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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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고백, 열 번째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10-18 16:53


우리의 계획은 혹여나 일이 잘 못 될 상황까지 예상하여 치밀하게 짜여진 것이었다.



그렇게 잘 짜여진 공작 계획표대로 실행이 되었더라면 나는 지금쯤 평양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인생은 예상하지 않았던 일이 터지는 법이었다. KAL 858기에 폭파기재를 올려놓고 아부다비에서 내리는 데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되었고 김승일과 나는 약간의 자신감도 가졌었다.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순간이 결정적으로 문제가 된 장소였으니 인간의 일이란 참으로 묘한 데가 있었다. 계획표대로 우리가 아부다비에서 로마로 떠났다면 공작임무 수행은 완전무결하게 끝났으리라. 아부다비에서 공항 직원이 다음 노선 항공권을 직접 체크해 주는 바람에 일이 꼬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김승일과 나의 출발 준비는 초대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월요일인 10월 19일 오후 4시쯤 최 과장과 최 지도원이 일제 파나소닉 라지오 한 대를 가지고 왔다. 그들은 시한폭탄을 조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 이때부터 김승일과 나는 폭약이 장약되지 않은 같은 형의 라지오를 가지고 작동하는 방법을 반복 연습하여 숙달시켰다. 이러한 공작계획을 토론하는 과정에서 최 과장과 김승일이 자주 심한 언쟁을 하며 다투었다. 무슨 내용 때문에 다투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서로 의견이 충돌된 것 같았다. 김승일은 어떤 때는 매우 흥분하여,



“아무것도 모르면서 잘난척 하기는...........” 하고 투덜대기도 했다.



나는 주로 1층에서 일본어 학습을 했기 때문에 2층에서 언쟁하는 두 사람의 언쟁 내용을 자세히 들을 수는 없었으나 간간이 들리는 말로 짐작하기는 이번 노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김승일의 주장이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번 노정은 이란과 이라크간의 전쟁 지역 이어서 폭발물을 가지고 가는 데에 많은 위험이 따른다는 것이었다.



“만약 문제가 발생하면 옥화 동무나 나만 곤란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공화국 전체가 곤란한 입장이 될 수도 있는 것이오. 당신이 다 책임지겠소?”



김승일은 신경질적으로 따졌다. 그럴 때마다 항상 최 과장의 말은 똑같았다.



“이번 임무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마시오. 우리 역시 명령에 따를 뿐이오.”



그 말에 김승일은 늘 기가 꺾였다. 김승일은 그 약한 몸으로 보기에도 딱할 정도로 골머리를 썪혔다. 나는 이번 임무가 너무나 중대하므로 그만큼 큰 위험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김 선생의 신경이 날카로워진 것 같았다. 노련한 김 선생이 저렇게 신경이 곤두설 정도로 어려운 임무라면 나 같은 피라미가 해낼 수 있을지가 은근히 걱정이었다.



특히 라디오 모양의 시한폭탄 조작방법을 연습할 때는 기분이 이상스러웠다. 더구나 우리가 평양을 떠나기 일주일 전 최 지도원이 최악의 경우에 비밀 보장을 위해 사용하라며 독약 엠플이 든 담배를 내놓을 때는 정말 마음이 좋지 않았다. 최 지도원은 약간 머뭇거리던 끝에 말을 꺼냈다.



“우리는 이번에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친애하는 지도자 김정일 동지의 신임과 배려로 아주 중요한 전투과업을 수행하게 되었소. 이렇게 중요한 전투과업 수행 중 우리의 정체가 탄로나게 될 경우에는 죽음으로써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의 권위와 위신을 보장해야만 할 것이오.”



최 지도원은 미국제 말보로 담배 두 갑을 꺼내 놓았다.



그건 독약 엠플이 든 위장된 려과 담배였다.



나레이션 : 대남공작원 김현희의 고백, 랑독에 박수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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