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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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한 턱 내는 날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07-12 18:11


오늘 1년간 회사를 떠나지 않고 일한 대가로 국가에서 지원해주는 취업장려금 500만원을 받았다. 정말 대한민국 정부와 국민들께 감사할 따름이다. 빈 몸뚱이 하나뿐인 탈북자들에게 집을 주고 생계비를 주고, 또 더 열심히 일하는 사람에게는 3년간 지원금까지 주니, 그 고마움 무슨 말로 다 표현할 길 없다.



그래서 오늘 회사 사무실 분들에게 한 턱 내기로 하고 일을 다 끝낸 후 빕스라는 식당으로 향했다.



서울에서 제일 혼잡한 거리로 알려진 홍익대입구 역 근처에 들어서니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특히 젊은 청년들이 눈에 띄는데, 놀라운 것은 처녀들의 옷차림이 아주 파격적이였다. 어깨와 팔을 다 드러낸 빨간 원피스를 입은 여자들은 아예 이딸리아 사람 같아 보였다.



정임; 어머머~~ 이건 또 뭐야?



갑자기 옆을 스쳐가는 한 남성의 뒤 몰골에 깜짝 놀라 입을 딱 벌리고 한동안 얼 나간 사람처럼 지켜보았다. 어깨에 기타를 메고 가는 그 남성의 머리카락이 뭔 두꺼운 바줄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것 같은게 도통 사람의 머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이제까지 희한한 머리나 옷차림을 한 사람들을 봐왔지만 저런 건 처음 본다.



그런 내 모습에 회사 분들이 더 신기해 하는 것 같았다. 다윤언니가 웃으면서 하는 말이 서울에서 이 골목이 가장 자본주의적 색채가 잘 드러나는 거리란다. 특히 개성을 중시하는 예술인들은 저렇게 희귀하게 하고 다니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개성이란 말에 하나원 교육을 받을 때 생각이 떠올랐다. 똑 같은 머리 핀을 하고 다니는 우리 탈북자들의 모습을 보고 하나원 선생이 그런 말을 하셨다.



“남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한 핀을 절대로 쓰지 않는다, 그것은 개성 때문이다. 왜 다른 사람의 것과 꼭 같이 하려고 하는가, 자기 개성을 살리라, 이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자기 자신을 드러내라.”



그때도 느낀 바였지만 실로 공감이 가는 말이다. 짧은 순간이였지만 생각이 바뀌니 멀어져가는 그 남성의 뒤 모습이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누구도 할 수 없는 일을 과감하게 할 수 있는 그 남성의 개성이 부러울 정도였다.



혼잡한 거리를 빠져나와 10층짜리 건물 3층에 자리잡은 빕스에 들어갔다. 으리으리한 식당 안으로 들어서니 역시나 사람들이 많았다. 항상 이런 곳에 올 때마다 느끼지만 조선에서는 중앙당 간부들이나 올 수 있는 이런 희한한 곳에 나도 올 수 있다는 생각에 절로 기분이 우쭐해진다.



더욱이 오늘은 내가 한 턱 내는 자리이니 어느 식당 사장같은 생각마저 든다. 모두들 각자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떠가지고 식탁에 앉아서는 잘 먹겠노라고 인사를 하니 더더욱 우쭐해졌다.



빕스라는 식당은 채소가 기본 주 식단이였다. 가져온 음식을 다 먹고 나서 또 가서 가져다 먹고, 그러기를 한 세 번을 하니 배가 불렀다. 식성 좋으신 사장님은 다섯 번이나 갔다오셨다.



비록 고기같은 음식은 닭고기 하나 밖에 없어 나는 별로였지만 채소를 좋아라 하는 여기 한국분들이 맛있게 먹는 걸 보니, 또 얼굴마다에 핀 행복한 웃음을 보노라니 나한텐 그 보다 더 좋은 선물이 없었다.



내 손으로 번 돈으로 사람들에게 식사 한 끼 대접할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랍기도 하다. 내가 양보하면 나 자신이 죽어야만 했던 북조선에선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대한민국에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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