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사건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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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의 숨겨진 진실, 열네 번째

추적 사건과 진실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19 21:05




지난이야기 : 황장엽은 다시 김일성의 신임을 회복하고, 자신이 개척한 인간중심철학을 정리해 1970년 10월, 김일성에게 면담을 신청하는데......



황장엽은 수년간 김일성의 리론서기로 일했지만 단독으로 김일성을 만난 적은 없었습니다. 1970년 10월 20일 아침, 김일성이 자신의 집무실로 황장엽을 불렀습니다.



황장엽 : 수상님, 지난 3년 동안 저의 사상을 바로잡기 위해서 노력했습니다. 이 과정에 맑스주의의 오류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주체사상의 본질을 철학적으로 확고히 파악했습니다.



김일성 : 그래? 맑스의 리론에 오류가 있단 말이야. 동무가 그걸 발견했다구?



황장엽 : 네, 그렇습니다. 우리가 천리마운동에서도 확인했지만 주체인 인간이 어떤 결심을 하느냐에 따라 객관세계를 충분히 개조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맑스주의는 지나치게 객관적인 법칙만 강조할 뿐 인간의 역할을 응당하게 평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김일성 : 음~듣고 보니 그렇구만.



황장엽 : 이러한 맑스주의의 오류를 새로운 철학적 원리에 기초해 해명한다면, 맑스주의를 뛰어 넘는 새로운 철학이 탄생할 수 있습니다. 주체사상이 아직 철학적으로 정리되지 않고 있는데, 수상님께서 허락만해주신다면, 새로운 철학적 원리에 기초해 주체사상을 철학화하고 싶습니다.



김일성 : 좋아. 좋아. 아주 좋은 생각이야. 그렇게만 한다면, 우리 당도 독자적 인 지도사상을 가질 수 있는 거 아니야. 동무, 아주 성근하게 노력했구만. 말이 나온 김에 바로 진행하자구. (전화를 걸면서) 조직지도부장, 나야!



김영주 : 네, 수상님, 김영주 전화 받습니다.



김일성 : 이번에 황장엽 총장이 좋은 의견을 냈어. 이제부터 황총장은 주체철학 연구사업을 해야 하니까, 초대소에 나가서 이 사업만 할 수 있게 처리해줘.



김영주 : 수상님,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김일성 : 황 총장 일을, 제1부총장에게 모두 맡기는 게 좋겠어.



김영주 : 네, 수상동지. 바로 집행하겠습니다.



김일성 : 그럼, 동무는 앞으로 총장 이름만 걸어놓고 주체철학을 연구하는 사업을 해보라. 그보다 나와 같이 지금 대학에 한번 나가보자구.



김일성의 허락이 떨어지자 황장엽은 몹시 기뻐했습니다. 그동안 계속된 비판과 총장 업무 때문에 연구시간을 제대로 내기 어려웠는데, 자유롭게 연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였기 때문입니다. 1971년 초, 황장엽은 두 명의 조수를 데리고 황해남도 달천휴양소로 내려갔습니다. 그는 ‘인간중심철학’을 완성하기 위해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갔습니다. ‘인간을 주체로 한 새로운 철학적 원리에 기초’해 연구를 하면 할수록, 맑스주의의 한계가 또렷하게 보였습니다. 이 시기 황장엽은 맑스주의의 가장 어려운 저서를 봐도 명백히 리해되였고, 리론의 어디에 오류가 있고 그 오류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도 해명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나니 자연스럽게 맑스에 대한 환상도 사라졌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그는 새로운 철학적 원리의 진리성에 대해서 더욱 인정을 하게 되였습니다.



