해외 려행도 마음껏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도 역시 중국 개혁개방 이후 중국의 사회 변화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선인민이 살 길은 개혁개방 뿐이다.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윤성호 방송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