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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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어머니, 어디에 계십니까,

북한 동포들의 이야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4-03-18 17:39


남: 자, 이번에는 북한 동포들의 사연을 보내드리는 시간입니다.

여: 네, 오늘은 함경북도 무산에서 보내온 김경훈동무의 편지가 첫 사연이 되겠는데요, 10여  년전 헤어진 가족을 아직도 만나지 못하고 있는 경훈씨는 애타게 가족을 찾고 있습니다. 그럼 사연 읽어드립니다.

음악: UP/DOWN
 
나는 1994년 함경북도 길주에서 태어났다. 우리 집은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나보다 3살이 우인 형, 이렇게 네 식구가 살았다. 어릴 때 어머니, 아버지가 매일 밭에 나가 일하시던 모습이 생생하게 기억된다. 유치원에 다닐 때 유치원에선 맨날 멀건 죽만 먹었다. 또 집에서도 풀을 말려서 죽에다 넣고 끓인 푸대죽을 항상 먹었다. 그 전해에는 홍수까지 지는 바람에 밭이 다 밀려가서 보리고개도 오기 전에 벌써 식량은 다 떨어졌고 국가에서는 배급을 거의 주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와 아버지는 밤늦게까지 마주앉아 심각하게 토론하는 것 같았다. 그 이튿날 어머니와 아버지는 짐을 싸기 시작했다. 어디로 가냐고 물었더니 어머니는 어머니의 고향 무산으로 간다고 했다. 철없는 나와 형은 오랜만에 떠나는 려행이라 무척이나 기뻐했다. 그러나 어머니와 아버지의 얼굴빛은 자못 의미심장한 기색이였다. 나는 어머니한테 우리 갔다가 다시 여기 오지 않느냐고 묻자 어머니는 모르겠다고 했다.
 
저녁이 되어 우리는 각자 짐을 들고 메고 주위를 조심스레 살피면서 집을 나왔다. 어머니는 내가 빨리 걷지 못하니까 나를 아예 업고 걸었다. 우리는 시가지에서 벗어나 좁을 길로 걷다가 나중에는 산에 올랐다. 밤에는 빨리 걸었고 낮에는 좀 쉬면서 천천히 걸었다. 왜 그랬는지 그때는 몰랐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서였던 것 같다. 컴컴한 밤에는 불도 없어서 산을 타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아버지는 앞장서 걷다가 발을 헛디디는 바람에 내리막으로 굴러 떨어져서 허리와 다리를 다쳤다. 하지만 언제 거기서 지체할 새도 없었고, 그렇게 며칠을 꼬박 걸어서 드디어 무산에 도착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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