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인민이 살 길은 개혁개방뿐이다

사회 : 이번 순서는 '조선인민이 살 길은 개혁개방 뿐이다' 시간입니다. 김정일 독재를 반대하는 량심적인 간부들, 그리고 조선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년학생들과 함께 개혁개방의 구체적인 방도를 살펴봅니다. 개혁개방 이후 변화한 중국 사회를 알아보고 있습니다. 지난 시간들에서 중국의 산업과 기업소에 대해 알아보고 있는데 오늘도 역시 중국의 대표적인 기업소를 소개합니다. 오늘 소개할 중국의 기업소는 중국 최대 콤퓨타 정보기술 기업소 련상입니다. 오늘도 도움 말씀에 윤성호 방송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윤 : 네, 안녕하십니까.



사회 : 앞에서 오늘 알아볼 기업소가 련상이라고 소개했습니다만, 련상은 어떤 기업소입니까?



윤 : 중국의 대학생들에게 꼭 일해보고 싶은 기업소가 어디인가? 여론조사. 1위 기업소는 련상(영어로는 Lenovo, 중국어 공식명칭은 련상집단유한공사). 중국 최대 다국적 민영 기업.

- 1984년 설립. 중국 국립과학원 산하 콤퓨타연구소의 연구원 11명이 설립한 작은 국유기업.

- 십여년 후 중국 최대의 개인용 콤퓨타 제조 기업소로 부상.

- 련상은 중국 시장에서 이동통신설비, 각종 콤퓨타 제품을 생산 판매.

- 중국의 개인용 콤퓨타 제품의 시장 점유률은 1/3을 넘음. 중국인 셋 중 한명은 련상 콤퓨타 사용. 97년부터 9년 연속 시장 점유률 1위를 차지

- 2000년대 중반에는 세계 최고의 콤퓨타 기업인 미국의 IBM은 사들인 세계 최대 콤퓨타 기업소로 발전.



사회 : 기업소의 수준을 알아보는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역시 기업소가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나 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련상이 한 해 동안 벌어들이는 돈은 얼마나 됩니까?



윤 : 련상은 지난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 련속 중국민영기업 가운데에서 가장 많은 수익을 거둔 기업소.

- 2006년도 련상의 영업 수입은 중국돈으로 1,389억4,700만원. 500개의 민영기업 가운데 1위 차지.

- 2006년 당시, 영업 수입 총액이 100억원을 초과한 기업은 중국 내에 58곳. 200억원을 초과한 기업은 14곳.

- 련상은 총자산 651억3,800만원으로 자산총액 1위에 올랐음.



사회 : 중국은 흔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킨 나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콤퓨타 같은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올라섰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윤 : 그렇습니다. 보통 경제 수준이 뒤떨어지는 나라들은 다른 나라에서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제조업 분야를 중심으로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 일반적. 중국도 제조업 중심으로 개혁개방과 경제성장에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음. 그러나 중국은 선진국들이 주축이 돼서 이끌고 있는 최첨단 과학기술이 필요한 산업(대표적인 것이 콤퓨타나 인터넷트를 비롯한 정보통신) 분야를 발전시키는 데도 소홀하지 않았음. 이 때문에 개혁개방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중국의 경제발전 속도가 늦춰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임.



사회 : 련상이 발전해온 과정을 짤막하게 소개해주시죠.



윤 : 발전단계를 대략 살펴보면, 크게 창업단계, 성장단계, 그리고 통합과 체계개편단계로 나눌 수 있음.

- 창업단계는 1984∼1989년. : 1985년 주로 컴퓨터 기술개발과 무역업무에 종사하던 시절. 이 시절에 콤퓨타관련 기술 축적.

- 성장단계는 1990∼1997년. : 1990년 그동안 축적한 기술을 바탕으로 개인용 콤퓨타 제조 허가를 얻어냄. 1993년과 1995년에 각각 중국 최초의 펜티엄 콤퓨타와 펜티엄프로 콤퓨타를 만들어 냈음. 북경련상의 순수익이 1990년의 889만 위안에서 1996년 3,476만 위안으로 증가.