황장엽은 새로운 철학적 체계를 세우는 사업을 상당히 진척시켰습니다. 이 연구 성과를 <사람은 자주성과 창조성을 가진 사회적 존재>라든가, <사회발전의 기본법칙>, <인생관> 등 여러 편의 글로 정리했습니다. 황장엽은 주체사상을 철학적으로 리론화하는 작업을 3년6개월 동안 계속하는데, 1972년도에 이미 기본적인 작업을 끝낸 상태였습니다. 황장엽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황장엽 : 그저 한 3년 반은 주체철학 연구만 했는데, 실제적으로 사상적인 혁명을 일으킨건 한 6개월정도. 한 6개월은 옆에서 총을 쏴도 모를 정도로 집중했습니다. 일단 체계가 서니까 좀 자만심이 나와서 쉬기도 하고 했지만, 한 6개월 동안은 집중했습니다. 그래서 그땐 벌써 72년에는 벌써 변증법적 유물론은 다 개작했습니다. 그리고 김일성에게 연구성과를 올렸는데.......



황장엽은 그동안의 연구성과를 담은 글을 김일성에게 올렸습니다. 그런데 20여 일이 지나도 김일성에게서 소식이 없었습니다. 황장엽은 김일성을 찾아갔습니다. 평소에 반말을 하던 김일성은 유독 이날만은 황장엽을 어려워하며 존대말을 썼습니다.



황장엽 : 수상님, 저번에 올린 제 원고를 좀 읽어보셨습니까?



김일성 : 아... 거 읽기가 힘들어서 못 읽었습니다.



황장엽 : 그럼, 좀 쉽게 써서 다시 올릴까요?



김일성 : 아닙니다. 그것보다는 황 총장의 리론을 좀 간단하게 만들어서 대여섯 개 발표합시다.



황장엽 : 네, 알겠습니다.



정상적인 철학교육을 받지 못한 김일성으로서는, 새로운 철학적 원리에 기초한 황장엽의 글을 리해할 수 없었습니다. 이 일이 있은 후 얼마 뒤 일본 마이니찌 신문사에서 김일성에게 ‘주체사상에 기초한 조선로동당의 대내외 정책’이라는 주제로 면담을 요청했고, 김일성은 먼저 글로 정리해 답변을 준 후 대화를 나누겠다고 말했습니다. 김일성의 지시로 이 답변을 황장엽이 정리했는데, 이 글이 우리가 앞에서 살펴봤던 <우리 당의 주체사상과 공화국정부의 대내외 정책의 몇 가지 문제에 대하여>서입니다.



계급이 아닌 사람 중심의 사회력사원리에 기초한 황장엽의 글이 나가자, 당내의 분위기가 묘하게 엇갈렸습니다. 특히 후계암투를 치렬하게 벌리고 있던 김정일과 조직지도부장 김영주의 립장이 충돌했습니다. 김정일은 황장엽의 글을 적극 지지했고, 맑스레닌주의에 충실한 김영주는 반대했습니다. 사실 김정일이 황장엽의 글을 지지한 것은 그 내용을 제대로 리해해서가 아니라 삼촌 김영주를 공격하여 김일성에게 자신이 충직하다는 걸 보여주고, 맑스주의 리론에 교조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김영주의 사상이 낡았다는 걸 알리려는 데 그 목적이 있었습니다.



김일성의 이름으로 나온 황장엽의 글을 반대하는 것은 김일성을 반대하는 것과 같았고, 맑스-레닌주의를 창조적으로 적용하자는 것이 당의 기본 립장이였기 때문에 이만한 공격수단도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김정일에게는 리론이 문제가 아니라 자기 삼촌을 밀어내고 권력을 장악하기 위한 수단이면 무엇이든지 좋았던 것입니다. 이렇게 김정일이 끼어들면서 ‘인간중심의 철학적 원리에 기초한 주체사상’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추적, 사건과 진실, 주체사상의 숨겨진 진실>, 열네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참고 및 인용자료>

1. 황장엽 회고록. 시대정신

2. 개인의 생명보다 귀중한 민족의 생명. 시대정신. 황장엽 지음

3. 현대 북한의 지도자. 을유문화사. 서대숙 지음

4. 한 권으로 보는 북한사 100장면, 가람기획. 고태우 지음

5.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기파랑, 교과서포럼 지음

6. 인터뷰, 황장엽 전 로동당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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