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일남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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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부 김정남과의 첫 만남

리일남 수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07 01:23




나는 이모와 김정일의 관계를 모르고 있었다. 나이가 어려서 가르쳐주지도 않은데다, 알 만한 나이 때는 만경대혁명학원에서 기숙사 생활을 했기 때문에 알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당시나 지금이나 최고 권력자 가족의 신상에 대한 것은 극비로 취급하는 풍토 때문에 어머니도 말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김정일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1976년이다. 뒤에 자세히 설명하겠지만 그해 2월에 만경대혁명학원을 중퇴하고 치료차 모스끄바로 가는 이모를 따라 모스끄바 류학을 준비하던 때였다. 집에 온 지 사흘 째 되던 날 어머님이 말씀하셨다.



성혜랑 : 일남아! 병원에 입원하라.



일남 : 왜요, 엄마?



성혜랑 : 류학가서 몸이 아프면 큰일이다. 건강진단도 받고, 몸에 병이 있으면 다 치료받고 떠나야지. 너 편도선도 자주 부어 고생이지 않니? 이 기회에 편도선도 수술하자.



일남 : 아휴, 일 없어요. 특별히 아픈 데도 없는데 병원은 무슨.



성혜랑 : 어른 말 들어서 나쁠 것 하나 없다. 다 이야기 해 놓았으니까 오늘 당장 입원하라.



그날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경호부대인 호위사령부 소속 이수헌 대좌가 집에 와서 나를 호위사령부 병원으로 데려갔다. 병원장 고태근 대좌가 하얀 위생복을 입고 마중 나와 있었다.

호위사령부 병원에는 일반사병이 치료받는 데와 군관과 장령이 치료받는 데가 각각 따로 있다. 장령들을 담당하는 부서 이름이 ‘진료과’인데, 말이 진료과지 사실은 ‘특별과’다. 나는 이 진료과에 입원했다. 진료과는 병동도 따로 있고 입원실도 거실과 침실이 구분돼 있다. 이모도 진료과 병동에 입원했는데, 화장실은 당시 평양에서는 보기 힘든 수세식 변기였다. 욕조도 있었다.



해설 : 당시 성혜림은 신경쇠약, 불안증, 우울증 등을 앓고 있었다. 처음에는 봉화진료소에 입원을 해서 치료를 받다가 74년에 상태가 안 좋아지면서 모스끄바로 치료를 다녔다. 성혜림은 ‘언제 정남이를 빼앗갈지 모른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병이 들었고, 74년에는 김일성의 지시로 김정일이 타자수 출신인 김영숙과 결혼하자 병이 더욱 심해졌다.



병원에서 나오는 식사가 굉장히 좋아 내가 특별대우를 받는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장군병동이라 그러려니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에게는 ‘호위제품’이 공급된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호위제품은 호위사령부 2국에서 담당을 하는데, 2국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가 먹고 입고 쓰는 생필품 일체를 공급하는 곳이다. 여기서 공급되는 것은 신덕샘물에서부터 쌀 등 생필품 일체가 최고품이었다. 같이 입원해 있던 다른 장성들은 내 덕분에 호강했다.



일남 : 중장 동지, 음식 왔는데 같이 드시지요.



중장 : 일남동지 때문에 우리까지 잘 먹고..... 이거 매번 고맙습니다.



장성에 대한 대우는 일반 인민에 비하면 어마어마한 차이가 나는 것이었지만 장성들에 대한 지급품과 호위제품은 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건강검진을 받고 편도선 절제 수술도 받았다. 수술은 김일성의 이비인후과 주치의인 이정욱 박사가 일부러 와서 직접 집도했다. 이정욱 박사는 김일성의 주치의이자 봉화진료소 이비인후과 과장, 이비인후과 연구소 소장을 겸하고 있는 북조선 의학계의 최고 거물이다. 코도 이 박사가 수술해줬다. 만경대혁명학원 다닐 때 책상에 엎드려 자는 일이 많았는데, 그래서 코가 안 좋아진 것 같았다.



나는 모스끄바로 떠나기 전까지 입원해 있으면서 내가 ‘지도자’ 김정일과 관련돼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평양에서는 진료기록부를 ‘까르따’라는 로씨야말로 쓰는데, 어느 날 우연히 본 까르따에서 내 소속이 ‘2호위부’로 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리일남 : 엄마, 엄마, 어제 우연히 내 까르따를 봤는데 글쎄 소속이 2 호위부로 되어 있던데?



성혜랑 : 예이, 네가 잘못 봤겠지.



리일남 : 두 눈으로 똑똑히 봤어. 그리구 내가 장령들보다 높은 대우를 받는 리유는 뭐야. 병실에서 장령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2호위부는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를 경호하는 부서라던데, 우리랑 무슨 관계있는 거 아니야.



성혜랑 : 휴, 그래 너도 이제 알 때가 되였지. 사실은 이모가 친애하는 지도자 동지와 함께 산지가 몇 년 됐단다. 이건 할머니랑 엄마만 알고 있고 할아버지도 모르는 일이야.



당시 내 나이 열여섯 살, 이제는 알 때가 됐다고 판단하셨는지 어머니는 집안의 비밀을 얘기해주셨다. 나는 이모가 김정일과 결혼했고, 정남이라는 사촌동생이 있음도 알게 됐다.



리일남 : 그래서 내가 그런 특혜를 받았댔구나....



성혜랑 : 일남아, 이모랑 지도자 동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누구한테도 말하면 안 돼. 할아버지한테도 말해선 안 돼는 일급비밀이야. 알겠어.



리일남 : 걱정 마 엄마, 절대 말 안할게.



나는 호위사령부 병원에 있으면서 처음으로 김정일의 관저를 방문했다. 그곳에서 정남이를 만났다. 당시 정남이는 6살, 한창 귀여울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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