- 통합과 체계개편단계는 1997년∼현재. 2000년「련상과기발전유한공사(聯想科技發展有限公司)」,「련상집성계통유한공사(聯想集成系統有限公司)」,「련상망락유한공사(聯想網絡有限公司)」

가 「련상신주수마(聯想神州數碼)」로 통합. 2004년에는 세계적인 콤퓨타 기업 IBM 개인용 콤퓨타 사업부분과 통합.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전을 마련.



사회 : 련상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올라선 것은 아무래도 미국을 대표하는 콤퓨타 기업 IBM을 사들이면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언제, 얼마를 주고 사들인 것입니까?



윤 : 2004년 12월 8일. 미국의 IBM은 개인용 콤퓨타 사업 부문을 중국 련상이 총 12억5000만딸라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힘.

- 중국 련상은 IBM 개인용 콤퓨타 사업을 인수하는 대가로 6억5000만 딸라는 현금으로, 나머지 6억 딸라는 련상그룹의 증권으로 IBM에 지급.

- 조선의 일년간 수출 총액이 10억 딸라 정도에 불과. 조선의 일년 수출 총액을 다 주고도 살 수 없는 미국의 IBM을 중국의 일개 콤퓨타 기업이 사들인 것.



사회 : 련상이 IBM을 사들이면서 두 기업소가 사실상 통합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통합이후 기업소 운영은 어떻게 달라졌고, 또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지위는 얼마나 달라진 것인지 궁금합니다.



윤 : 통합으로 련합기업소가 된 련상 련합기업소. 통합 즉시, 미국의 뉴욕에 개인용 콤퓨타 사업 본사를 둠. 북경과 미국의 노쓰캐롤라이나주 랄리(Raleigh)에 주요 사무소를 운영해오고 있음. 그리고 전 세계 지역에 판매 사무소를 운영해왔음.

- 련상과 IBM 개인용 콤퓨타 사업부문의 통합 당시 사업 규모는 전 세계 개인용 콤퓨타 시장의 약 8% 정도 차지. 매출 총액은 120억 딸라. 판매 대수는 1190만대. 이를 종합하면 당시 세계에서 세번째로 큰 개인용 콤퓨타 회사가 탄생한 셈.

- 련상은 당시 계약으로 그전보다 4배 큰 개인용 콤퓨타 사업조직을 갖추게 됐고, 약 1만명의 현 IBM 직원들 (중국 지역에서 40% 이상, 미국에서 25% 이하)을 새로운 식구로 맞이.



사회 : 련상을 만든 사람은 누구고, 또 현재 련상을 이끌고 있는 기업소 최고 간부는 누구입니까?



윤 : 초대 총지배인은 류전지(柳傳志). 1984년 그의 나이 40세에 기업소를 창립. 11명의 기술자들과 힘을 모아 현재의 련상을 세운 인물. 류회장은 제품의 품질을 강조한 지배인으로 유명.

- 현재 지배인은 양원경. 올해 46세. 지난 2001년 37세의 나이로 총지배인의 자리에 오름. 류전지 회장과는 달리 물건을 사는 인민들의 요구를 중시하고 기술을 강조. 류전지 지배인의 경우 매년 약 1억딸라 정도를 기술연구비로 쓰고 있었으나 양원경 회장은 기술연구비를 6억4천5백만딸라로 늘림.

- 2003년 초 양원경(楊元慶.38)회장이 긴급 중역회의를 소집. 혁신을 강조.

본사의 핵심인사는 물론 북경, 상해, 혜양, 이렇게 3개 생산거점 책임자들을 모두 불렀음.

참가자들은 으레 신년인사나 새해 사업전략을 발표하는 자리려니 생각.

그러나 양회장은 '더 빠르게 변하지 않으면 회사 앞날이 어둡다'며, '올해부터 련상의 기술. 제품. 문화 모두 세계 정상을 향해 달리겠다'고 비장하게 선언.

