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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화 저축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06-24 18:12

 

아침 조회가 끝나갈 무렵, 문자 하나가 땔랭 왓다.

“고객님, 가입하신 복리정기예금 만기일이 2013년 6월 25일입니다.”

벌써 일년이 됐나? 일년 전 다윤언니의 도움으로 돈을 저축해둔 은행에서 문자가 온 것이다.

어제 밤 꿈에 누군가 집에 와서 불을 지르고 내빼더니, 돈이 생기려고 그랬나보다, 대체 이자가 얼마나 붙었을까?

급한 마음에 바로 컴퓨터 인터넷뱅킹으로 은행에 들어가봤다. 그런데, 와~ 이게 뭐야?! 이자가 10만원이나 붙었다,

앗싸! 돈 벌었다. 히야~ 이거 참 재미가 쏠쏠한데?!~

이번엔 있는 돈 다 넣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뭐 5000만원까지 국가가 보상해준다고 하니, 두려울게 없을 것 같다. 회사에 들어간 첫 해부터 했으면, 참, 좋았을 걸, 아쉽고 후회 된다.

하긴 첨부터 누굴 그렇게 푹푹 믿고 돈을 내놓는단 말인가? 나한텐 그게 정상이었다. 국가가 아니라 어떤 할애비래도, 내 돈 만큼은 누구도 믿고 맡길 수 없었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가은행도 아닌 제2금융권이라나? 그런데다 돈 넣었다가 어떤 나쁜 놈이 돈 갖고 튀면 어디가서 해볼건데? 그래서 암만 천금이 쏟아진대도, 저축같은 그런 모험은 하고 싶지 않았다.

근데 작년에 하두 다윤언니가 자기도 하니까 안심해도 된다길래, 조심스레 조금만 넣어봤더니 웬걸, 공짜 돈 10만원이 일년 새에 거저 생겼다. 진짜 꿈꾸는 것 같다.

인젠 그런대로 어떤 걸 믿어야 하고 무얼 믿지 말아야 하는지가 조금씩 눈에 보이는 듯 하다. 물론 아직까지도 피해의식 같은 게 남아 있긴 하지만 처음보다는 많이 사라진 느낌이다. 저번에 우연히 만났던 한 고향 언닌 한국에 온 지 6년이 됐다는데, 아직도 돈은 그 어디에도 맡기지 않는다고 했다. 자기 손에서 일단 나가면 그건 이미 내 돈이 아니라면서 말이다.

하긴 제 등도 못 믿고 살던 습관이 그렇게 쉽게 바뀔리는 없지, 이자는커녕 자기 돈도 필요할 때 받아 쓰지도 못했으니 어련하랴, 고향에선 우선 사람들이 은행에 돈을 넣지도 않거니와 설사 넣는다 해도 하마에게 먹히운 고기 신세가 되고 만다.

나도 아직은 조심스럽긴 하지만 일단은 그런 어마어마한 두려움에선 벗어난 것 같다.

이쯤되고 보니, 여러 저축 은행들의 금리를 따져보는 요령도 생긴다. 다음해 일년 되는 날이면 이 돈으로 과연 얼마나 불어날까? 상상만해도 흐믓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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