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조선 생활기

  • 방송정보 | 기획 특집
  • 출연정수련

공식 SNS

제120화 불타는 금요일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08-26 18:17

 

요란한 음악소리에 귀가 다 멍멍하다. 금요일 오늘 어쩌다 사무실에서 여가 즐기러 간다고 해서 따라왔더니, 엄청난 소음 때문에 정신이 반 절반은 나가는 것 같다. 게다가 온통 파란 형광 불빛으로 물든 사람들 얼굴이 퍼런 숯뎅이같이 못생기게 보인다.

한쪽에선 벌써부터 온 사람들의 경기가 한창이었다. 몸이 날렵하게 생긴 아저씨가 자세를 취하더니 나가는 속도로 공을 앞으로 힘껏 굴렸다. 그랬더니 저 앞에 세워져 있던 하얀 핀들이 한꺼번에 와르르 몽땅 넘어졌다. 순간 떠나갈듯 사람들 고함소리가 온 볼링장을 흔들었다.

정임 : 그게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아유~ 육갑 떨기는~

우리도 운동화 하나씩 갈아 신고 경기를 시작했다. 네 명씩 조를 짜서 한 사람씩 차례로 나가 공을 던졌다.

제일 먼저 팀장님이 나가셨다. 공을 가슴 앞으로 놓이게 쥐고 자세를 취하더니 나가는 속도로 공을 힘껏 던지셨다. 그런데 직선으로 굴러가던 공이 한 쪽으로 쐐더니 아쉽게 핀 몇 개만 쓰러졌다.

다음은 내 차례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건가?’ 난 자신만만하게 공을 하나 골라잡고 힘껏 앞으로 내 던졌다.

그런데, 악! 이게 뭐야! 공이 절반도 채 못가서 고랑창으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정작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오랜만에 해보는 터라 시원하게 한방 갈기는 이 하나 없었다.

‘이번엔 한번 잘 해봐야지!’ 단단히 맘먹고 차례를 기다려 다시 한번 도전해보았다. 이번엔 숨을 천천히 고르며 침착하게 하나, 둘, 셋, 발자국까지 세여가며 멋지게 앞으로 돌진했다.

이때다! 하고 공을 쥔 오른 팔을 뒤로 한번 힘껏 가져갔다 앞으로 던지려는 순간! 쿵! 하고 공이 내 손에서 빠져 뒤로 달아나는게 아닌가,

정임 : ‘이런~ 개망신!’

순간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터져나오고 난 너무 창피해 얼굴을 묻고 키득키득 웃어댔다. 빨갛게 상기된 얼굴은 다행히도 파란 형광불빛이 가려주니, 이래서 사람의 얼굴을 파란 숯뎅이 칠해주는 건가, 싶기도 하다.

체육 중에서도 볼링은 제일 쉽다고 생각했는데, 어휴, 만만하게 볼게 아니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은 점점 열이 올랐다. 나름 요령을 알아가며 공을 던지니 첨보다 점수가 쑥쑥 올라갔다. 난 절반밖에 못 넘어뜨리고도 탄성을 질렀다.

오랜만에 소리한번 시원하게 쳐보니 막혔던 수로가 뻥 뚤리는 것 같다. 내일부터 이틀은 휴식이니, 불타는 금요일 밤, 쌓였던 스트레스 볼링공으로 실컷 날리며 즐겨보자!

 

전체 0

국민통일방송 후원하기

U-friends (Unification-Friends) 가 되어 주세요.

정기후원
일시후원
페이팔후원

후원계좌 : 국민은행 762301-04-185408 예금주 (사)통일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