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경의 살며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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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인생의 길잡이

서미경의 살며 생각하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08-20 18:05


내가 한국에 정착해서 처음으로 딴 자격증이 자동차운전면허증이다. 운전면허증을 따놓으면 생활하는데도 편리하고 취직에도 도움이 된다는 주변의 권고 때문이었다. 그래도 직접 그 필요성을 실감한 것은 운전면허증을 딴 지 5년이 지나서였다. 초기에는 애들이 너무 어려 집에서 살림만 한데다 차운전은 남편이 했다.



그동안 운전면허증은 집안에만 보관하고 있었는데 애들이 어지간히 자라자 직접 운전할 필요성을 느꼈다. 주말이나 방학 때면 애들을 데리고 어린이대공원이나 박물관, 해수욕장 같은데 자주 갔는데 짐도 짐이지만 여기저기 이동하는데 대중교통이 번거로웠다. 그때마다 직장 다니는 남편에게 매달릴 수도 없고, 결국 내가 직접 운전대를 잡기 시작했다.



운전을 처음 하는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이 나 역시 많이 두렵고 난감했다. 사고가 나지 않게 다른 차들의 주행이나 교통신호를 잘 살펴보며 긴장하게 운전하는 것도 조마조마했지만 무엇보다 길을 모르는 것이 문제였다. 북조선과는 달리 한국은 도로가 사방 거미줄처럼 뻗어있어 원래 서울에서 살아온 사람도 길을 다 꿰뚫기가 쉽지 않다. 암튼 직접 운전을 하기 시작했지만 길이 어두우니 한번 갔던 곳도 중간에서 헷갈려 오랫동안 헤매기가 일쑤였다.



그래서 내비게이션이라는 것을 사게 되었다. 자동차의 길 안내를 해주는 작은 화면 같은 것으로 차안에 설치해놓으니 확실히 편리했다. 인터네트기능을 갖춘 자동차용 콤퓨타라고 할까, 목적지 이름이나 주소만 입력하면 길표시를 비롯해 교통정보가 다 나오고 친절하게 음성안내까지 해주었다. 이런 걸 다 어떻게 만들었담! 참 편리한 세상이지, 감탄이 절로 흘러나왔다. 이때부터 나는 어디를 가든 길 걱정은 하지 않았다. 그냥 내비게이션이 안내해주는 대로 가면 되었으니까,



하지만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다고 할까? 그 친절한 내비게이션만 믿다가 골탕을 먹게 될 줄이야, 한번은 중요한 약속이 있어 시간에 맞추어 차를 운전하며 가는데 내비게이션이 가리키는 방향이 왠지 좀 이상하였다. 예전에 한두 번 가봤던 길과는 달랐던 것이다. 그래도 나는 아무렴 내비게이션이 틀릴까? 다른 길도 있는 거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가고 말았다. 그런데, 시간은 가는데 목적지가 쉬이 나타나지 않는 거였다. 결국 길을 많이 에돌아 약속시간을 어기고 말았다.



알고 보니 그 날 내비게이션이 안내해준 길은 옛날에 등록된 것이었다. 물론 옛날이라야 고작 1-2년 전이다. 그만큼 남한에서는 1년이 멀다하게 개발공사가 많고 도로도 계속 새로 건설되고 있어 교통정보가 빈번히 바뀌는 것이다. 그것을 내비게이션에 자주 보완해줘야 한다는 걸 그때야 알았다.



하루가 다르게 변모해가는 남한의 발전모습에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문득 이런 눈부신 발전의 시대를 부지런히 따라가도 모자랄 판에 북조선은 뭐하고 있나? 하는 답답한 생각이 들었다. 옛날 정보가 입력돼있는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 때문에 한참동안 길에서 헤매야 했던 나의 경험이 어쩌면 북조선인민들의 삶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만남이다. 녀자는 남편을, 남자는 아내를 잘 만나야 행복하고, 제자는 스승을 잘 만나야 훌륭히 발전할 수 있다. 누구를 만나 어떻게 인도되는가에 따라 인생의 방향과 내용이 결정되는 것이다. 즉 백성은 어떤 지도자를 만나는가에 따라 풍족하게 살수도, 평생 고생하며 가난하게 살 수 있다.



요즘 북조선이 새 경제관리체계를 실시한다며 경제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남들 다 하는 개혁개방은 거부하고 남들이 안하는 3대세습으로 세상의 웃음거리가 된 북조선정권, 그 젊은 지도자가 과연 북조선인민들을 가난과 배고픔에서 해방시켜 줄 수 있을까? 지금부터라도 북조선이 참된 지도자의 올바른 령도로 제대로 발전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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