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생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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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숲

한국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4-02-16 16:34

 


남: 네. 송대관의 네박자 듣고 왔습니다. 이번에는 수련동무의 남조선 생활기 시간입니다. 수련동무 오늘 주제가 푸른 숲이네요.


여: 네, 그렇습니다. 처음 한국에 와서 눈이 뒤집힐정도로 놀라웠던게 산의 나무들이었거든요. 그래서 그 때 심정과 느낌을 적어봤습니다.


남: 저도 한국에 와서 가장 인상적으로 봤던 부분입니다. 그럼 생활기 들어보겠습니다.


(음악 UP/DOWN)


오늘은 “홈스테이” 가는 날이다. “홈스테이”라면 생소한 말 같지만 영어로 ‘홈’은 “집”, ‘스테이’는 ‘머물다’니까 집에 머문다는 말이다. 하나원에서는 탈북자들의 사회정착을 돕기 위해 1박2일간 남조선 가정생활을 체험하는 과목으로 개설되여 있다. 홈스테이! 남조선에서 언어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게 바로 이런 경우를 말하는 건가 부다...


남조선에 도착한지 몇 달이 지났지만 아직 바깥세상 나가보지 못한 탈북자들은 오랜만의 나들이에 모두가 기분이 붕붕 떠있었다.


(왁작거리는 소리)


100여명이 넘는 인원을 태운 대형버스 3대가 출발하여 대구로 향했다.
 
(버스 소리)


서울에서 대구까지 지도에서 대충 보면 평양에서 청진가기만한 거리인데도 5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단다. 기분이 좋은데다 운전사 아저씨가 록음기를 틀어놓았다. 홍시라는 노래인데 얼마나 귀 맛 좋은지 모두들 흥이 났다.


(홍시노래)


흥겨운 노래를 들으며 커튼사이로 창밖을 내다보았다. 언뜻언뜻 지나가는 남조선의 거리와 마을들이 생소했다. 맥주집이며 노래방 등 갖가지 간판들이 많기도 했다. 혼잡한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들어선 버스는 그 육중한 체구에도 쏜살같이 내 달렸다. 어느덧 버스가 인적이 드문 산길에 들어섰다, 언덕바지로 오르던 버스가 천천히 내리막을 견주고 있는데 눈앞에 넓디넓은 푸른 숲이 안겨왔다. ‘우와!’ 순간 감탄의 소리가 절로 터져 나왔다.


웅장하게 푸른 머리를 인 훤칠한 나무들이 산기슭에서부터 산꼭대기까지 쫙 덮여있었다. 땅을 보호하듯 철옹성같이 뒤덮인 푸른 나무들이 그렇게 멋지고 황홀하고 사랑스러울 수 없었다. 황황히 시선을 돌려 이산 저산 둘러보고 저 먼 곳의 희미한 산봉우리까지도 유심히 살펴보았다. 그야말로 푸르른 대 락원이였다. 심지어 버스창밖으로 손을 뻗어도 푸른 잎새들이 금방 손에 잡힐 듯 촘촘히 행렬져 있었다.


이렇듯 거대한 남조선의 푸른 숲을 보면서 내 고향의 산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너무나 벗기우고 벗겨져 애어린 나무 한 점 보기 힘든 조선의 민등산들, 여기저기 뚜져놓은 뙈기밭 때문에 더덕더덕 기운 거지 옷 같은 가엾은 산들,


문득 나무에 대한 조선 노래가 생각난다.


이 땅이 얼마나 넓고 깊은지
나무야 아느냐 정녕 아느냐
말없이 말없이 품어준 땅이 고마워
대지에 내렸네 뿌리를 내렸네


들으면 가슴 뭉쿨해지는 노래다. 심금을 울리는 만큼 그것이 현실과 같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남조선으로 온 그 수가 2만명이나 넘은 탈북자들은 뿌리내릴 곳 없는 조선의 나무들과 꼭 같은 신세가 아닌가, 참으로 씁쓸한 심정 금할 수 없다. 그러나 남조선에 뿌리를 내린 저 행복한 나무들처럼 우리 앞날도 창창할 거란 확신이 들면서 마냥 행복해졌다.


달리는 버스차창에 기대여 버스가 멈추는 순간까지 나는 남조선의 무수히 푸르른 산과 들을 온 몸으로 만끽했다. 남조선 사회 정착이라는 근심과 걱정 속에 날을 보내던 내 마음을 저 푸른 나무들이 한껏 시원하게 열어주었고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가슴 한 가득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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