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일남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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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부 김정일 왕족의 병원, 봉화진료소

리일남 수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07 01:23




우리 가족의 건강에 이상이 있거나 아프면 봉화진료소에 가서 치료를 받았다. 약도 봉화진료소에서 조제해준다. 봉화진료소 안에는 정남이나 우리 가족들을 위한 입원실이 따로 있다. 우리가 안 가면 1년 내내 비워둔다. 관저의 수행원이나 관리원들은 간부 병원인 남산병원이나 호위사령부 병원에서 치료받는다.



해설 : 봉화진료소에서는 김정남이 태어나자, 소아과에 별도의 문을 내고 김정남만 리용할 수 있는 소아과 병동을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김정일은 정남의 존재가 드러날까봐 병원에 가는 걸 잘 승인해주지 않았다.



조선의 병원 체계를 먼저 얘기해야 할 것 같다. 짐작하겠지만, 봉화진료소가 최고의 의료기관이다. 남조선식으로 말하면 장관급 이상이 치료대상이다. 내각 부장, 중앙당 부장 이상이 대상이다. 여기에 김정일의 측근 부부장들이 포함된다. 중앙당에서도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련락부, 국제부의 측근 부부장들과 그들의 직계가족이 봉화진료소 치료대상이다.



남조선의 차관급에 해당하는 사람들 즉 정무원과 중앙당의 부부장과 간부급 예술인은 남산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일반 인민들은 해당 구역에 있는 구역 병원에서 치료받는다.



그리고 장령들, 즉 군장성 중 인민무력부 군단장 이상은 봉화진료소 치료대상이고, 사단장까지의 장령은 11호 병원 특별과 혹은 인민무력부 산하에 있는 2진료소에서 치료를 받는다. 호위사령부의 장령들은 호위사령부 병원 진료과에서 담당한다.



해설 : 남조선에는 봉화진료소나 남산병원과 같은 특권계급을 위한 병원이 없다. 좋은 병원은 주로 서울에 몰려 있는데 일반 사람들도 자유롭게 리용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평등을 주장하는 사회주의가 계급적 특권이 훨씬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1980년 여름, 양쪽 어금니를 금으로 때울 때의 이야기다. 봉화진료소에 가니 금이 떨어져서 이를 때울 수 없다고 했다. 봉화진료소에도 금이 떨어지는 때가 있구나 생각했다.



남산병원에는 아예 준비된 금이 없다. 치료를 받으러 가는 사람이 금을 준비해 가야 된다. 봉화진료소에서도 당 간부가 금을 사용해서 치료하려면 김정일의 비준을 받아야 된다. 나는 이런 내막을 모르고 금을 구해서 다시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관저로 돌아와서 정남이를 찾았다.



일남 : 정남아! 금이 좀 필요하다.



정남 : 금? 금은 갑자기 왜?



일남 : 어금니를 때우려고 봉화진료소에 갔는데 금이 없어서 치료를 못한대.



정남 : 그래? 걱정마라 일남아. 당장 금고에서 한 덩이 꺼내줄게.



정남 : 일남아, 이리 좀 오라. 이거 무거워서 꺼내기가 힘든데, 네가 와서 좀 꺼내가라.



나는 정남이 금고에 있던 10㎏짜리 금괴를 가지고 갔다. 금괴의 끝을 조금 떼어내서 이빨을 치료했다. 그런데 정남의 부관인 규채가 외할머니한테 일러서 욕을 먹었다. 어른에게 얘기하지 않고 그런 짓을 했다고 혼난 것이다.



이 이야기를 하는 리유는 봉화진료소에서 치료를 위한 것이라 할지라도 금을 사용하려면 김정일의 비준이 필요하다는 사실때문이다. 달러 등 외화나 금에 대해서는 처리가 엄격했다. 사전에 비준을 받아야 사용이 가능하고, 그 절차도 굉장히 까다로웠다.



남조선에 온 뒤 사회주의 국가인 조선의 경우 비록 물자는 부족할지 모르지만, 치료는 평등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믿는 남조선 대학생들을 자주 만났다. 특히 내가 대학교에 다니던 80년대 중반이 그랬다. 당시는 내 신분을 밝힐 수 없어 아무 말도 못했는데, 내 말이 그 학생들에 대한 대답이 됐는지 모르겠다. 북조선은 남조선과 다르게 신분에 따라 병원이 다를 뿐만 아니라 시설과 대우가 전혀 다르다.



남조선에서 접한 조선 의료체계에 대한 ‘오해’ 중의 하나가 평양산원에 대한 것이다. 아이를 낳을 때가 되면 누구나 최고의 시설을 갖춘 평양산원에 가서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까지 하고 나온다고 오해하고 있다. 참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양산원에 대한 칭송은 조금만 머리를 쓰면 실체가 드러날 텐데, 아무도 그런 머리를 쓰지 않았다. 평양산원의 침대 숫자와 평양에서 출산이 예상된 여성의 숫자를 비교해보면 누구나 간다는 것부터가 이상해진다. 특권계급의 녀성들이 리용하며 일반 녀성의 경우 네 쌍둥이를 낳거나 하는 특이한 경우가 아니면 꿈도 꿀 수 없다.



그건 또 그렇다고 쳐도, 남조선 사람들은 평양을 서울과 비슷한 시설과 체계를 갖춘 도시로 착각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남조선 서울에 와서 좋다고 느낀 것 중의 하나가 종합병원은 종합병원대로 있고, 거의 동네마다 있는 작은 산부인과, 치과, 내과, 소아과, 외과 병원이었다.



남조선이나 북조선이나 출산 예정일을 며칠 앞두고 미리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녀성도 독립된 로동력인 조선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평양산원에 갈 수 있다고 해도 여유있게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출산이 임박해야 병원에 간다. 문제는 수송수단이다. 평양에 자가용이 많은 것도 아니고, 택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산원에 련락할 전화가 있는 것도 아니고, 산원에 출산부 수송을 위한 자동차가 많은 것도 아니다.



집이 평양산원과 가까우면 손수레라도 타고 가면 된다. 그러나 밤중에, 그것도 집이 먼 경우 입원허가서는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 그래도 평양 시민들은 기를 쓰고 평양산원에서 아이를 낳으려고 한다. 그래도 그곳이 제일 좋은 곳이기 때문이다. 구역 병원은 시민들이 신뢰하지 않는다. 시설도 의약품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평양산원의 예와 비슷한 것으로 남조선에서 로동자 궁전으로 알려진 평양 보통강변의 창광원을 들 수 있다. 몇 백 명의 노동자가 하루 일을 마치고 수령님의 은혜에 감사하면서 목욕하는 모습은 북남대화 때마다 남조선의 텔레비죤에도 나온다.



일부 남조선 사람들에게는 일을 마친 노동자들이 ‘일부러’ 그곳까지 가서 목욕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 것 같다. 남조선에서 온 회담 대표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일부러 연출했다고까지는 말하지 않겠다. 다만 목욕탕은 동네에 있어야 리용하기 편하다는 것만 얘기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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