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미경의 살며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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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내 탓이요

서미경의 살며 생각하며
작성자
국민통일방송
작성날짜
2013-02-12 18:19

 


구정 다음날 동네 어른 한분이 집에 놀러오셨다. 평소 어머니와 가깝게 지내는 분이신데 타고난 입담과 젊은 시절 강사였던 덕분에 동네 어른들 속에 인기가 많. 이야기꾼 주변에는 항상 사람들이 모여든다고 좀 있으니 할머니 두 분이 또 찾아셨다. 입담 좋은 그 할머니 시 우리 집에 와 계시지 않나 해서였다. 이렇게 해서 그날 우리 집은 동네 할머니들 수다 방이 되었다.


할머니들이여서 그런가, 목소리가 꽤 높았다. 애들을 데리고 다른 방으로 물러나 있었지만 20평도 안 되는 좁은 집이 대화내용이 다 들렸다. 자식들이 어디에 살고, 며느 성격이 어떻, 누구 할머니 여행 갔다는 등 얘깃거리도 다양했다. 한참 대화가 가더니 한 할머니가 자식에 대한 섭섭함을 털어놓기 시작하는 거였다.



"자식들 다 소용없어 . 어려서 고생고생 다 하며 키웠더니 결혼하고 나니까 제 마누라한테 꼼짝 못하더라고……."


몇 년 전에 할아버지를 먼저 보낸 할머니였다. 그 동안 혼자 사셨는데 한해 두해 늙어갈수록 음이 불안해 자식들과 합쳤으면 한다, 헌데 자식들은 어머니를 모시겠다고는 하면서도 저들 마누라 눈치만 본다. 거기에 들어가서 마음 편히 살겠냐? 차라리 혼자 살다 죽는 게 낫지, 이런 얘기였다.


"나중에 지들도 늙고 병들어 봐야 안다니까, 부모는 불편하고 방해만 되는 사람이여기면서 자기 자식들한테 하는 것 좀 봐. 그 반만이라도 부모에게 신경 써 주면 안 되나.”


"맞아요. 맞아. 자식 애지중지 키워봐야 소용없다니까."


할머니들이 돌아가며 욕을 토해내는데 그 할머니 또 말했다.



"누굴 탓하겠나, 다 내 탓이지, 애들 키우면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내 잘못이야."


늙은 부모를 홀대하는 자식들에게 서운해 하면서자식 로 키우지 못한 자기 탓이라고 자책하는 거였다.


마음이 알찌근해졌다. 아마 그 할머니는 주변에서 자기 아들 훌륭하다고 호평하면 우리 아들 너무 잘 났다고 끝없이 칭찬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식이 기대에 미치자 그 자기 탓으로 돌리는 것이었다. 부모란 바로 그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문득 그렇지 않은 자칭 부모도 있다는 생각도 떠올랐다. 조선은 이른바 하나의 대가정 면서 최고지도자에 대해 아버지, 어머, 지어 어버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여가며 높이 칭송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최고지도자의 모습은 어떤가, 잘 되면 모두 수령님의 사랑대한 령도의 과요, 못되면 인민들과 간부들, 외부세계의 봉쇄 탓이다.


것은 최근 중국의 온가보 총리가 보인 모습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이다. 근평 지도 출범에 따라 조만간 물러나게 되는 온가보 총리는 이 초 베이 지역을 찾아 주들 앞에서 이렇게 반성했다.


"재임 10년 동안 국가발전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은 당과 인민들의 노력덕분이다, 하지만 그동안 정책수행에서 문제점도 많았고 인민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는데, 이는 모두 내 책임이다."


모두 내 책임이다. 참으로 뜻 깊은 말이다. 한 국가를 이끄는 지도자의 모습은 이래야 하지 않겠는가, 이런 중국이기에 과거 문화대혁명의 잘못도 깨끗이 인정하고 개혁개방으로 많은 발전을 이룰 었다. 조선에도 중국처럼 성과는 인민에게, 잘못은 자신에게 돌리는 가지도자, 부모와 같은 지도자가 하루빨리 나와야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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