기업소의 이름을 바꿈. 'Legend'로 표기돼 있던 영어식 이름을 하룻밤 사이에 'Lenovo'로 바꿈. Legend에 '혁신'을 뜻하는 Novo라는 말을 합해 만든 이름. '매일 혁신하는 련상'이라는 의미. 이름을 바꾼 것은 '직원들의 혁신정신을 높이고, 세계로 나아간다는 목표를 분명하게 알리기 위한 조치.



사회 : 련상의 급속한 발전은 중국정부의 지원도 한몫을 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정부의 첨단과학기업에 대한 지원은 정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습니까?



윤 : 중국 정부는 우선, 첨단기술 개발구를 지정해 적극적으로 지원.

- 1987년 중국과학원 시찰단이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둘러본 적이 있음.

- 그 후 북경대, 청와대, 북경이공대가 모여 있는 북경 서부 외곽 해정구의 중관촌 지역이 실리콘밸리의 입지조건과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 중관촌을 첨단기술 개발구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하기 시작.



사회 :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모방해 첨단기술 개발구를 만들었다는 말씀인데요. 실리콘밸리가 청취자들한테는 생소한 말인데 무엇인지 설명해 주시죠.



윤 : 실리콘은 콤퓨타의 핵심 부품인 반도체 회로나 태양 전지 등에 사용되는 비금속 원소. 원소 번호는 14, 기호는 Si, 산소 다음으로 지표면에 가장 풍부한 물질. 모래나 진흙의 주요 성분.

- 밸리는 골짜기라는 말. 콤퓨타를 비롯한 최첨단 정보기술 기업소들이 몰려 있는 지역을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라고 부름.

- 1988년 8월 중국 정부는 첨단 과학기술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장기 전략의 일환으로 중관촌을 ‘제1호 첨단기술 개발구’로 지정.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선진기술국가에서 공부한 류학생들이 귀국하면서 모교 근처인 중관촌에 자리 잡기 시작. 이들이 초기 중관촌 기술발전의 전위부대 역할. 중관촌은 전자상가단지, 과학촌, 정보산업단지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 과학촌은 중국과학원과 중국공정원의 연구인력 1만5000명을 보유한 중국 최고의 두뇌집단.



사회 : 중관촌에는 세계적인 기업소들이 많이 들어서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기업들이 있습니까?



윤 : 현재 중관촌에는 미국의 콤퓨타 기업 IBM,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 손전화 기업 모토롤라, 컴퓨터 부품 기업 인텔, 일본의 미쓰비시와 같은 세계적인 다국적기업과 련상, 베이다팡정(北大方正) 등 중국의 첨단기업이 다수 있음.

- 7,000여 개의 정보통신기업소 중관촌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이중 외국자본이 투자한 기업은 1,100여 개. 중국 정부는 앞으로 10년간 총 2,000억원을 들여 첨단기업 발전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할 계획. 중관촌의 총매출은 1989년 17.8억원 1999년에는 846.1억원 10년간 50배 가까이 성장.



사회 :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지원 정책이 련상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을 낳은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군요. 련상 기업소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개별적 지원은 없었습니까?



윤 : 중국 정부는 중국과학원을 통해 과학기술기업소 전반에 대한 지원뿐 아니라 가장 성공적으로 발전한 련상에 대한 특별지원을 하기도 함.

- 중국과학원 계산기연구소는 련상에 3가지 특혜를 제공. 첫째, 련상이 필요한 인재를 계산기연구소에서 찾고, 필요없는 사람은 다시 돌려보낼 수 있게 조치. 필요한 인력을 마음대로 쓸 수 있게 함. 둘째, 련상의 기업경영, 인재배치, 재정업무에 대해 일체의 간섭을 하지 않기로 결정함. 셋째,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중국과학원 계산기연구소의 이름을 사용할 수 있게 함.

