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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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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4-12-29 16:12


또 한해가 저물고 새로운 한해가 오고 있다. 손 전화기를 통해 한 해 동안 감사했던 분들에게 인사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 곧 1월 1일이 되면 새해축하 문자나 동영상카드가 예쁘게 펼쳐지면서 받는 이의 마음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새해를 맞으면 으레 펼쳐지는 이런 풍경 속에서 자주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고향에서 주고받던 새해축하 년하장이다. 이맘때면 뭔가 놓친 듯 허전함까지 들게 하는 연하장은 흘러간 학창시절의 일부분과 함께 나의 기억 저편을 조용히 두드리곤 한다.

그 시절 고향에선 년말년시때면 선생님과 이웃들, 친구들에게 년하장을 보내느라고 애를 많이도 썼다. 상점이나 우체국들을 돌아다니며 마음에 드는 년하장들을 넉넉히 사들이는가 하면 그것도 성차지 않아 수채화나 붓, 색종이, 반짝이 같은 것들을 죄다 동원해 하얀 종이로 예쁜 년하장을 만들기도 했다.

그 뿐이 아니었다. 년하장에 써넣을 멋있고 특별한 시어들을 떠올리느라 스스로가 시인이 되어 끙끙 머리를 앓기도 했다. 한번은 나름 소박함으로 색다른 분위기를 낸다면서 “새해 행복하세요.” 이런 말만 달랑 써놓고는 딱친구와 너무 성의가 없다느니, 아니라 거니, 하면서 옥신각신했던 적도 있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것을 세로로 쓸까? 가로로 쓸까? 사선으로 쓸까? 하는 것도 또 다른 고민이었다.

생각해보면 그 때 왜 그렇게 년하장에 지극정성 다 했을까, 싶으면서도 한편으론 그 때가 참 행복한 시절이었구나, 그 나마 북한에서 사람들 사이에 인간적인 정이 아낌없이 오고가던 따뜻한 시기가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내 기억에 년말년시에 펼쳐지던 북한의 년하장 풍경은 90년대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면서 크게 줄어든 것 같다. 그 때는 년하장 파는 곳도 드물었고 사람들 자체도 언제 년하장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사실 숱한 사람들이 굶어죽던 그 시기 년하장을 주고받는 것 자체가 사회정서상 맞지도 않았을 것이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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