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사건과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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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사상의 숨겨진 진실, 열세 번째

추적 사건과 진실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19 21:05




지난이야기 : 황장엽은 목숨을 건 연구 끝에, 맑스의 계급투쟁과 프로레타리아 독재 리론이 결국 계급리기주의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때부터 황장엽은 맑스의 리론과 결별하고 계급이 아닌 인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철학을 개척하기 시작하는데.....



계급투쟁과 프로레타리아 독재 문제를 해명하려고 했던 황장엽은 예상치 못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였습니다. 당초 황장엽은 과도기가 끝날 때까지는 계급투쟁과 프로레타리아 독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비판을 받게 된 원인이였던 ‘김일성종합대학 창립 20돐 기념론문, 사회발전의 동력’에서도, ‘우리나라는 조국이 통일될 때에야 과도기가 끝나며 그때까지는 북남간의 계급투쟁이 계속되기 때문에 프로레타리아독재 정권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이 주장이 ‘계급투쟁과 프로레타리아 독재’를 약화시킨다며 반당수정주의자로 몰렸던 것인데, 아예 두 리론을 부정해 버린 것입니다.



맑스주의가 절대적 권위를 누리고 있었던 상황에서 황장엽의 생각은 위험천만한 것이였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진리를 발견한 철학자의 마음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황장엽이 인간중심철학을 개척한 직후 지은 시를 보면 당시 그가 어떤 심정이였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사람! 그대는 만능의 힘을 지닌 우주의 주인 / 오직 그대만이 머나먼 고난의 행군 이겨내고 자기 운명을 자기 손에 틀어쥐었고 / 오직 그대만이 쓸쓸하던 이 세계에 기쁨과 희망을 주고 / 값없던 세계에 영원한 생명을 주었거늘 / 그대는 나의 뿌리, 나의 희망, 나의 사랑 / 오직 그대에 대한 사랑 있기에 삶의 보람 있고 / 오직 그대의 미래 믿기에 암흑의 땅에서도 힘이 솟는다.”



황장엽은 맑스의 계급주의 력사관에서 벗어나 인간중심의 력사관을 새롭게 정립하고, 이것을 철학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리론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는 회의에 참가해서도 이 문제를 생각하고 또 생각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황장엽은 인간과 동물간의 본질적 차이가 무엇이며, 인간의 고유한 속성이 무엇인가 하는 문제를 해명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개인의 생명은 끝이 있지만 인류의 생명은 무한하다는 데 착안하여, 개인의 생명과 사회적 집단의 생명의 상호관계에 관한 견해를 정립했습니다. 이같은 연구성과에 기초해서 종래의 유물론과 변증법을 전면적으로 다시 뜯어 고쳤습니다. 1960년대 말부터 시작된 이 작업은 1970년 10월경에야 그 줄거리가 완성됐습니다. 이렇게 해서 새로운 철학적 원리에 기초한 ‘인간중심철학’이 탄생하게 되였습니다. 황장엽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황장엽 : 그런데 60년대 말쯤에 인간중심 철학을 개척하고서 70년부터 이걸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으로 나온게 72년에 ‘주체사상과 우리 당의 대내외정책’이라고 하는 게 나왔습니다. 마이니찌 신문 질문에 대한 답변의 형식으로 나왔습니다. 거기서 처음으로 주체사상에 대한 정의를 내렸습니다. ‘혁명과 건설의 주인은 인민대중이고 혁명과 건설을 추동하는 힘도 인민대중에게 있다는 사상이다. 다시 말해서 자기 운명의 주인은 자기 자신이고 자기 운명을 개척하는 힘도 자기 자신에게 있다는 사상이다.’ 이렇게 정리했습니다. (이것이) 처음으로 주체사상에 대한 정의를 준 것입니다.



하지만 계급투쟁과 프로레타리아 독재리론 뿐만 아니라 맑스주의 자체를 부정한 철학을 세상에 내놓을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서 황장엽은 김일성의 이름을 빌려서 ‘주체사상’으로 포장하여 자신의 ‘인간중심철학’의 일부를 공개했던 것입니다. 그것이 1972년 9월에 나온 『우리 당의 주체사상과 공화국 대내외정책의 몇 가지 문제에 대하여』서입니다.



한편 황장엽이 인간중심철학을 발견하던 그 무렵 5.25교시 총화도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1968년 어느날 아침 황장엽이 아빠트 앞마당을 쓸고 있는데, 같은 아빠트에 살고 있는 중앙당 조직부 부부장이 이런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부부장 : 지금 당에서는 서기실에 있던 사람들이 다 쫓겨난 것이 수령님의 권위에 해가 된다고 하여 황 총장의 과오도 다시 고려해야 한다는 말이 돌고 있소. 그러니 좀 더 기다려 보면 좋은 일이 있을 것 같소.



그로부터 며칠 뒤 밤늦게 김일성한테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김일성 : 황 총장, 오랜만이야.



황장엽 : 수상동지, 그동안 건강하셨습니까?



김일성 : 그래. 그런 인사는 나중에 하구...... 나는 동무가 오래동안 내 가까이서 일을 해왔기 때문에 혁명적 세계관이 서 있는 줄 알았어. 그래서 독립적으로 일을 해보라고 총장의 중책을 맡겼는데, 아직 혁명적 세계관이 잘 서 있지 않는 것 같아. 뭣 때문에 그런 쓸데없는 론문을 써서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켰냐 말이야?



황장엽 : 죄송합니다.



김일성 : 알았으면 됐어. 앞으로 서기실에 있던 동무들을 다시 등용해 쓸 생각이야. 조만간 련락을 할 테니 기다리고 있어.



이후 김일성은 연설이 있을 때마다 황장엽을 특별히 불러 참석시켰고, 밤늦게라도 전화를 걸어 자신의 연설에 대한 의견을 묻곤 했습니다. 황장엽은 다시 과거처럼 리론적으로 김일성을 충실하게 방조했습니다. 신임을 점차 회복해나가자 황장엽은 자신이 연구한 철학을 세상에 내놓을 방법을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1970년 10월, ‘사상개조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얻은 성과와 교훈에 대해 보고하고 싶다’는 리유를 달아 김일성에게 면담을 신청했습니다.



<추적, 사건과 진실, 주체사상의 숨겨진 진실>, 열 세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참고 및 인용자료>

1. 황장엽 회고록. 시대정신

2. 개인의 생명보다 귀중한 민족의 생명. 시대정신. 황장엽 지음

3. 현대 북한의 지도자. 을유문화사. 서대숙 지음

4. 한 권으로 보는 북한사 100장면, 가람기획. 고태우 지음

5.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 기파랑, 교과서포럼 지음

6. 인터뷰, 황장엽 전 로동당 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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