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경의 살며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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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잔소리

서미경의 살며 생각하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2-10-30 18:30


자정이 다 되어 자려고 누웠는데 느닷없이 딸아이가 텔레비죤을 켰다. 재방송 통로로 못 봤던 드라마를 한편 보고 잔다는 거다.



“내일이 쉬는 날도 아니잖아. 아침 일찍 학교 가야하는데 그만 자야지”



하지만 딸아이는 언제나처럼 막무가내다. 걱정이 되었지만 막 잠이 쏟아지는 지라 그냥 자고 말았다. 아니나 다를까, 아침에 딸아이는 등교시간이 되었는데도 도무지 일어나질 못했다. 한참동안 흔들어 깨워서야 겨우 일어났는데 밥 먹을 시간조차 없어 그냥 가야 했다. 하도 한심하고 못 마땅해서 지청구를 해댔더니 듣고 있는지, 먹고 있는지, 그냥 또 잔소리가 시작됐다는 표정이다. 부랴부랴 준비하던 딸아이는 이내 휭- 하고 나가버렸다. 얼마나 얄밉던지, 그 나이땐 나도 그랬는데, 하면서도 영 속상하기만 했다.



문득 남한의 신세대 가수 아이유가 부르는 "잔소리"란 노래가 생각났다.



늦게 다니지 좀 마, 술은 멀리 좀 해봐

열 살짜리 애처럼 말을 안 듣니

정말 웃음만 나와 누가 누굴 보고 아이라 하는지

정말 웃음만 나와 싫은 얘기 하게 되는 내 맘을 몰라



어쩜 그리도 사람마음 잘 담아냈는지, 꼭 우리 딸아이의 모습이다. 남한에서 이 노래는 나오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물론 그 가수가 노래를 참 잘 부르기도 하지만 재미있는 가사내용 때문에 더 사람들을 사로잡은 것 같다. 듣는 사람마다 내 딸 같고, 내 녀동생 같고, 내 누나 같은 느낌이 들었을 거니까,



장윤정이라는 가수가 멋들어지게 부르는 “어마나"라는 노래도 그렇다. 남자에 대한 녀자의 마음을 장난 궂게 담아낸 이 노래는 나오자마자 남녀로소 할 것 없이 널리 불렸는데 덕분에 그 가수는 금방 유명해졌다. 남한 노래들은 다 이렇게 생활그대로를 진실하게 담아내고 있다. 마치도 흘러가는 생활의 한 단면을 보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고 자주 흥얼거리게 된다.



북한에도 사람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휘파람”노래가 있다. 혁명시인 조기천이 쓴 “휘파람”시를 보천보전자악단에서 가사로 고치고 곡을 붙인 그 노래는 나오자마자 남녀로소 할 것 없이 널리 불리어졌다. 한 처녀를 사모하는 총각의 마음을 휘파람으로 형상한 이 노래 역시 그 나이때 청년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는 그 모습 그대로이다. 김정일까지 참 좋은 노래라고 극찬하면서 가사는 그렇게 생활적으로 써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를 계기로 북한에서는 생활적인 노래들이 많이 나왔다. "처녀시절", "뻐꾸기" 등 생활주제 가요 외에도 무게 있는 사상을 생활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노력들이 많이 시도되었다. 그렇게 나온 가사들이 “내 이름 묻지 마세요.” “아직은 말 못해.”, "기다렸습니다." "도시처녀 시집와요" 등이다. 하지만 “휘파람”보다는 인기가 덜했다.





개인적으로는 “휘파람”노래를 제외하고 그 시기에 나온 노래들보다 “아무도 몰라,” “전차병의 노래”, “자동차운전사의 노래”와 같이 50-60년대 노래들이 더 재미있고 생활적이었던 것 같다. 그 때는 북한에서 유일사상체계가 본격화되기 전이라 아무래도 가사내용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사실 “휘파람”이라는 시도 1947년도에 나온 거라 유일사상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그런 훌륭한 가사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북한이 수령유일사상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한 남한노래나 조기천의 “휘파람”과 같은 생활적인 노래는 만들어지기 힘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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