- 그 외에도 다양한 지원을 않았음. 련상이 초창기에 자금 때문에 어려웠을 때, 계산기연구소가 연구경비를 지원함. 중국정부의 대규모 사업을 련상과 공동으로 진행. 1998년 이전까지 련상 직원의 급여도 계산기연구소에서 지급. 련상의 일부 직원은 계산기연구소와 련상의 연구원을 겸직할 수 있게 허용.



사회 : 련상이 세계적인 콤퓨타 기업들을 물리치고 중국 콤퓨타 시장을 장악한 힘은 어디에 있습니까?



윤 : 1990년대 중반만 해도 중국의 개인용 콤퓨타 시장은 IBM같은 다국적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었으나 련상은 불과 10년 만에 외국업체들을 물리침.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첫 번째 힘은 중국인들의 특성을 잘 이해했기 때문.

콤퓨타 사용능력이 부족한 중국인들은 다루기가 쉽고 편한 콤퓨타를 원함. 그러나 IBM이나 델 등 미국 콤퓨타업체들은 자국인들 기준에 맞는 콤퓨타를 중국에 도입해 고전을 자초했다. 련상은 콤퓨타를 전혀 모르던 중국인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콤퓨타로 승부를 걸었고 이 전략이 적중.

- 사례 : 중국 학교들은 학생들이 콤퓨타 조작장치의 하나인 마우스 속의 공을 훔쳐가는 바람에 골머리를 앓아왔음. 이 점을 눈여겨본 련상은 마우스의 공을 함부로 빼갈 수 없게 만든 콤퓨타를 내놨고 이 상품은 대대적인 인기를 얻엄. 미국 시장에서라면 아무 쓸모가 없지만 자국 시장의 특수성을 이해한 조그만 발상 하나가 련상 콤퓨타를 불티나게 팔리게 함.



사회 : 중국의 기업들이라면 대체로 그런 이점이 있지 않겠습니까? 세계적인 기업으로 계속해서 발전해온 련상만의 독특한 기업소 운영 전략은 없는지요?



윤 : 사람중심의 경영 원칙이 련상의 지속적 발전을 보장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

- 대학교 졸업 이상의 학력자가 전체 간부와 로동자들의 80%에 이름. 대다수가 중급수준 이상의 전문기술자라고 할 수 있음.

- 성원들의 평균 연령은 28세, 간부들의 평균연령 35세 이하. 그만큼 지속적으로 변화하려는 혁신의 결의가 넘치고 있음. 또 1∼2년 밖에 안된 신입직원들이라도 능력을 인정받으면 바로 간부가 될 수 있게 함. 월급도 능력과 성과에 따라 지금. 평직원이 더 많은 성과를 내면 간부보다 더 많이 받을 수 있게 함.



사회 : 끝으로 련상의 미래를 좀 전망해주시죠.



윤 : 련상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할 수 있음. 선진국가에서는 이미 개인용 콤퓨타가 사양산업. 그러나 중국의 경우, 13억 인구 중 개인용 콤퓨타를 갖고 있는 사람은 아직 1% 정도에 불과. 중국은 이미 지난 2002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제1의 개인용 콤퓨타 판매시장으로 떠오름. 한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08년 중국의 개인용 콤퓨타시장이 2003년의 두배가 넘는 9,000만대 규모로 성장, 전 세계 시장의 37%를 차지. 그와 같은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임.



사회 : 지금까지 중국 최대의 콤퓨타 생산 및 정보기술 기업소 련상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개혁개방 이후 우수한 젊은 인재들이 모여 최첨단 과학기술을 발전시키고 그것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콤퓨타 기업을 만들어 온 과정을 알아보았습니다.

련상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첫째는 중국인의 요구와 중국의 실정에 맞는 콤퓨타를 창조적으로 만들어낸 데 있었으며, 둘째는 능력있는 사람을 우대하는 능력위주의 기업소 경영을 통해 사람들이 더욱 열심히 창조적으로 일하게 한 데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다음 주에도 역시 개혁개방 이후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소를 소개하는 시간 갖겠습니다. 조선인민이 살 길은 개혁개방 뿐이다. 오늘 시간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윤성호 방송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윤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