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동포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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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청거림을 뒤로 하고

북한 동포들의 이야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4-12-05 16:37


한국에 온지 10년, 내 나이 어느덧 30대 중반이 다 되었다. 지난 10년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한국에 와서 처음 5년은 참 무던히도 흥청거리며 살았다. 백화점에 걸린 아롱다롱 옷가지들에 홀려 반 년 만에 물건사재기 중독에 걸리고, 이 친구 저 친구들과 모임에 휩쓸려 다니며 놀았다. 냇물 졸졸 흘러가듯 정착금을 1년 만에 모두 탕진하고 나니 앞이 막막하였다.

이차저차 아는 사람을 만나 ‘북한예술단’에 들어갔다. 돈을 쉽게 벌 수 있다고 했다. 특별한 기교나 재주가 없어도 선배들이 가르쳐 주는 대로 음률에 맞춰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면 되었다. 연일 한국경제가 불황을 맞이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그럴수록 장사하는 사람들은 손님을 끌기 위해 행사를 벌렸다. 덩달아 우리 예술단의 발바닥에도 불이 났다. 돈이 들어왔고 물건사재기 중독이 다시 시작되었다.

내가 이렇게 살고 있는 동안 하나원을 함께 졸업한 친구들은 벌써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었다. 돈이 최고라는 예술단 언니들, 그리고 대학친구들. 이 두 집단을 오가며 만남을 가질수록 너무도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 대화의 주제도 달랐고 서로가 공감하는 것도 달랐다. 대학생 친구들을 만나면 돈이 아닌 이 나라의 사회, 경제, 문화 전반의 것을 이야기하고 토론하였다.

하나원 시절엔 사소한 일까지 내가 옳다거니 니가 옳다거니 하며 서로 팽팽히 의견을 나누었다. 하지만 난 더 이상 동기생들과 섞일 수가 없었다. 대화에 낄 엄두가 나지 않을 만큼 한국사회에 대한 내 지식과 경험은 부실하기 짝이 없었다. 배움은 절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돈 버는 맛을 알아버린 나는 수입도 없이 책을 끼고 살아야 하는 학생의 길을 가기가 싫었다. 누구하나 간섭하는 사람 없이 자유롭게 사는 것을 포기할 수도 없었다.

<중략>

<사연1 '친구들 앞에 당당히 설 그날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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