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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식당 알바 하는 날

남조선 생활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1-08-07 01:24




오늘은 집 앞에 있는 불고기 식당으로 알바를 나갔다. 이제부터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은 알바를 하기로 했다. 알바란 독일 말 아르바이트의 줄임말인데 본 직업이 아닌 임시로 하는 부업을 말한다. 주말마다 이틀씩 꼭꼭 쉬는데 집에서 그냥 놀기보단 한 푼이라도 나가 벌어야 겠다는 생각에 알바를 결심한 것이다.



일은 오후 3시부터 밤 10시까지 한다. 나는 손님 접대를 맡았다. 그런데 웃는 얼굴로 손님들을 대해야 한단다.



지금껏 억지로 웃어본 일이 없지만 식당 규률이니 어쩔수 없이 나오지도 않는 웃음을 지어보이며 손님을 맞이해야 했다. 처음 해보는 일이라 서툰 것도 있지만 열심히 뛰여다녔다. 손님이 없으면 주방에 가서 일을 거들기도 했다.



어느 덧 하루 해가 다 저물어 어슬어슬해졌다. 웬 남자와 녀자 손님이 식당에 들어왔다. 들어온 순간부터 그들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이상한 느낌이 들었지만 아랑곳 하지 않고 일에만 열중했다.



한동안 두 사람은 술을 마셨고 식사가 다 끝나자 돌아갔다. 그들이 나가자마자 나는 음식 그릇들을 깨끗이 치웠다. 그런데 얼마 안 있어 그들 두 남녀가 또다시 식당으로 들어오더니 핸드폰을 보지 못했느냐고 나에게 따지는 것이였다. 못봤다고 하자 그 사람은 다짜고짜 내 옷 주머니에 있는 핸드폰을 꺼내들더니 자기 것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그러곤 핸드폰을 이리저리 뒤져 보더니 자기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자기의 핸드폰을 화장실에 가는 척하며 숨겼다고 말하는 것이였다.



버섯목이라고 뒤집어 보일수도 없고 너무도 억울하고 기가 막혀 난 아니라고 완강하게 맞섰다. 그러자 대든다며 나에게 별의 별 욕을 다 퍼부었다. 그리곤 나의 소지품과 몸수색을 하겠다고 한다.



나도 지지 않았다. ‘좋다! 할테면 하라, 하지만 한 가지 조건이 있다, 경찰을 부르겠다. 경찰이 보는 앞에서 당신들 하고푼 대로 다 하라, 만일 그때도 핸드폰이 안 나올 경우 도적으로 몬 것을 열배의 보상을 하라!’ 라고 당돌하게 말했다. 그리곤 그 즉시 담당경찰에게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그러고 있는 사이에 사장님이 뛰쳐나왔는데 참, 기가 막히는 일은 이제부터다. 사장은 영문을 따지지도 않고 다짜고짜 그들에게 잘못했다고 빌라고 한다.



너무나 어이가 없고 기가 막혀 말도 안 나갔다. 그렇게 한참 서로 싱강이를 벌이고 있는데 경찰아저씨가 왔다. 결국 그들은 경찰이 보는 앞에서 내 소지품과 몸을 수색했고 그래봤자 나온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방금전까지도 서슬이 퍼래있던 그들은 서로 합의를 보라는 경찰아저씨의 말에 꼼짝도 못했다. 합의라는 말에 처음엔 어떨했지만 금방 알아채고 나는 그들에게 보상금 10만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그들은 몇마디 투덜대더니 돈을 꺼내놓고는 꽁지가 빳빳해서 돌아갔다.



그제서야 긴장이 풀린 나는 그 자리에 풀썩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그런데 그 판국에서 사장이 한다는 소리, ‘고객은 왕이며 그들에게 모든 것을 복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잘못이 없다고 해도 고객들에게 대들면 안된다며 일하러 나오지 말라고까지 말했다.



그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나는 자리를 박차고 뛰쳐나왔다. 발이 닿는대로 정처없이 걸어갔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이 남조선 사회를 살아가는데 있어 앞으로 겪어야할 일들, 넘어야 할 산들이 만만치 않다는 생각에 주먹으로 눈물을 흠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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